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십시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출판
가스펠투데이는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에 참여하자는 취지 하에 독자들과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출판한 묵상집을 40일 동안 온라인을 통해 발행할 예정입니다.
창세기 4:8-9
가인이 아우 아벨에게 말하였다. “우리 들로 나가자.” 그들이 들에 있을 때에, 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쳐죽였다. 주께서 가인에게 물으셨다. “너의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성경에 기록된 첫 살인자, 그것도 제 아우를 죽인 가인의 항변입니다. 영어에 “raising Cain”이라는 말은 직역하면 가인을 끌어올린다는 말로 ‘큰 소동, 분란을 일으킨다.’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신약에서도 탕자의 형은 성실하고 헌신적이지만 바람직한 모습으로 그려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장자에게는 많은 부분 무거운 의무와 책임감이 주어집니다. 장자라서 부과되는 고생이 있는데, 그것을 인정받지 못하니 분노합니다. 그래서 ‘형’들의 불만과 빈정거림이 한편 이해되기에 안쓰럽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대인은 모두 장자입니다. 첫째가 되어야 살아남고, 살아남기 위해 경쟁자를 제압합니다. 누군가 쓰러짐을 보며 나도 그럴지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며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하고 눈감아 버립니다. 어쩌면 종교마저도 그 시스템에 눈감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지 않으면 ‘나’도, ‘우리’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장자가 되려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많이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앞서면 그럴 수 없습니다.
너도나도 장자이어야만 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것을 골라서 예물로 드렸다는 아벨처럼 타자를 향한 친절과 환대, 사랑과 보듬음이 꼭 필요한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