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정치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코로나19 보도 기사들
[뉴스비평]‘정치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코로나19 보도 기사들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0.03.1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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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독재 정권 시절 대체로 조선일보는 여당지에, 동아일보는 야당지에 가까웠다. 민주화가 된 이후에는 두 신문은 강약의 차이는 약간 있지만 보수적인 논조로 일관했다. 문제는 신문의 정치이념적 지향점이 기사에까지 미친다는 것이다.

전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사태에 대해 두 신문의 기사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 것일까? WHO(세계보건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을 ‘코로나19’로 명명했다. 대부분의 미디어는 이 명칭을 따르고 있는 데 비해 유독 조선일보만 ‘우한 코로나’을 고집하고 있다. ‘빨갱이’나 ‘수구꼴통’처럼 딱지 붙이기는 이념적 대립 집단들이 사용하는 언어 폭력의 주요한 도구이다. 조선일보는 감염병의 이름 붙이기에도 자신들의 의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동아일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코로나19를 병기하고 있다. 이런 태도의 차이는 두 신문의 기사 제목에도 반영되고 있다.

3월10일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지면을 비교해보자. 1면 톱은 ‘세계(글로벌) 증시 대폭락’으로 동일하다. 1면 톱 하단 기사는 ‘5부제 첫날, 약국마다 “마스크 없어요” “등본 떼오세요” 혼란’(조선)과 ‘코로나 고삐 늦출 때 아니다’(동아) 등으로 초점이 다르다. 조선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라면 동아는 정부와 여당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한 경고다. 1면 사이드 톱은 ‘김정은 친서 5일만에 또 미사일 도발’(조선)과 ‘신규 확진자 계속 줄면 한국은 방역 모범 사례’(동아) 등으로 강조점이 북과 남으로 갈린다.

정부의 마스크 대책에 대해서도 두 신문의 제목 달기는 차이가 있다. 동아일보는 ‘여전히 줄서지만--- 그나마 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시민의 반응을 올린 데 비해 조선일보는 ‘시민 “정부에 속는 것도 이제 지쳐” ’라는 시민의 부정적인 반응을 올린 데 그치지 않고 ‘계속 바뀌는 대통령-총리-與대표 발언---마스크 희망고문 40일’이라고 강한 톤으로 청와대-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팩트 체크’라는 로고를 달고도 팩트 체크의 결과를 제목으로 달지 않고 ‘마스크 유통 ’지오영‘ 특혜 논란 일자--- 靑 황급히 “가짜뉴스” ’라는 두 주장만 병렬해놓았다. 조선일보가 코로나19사태를 정치적 공격의 이슈로 삼는 것에 대한 의문은 3월 10일자 金大中 칼럼 “‘정치인 박근혜’ 녹슬지 않았다”를 읽어 보면 풀린다.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 창당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박근혜의 ‘옥중서신’을 칭송할 뿐이다.

흥미로운 것은 코로나19 감염 사태와 관련해서 ‘대구와 신천지’에 대해서는 비슷한 톤으로 화음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産이면 바이러스 취급, 팔공산 미나리도 운다’(조선)고 울먹이자 ‘코로나 확산세 꺾은 ’대구의 인내‘ ’(동아)라고 위로하고 있다. ‘신천지 줄어도 ’깜깜이 감염‘ 늘어---’(동아)라고 걱정하자 ‘非신천지 집단감염자는 152명(1일)→1264명(어제)’(조선)이라고 화답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최근 TV조선이 불러일으킨 트롯 열풍을 자랑하고 싶은 듯 달아놓은 ‘이찬원과 송가인이 달래준 ’코로나 블루‘ 제목은 압권이다.

안기석<br>​​​​​​​(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br>

안기석 장로

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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