‘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출판
가스펠투데이는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에 참여하자는 취지 하에 독자들과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출판한 묵상집을 40일 동안 온라인을 통해 발행할 예정입니다.
마태복음서 20:33-34
“주님, 우리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예수께서 측은히 여기셔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셨다.”
행복은 고통을 나누어질 때 커지고, 세상은 땀 흘린 만큼 바뀝니다.
바깥세상이 궁금한 작은 병아리가 있습니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려는 여린 몸부림과 더 큰 공간을 열어주려는 어미닭이 안팎에서 온힘을 다해 힘껏 부리를 맞춥니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은 한 사람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기평’이라는 본명을 가진 박노해 시인의 어릴 적 만난 스승 이야기입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박기평입니다. 터 기基 평화 평平, 평화의 터를 이루는 길입니다.”
“길道은 머리首를 베어 창으로 꿰들고 열어가는 것이다. 일본 놈들이 여기까지 신작로를 열 때 얼마나 많은 사람과 나무와 생명의 목을 베었겠느냐. 너는 평화의 길을어찌 열겠느냐?”
“평화를 해치는 나쁜 사람의 목을 쳐야 하나요?”
“내가 먼저 평화를 이루지 못한 사람은 평화의 세상을 이루어 갈 수 없단다. 길을 잃거든 네 빳빳한 목을 쳐라! 그러면 평화다.”
새로운 역사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우고 채워가는 것입니다. 특정한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힘을 보태야 한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자기 안에 있는 힘을 발견하고 그 내면의 힘을 키우는데 힘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자라난 힘은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누구도 훔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작은 우주를 깨고 더 큰 우주로 나오려는 병아리처럼, 있는 힘을 다해 쪼고 또 쪼아야지요.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더 큰 우주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작은 나’와 씨름하는 이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