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한계 봉착, 우리에겐 하나님이 필요하다”
“인간의 한계 봉착, 우리에겐 하나님이 필요하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3.23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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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치명률 9.26%, 세계 2위
무신론자였던 한 의사의 고백
“3주간의 경험, 가장 끔찍한 꿈같아
언제 식사했는지 기억조차 안나…
생명 있는 동안 다른 생명 도울 것
그리고 하나님께로 돌아갈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는 이탈리아 의료진. © AFP=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는 이탈리아 의료진. © AFP=뉴스1

"지난 3주간 제가 이곳 병원에서 보고 경험한 광경은 이제껏 제가 꿨던 가장 끔찍한 꿈에서 조차 상상도 못했던 것들입니다. 악몽이 터져 흘러나와 커다란 강이 되더니 그 강물은 점점 더 높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처음엔 몇 명이더니 몇 십 명이 되었고 이젠 몇 백 명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제 의사가 아니라, 콘베이어 벨트위로 밀려 나오는 물건을 솎아 내듯이 누가 살고, 누가 죽고, 누굴 집에 보내야 하는질 결정하고 있습니다. 환자들 모두 일평생 꼬박꼬박 이태리에 세금을 낸 시민들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저와 제 동료들은 무신론자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저희 의사들은 인간의 지식으로 신의 존재를 거부하는 걸 이미 배워온 사람들이거든요. 매주 교횔 가시는 부모님을 전 늘 비웃었고요.

9일전에 75세 되시는 목사님 한분이 이곳에 오셨어요. 호흡곤란에도 불구하고 늘 다정하셨고 성경을 꼭 들고 계셨지요. 그분은 임종을 앞둔 분들에게 손을 잡고 성경을 읽어주셨습니다. 몸과 맘이 지친 저희들은 그분이 들려주시는 성경 말씀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었지요.

이제 저희는 인정합니다. 우리 인류는 이제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매일매일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지칠대로 지쳐 있습니다. 동료 둘은 이미 죽었고 다른 동료들은 벌써 감염되었습니다.

저희는 이제 실감합니다.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이미 끝났다는 것을요. 우린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몇 분이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저희는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하는 기도를 합니다. 저희 같은 무신론자가, 매일 저희에게 평안을 주십사하고,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십사 하고요.

어제 그 75세의 목사님이 돌아가셨습니다. 3주 만에 120 명이 죽어가고 의료진은 피폐하고 지쳐버린 이곳에 몸도 성하지 않으신 그 분은 우리가 상상도 못했던 평안을 선사하고 가셨어요. 그 목사님은 주님 품으로 가셨고 우리도 곧 그분을 뒤따라가겠지요.

전 벌써 6일째 집에 가질 못했구요, 언제 식사를 했는지도 기억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땅에 필요한 존재인지 조차 의문이 갑니다. 하지만 마지막 숨 쉬는 순간까지 전 다른 생명을 돕겠습니다. 질병과 고통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이 순간에도 전 행복합니다. 전 하나님께 다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탈리아, 코로나19로 초토화…'죽음의 도시'로 변한 베르가모". 출처 연합뉴스 (Yonhapnews) 유튜브 갈무리

현재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의 한 병원에 근무 중인 독일 의사 Julian Urban 율리안 우어반 (38세)이 교민이 다니는 독일의 한 교회에 중보기도를 요청하며 보내온 간증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2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전국 누적 확진자 5만 9천 138명으로, 사망자가 5천 476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수치다. 치명률이 9.26%로 한국 1.17%의 8배에 달한다.

이에 ‘의사 부국’인 쿠바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이탈리아를 돕기 위해 23일 의료진 52명을 파견하기도 했다.

특히 전국 20개 주 가운데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롬바르디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2만7천206명으로, 하루 동안 1천681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을 정도로 가장 많다. 누적 사망자도 3천 456명으로 전체 63.1%를 차지한다.

이탈리아의 콘테 총리는 21일 밤, 국가 기간 산업 업종을 제외한 비필수 사업장 운영을 전면 금지했으며 4월 3일가지 전국 이동제한령과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콘테 총리는 현재 상황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롬바르디아 주는 별도로 4월 15일까지 △공공장소에서 2명 이상 모임 금지 △모든 형태의 야외 운동 전면 금지 △도로·철도 등을 제외한 건설 공사 금지 △야외 시장 영업 금지 △ 호텔 영업 금지 △24시간 식음료 자판기 운영 금지 등 강력한 추가 행정명령이 발동된 상태다.

자신을 무신론자인 의사로 소개한 율리안 우어반은 비록 코로나19로 목숨은 잃었지만 살아있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인 75세 목회자를 통해 ‘살아있는 하나님’을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실감한다.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이미 끝났다는 것을. 우린 하나님이 필요하다”고 고백한다. 그는 “몇 분이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저희는 하나님께 도움을 간구하는 기도를 한다. 우리 같은 무신론자가, 매일 저희에게 평안을 주십사하고,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도록 도와주십사 하고”라며 현장에서 드려지는 간절한 기도를 전했다.

이 글, 독일의사 율리안 우어반의 중보기도 요청을 전한 익명의 한국 크리스천 기업인은 “우리도 함께 기도하길 바란다”며 특별히 이탈리아와 롬바르디아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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