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의 재구성
신학의 재구성
  • 박원호 총장
  • 승인 2018.04.04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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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는 첨병은 당연히 신학의 재구성에 달려있다고 말해야 한다. 재구성이라 함은 현재의 흐름에 대한 분석과 함께 미래를 대처할 신학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날의 내세 신학, 번영 신학, 개인적 구원 신학 등은 세상이 등을 돌리는 오늘의 현실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물론 신학이 하나님의 대한 학문이라는 규정을 갖지만 그 본질은 결코 현실을 무시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역사는 오늘도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며 교회와 세상이라는 현실을 철저히 바탕으로 해야 한다. 더구나 시대의 변화는 마땅히 신학에게 새로운 옷을 입도록 요구한다. 현재의 신학적 틀은 근대적 사고에 기초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 신학의 분야들을 마치 기계처럼 나누어놓고, 각자의 고유한 영역을 정하면서 이루어져있다. 성서 신학, 조직 신학, 교회사, 실천 신학... 이러한 구조는 일견 일관성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목회를 기계로 바라보는 관점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론 신학과 실천 신학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설령 지난날에는 유효했을지 몰라도 지금으로서는 하루 빨리 탈피해야할 옛 유물이다.  모든 신학은 이론(theory)와 실천(practice)라는 틀을 넘어서서 신학의 실천성, 실천의 이론성이라는 프락시스(praxis)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이 둘의 관계를 마치 하위 내지는 종속적 관계 또는 분리된 관계로 바라보는 것은 유기체인 교회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학의 근본과도 함께 할 수 없다. 이제는 하나의 몸과 같이 서로를 존중하며 협력하는 관계로 바뀌어야 하며 당연히 이는 시대의 요청이자 위기를 해결하는 길이다. 윌러드의 지적과도 같이 신학이 실천을 떠나 관념에 묶이게 될 때 개인들은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으며 학문에 메달리는 모습은 도리어 천박함과 삶과의 무관함으로 나타난다. (신의 모략 34쪽)

이를 위해선 모든 신학의 분야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해야 한다. 만물을 다스리시며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나라 관점이야 말로 오늘의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세상을 구원하는 사명을 감당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신학교가 하나님의 나라를 표어로 내 걸지만 실제로 모든 분야들이 하나님의 나라의 통치 안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신학이 하나님의 나라 관점을 갖지 못할 때 각 분야는 자신의 분야에만 메달리면서 이기적이고 경쟁적이며 배타적인 관계를 가질 것이며 이러한 이방신적 관계는 필연적으로 교회나 교단간의 불화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바울의 고백과도 같이 신학이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의 정신을 가질 때(롬 14: 17) 각 학문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교회와 세상에 의와 평화와 기쁨을 세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신학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종이라고 말해야 한다.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 중심의 신학은 사람 중심의 신학이 되어야 한다. 이 말은 신학이 인본주가 되라는 뜻이 아니다. 신학이 자칫하면 관념에 갇힐 수 있으며 추상적 관념들이 사람을 외면하는 위험을 갖는다는 뜻이다. 주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가장 먼저 제자들을 부르셨고 이들에게 하나님의 보이셨고 경험케 하신 것처럼, 우리의 신학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충실한 주님의 제자가 되어 하나님의 나라에 헌신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제자는 당연히 교회 성장이나 개인 성숙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제자가 되어야할 것이다. 다시 윌러드는 말한다. “인간 생활에 가장 위력적인 요인인 관념,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옳고 그름에 대한 관념에 끊임없이 시녀가 된다.”(윌러더 33) 사람이 없는 어떤 신학적 노력도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다. 세계 교회 성장 운동 리더인 피터 와그너(Peter Wagner)의 말을 들어보자. “내가 그리스도인이 된 지가 30년인데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설교를 왜 그렇게 듣지 못했는지 정말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성경을 읽으면 그에 대한 말씀이 분명히 나온다. 그러나 이제껏 내가 거쳤던 목사들 가운데 실제 하나님의 나라를 설교한 사람은 솔직히 기억나지 않는다. 나 자신의 설교 노트를 들춰보니 나 역시 거기에 대해 설교한 적이 한번도 없다. 하나님의 나라는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박원호 총장

실천 신학 대학원 대학교 총장

계명대(B.A.)와 장신대(M.Div.)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Th.M.)

Union Theological Seminary

& Presbyterian School of Christian Education(E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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