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성은 신뢰다
기독교 영성은 신뢰다
  • 임상필 목사
  • 승인 2020.03.11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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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어떤 조사 발표에서 64%의 일반사람들이 기독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그래도 목회자라는 정체성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가히 충격적이다. 당연히 최고의 신뢰를 받아야 할 기독교를 사회의 2/3가 불신한다는 결과는 한국 교회가 성서가 가르치는 교회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파멸의 구렁텅이로 추락하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잘 설명해준다. 또한 인터넷을 열면 기독교를 거부하는 네티즌들의 입에 담기도 쉽지 않은 악랄한 언어를 써가며 기독교를 멸시하고 적대시하는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사회의 신뢰를 잃은 교회의 문제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걸고 있는 도덕 윤리적인 기대에 턱없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어쩌면 기독교인들보다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듯하다. 그들의 막말 같은 비난과 비판의 글을 보노라면 화가 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를 잘 지적한다.

그런 세상 사람들의 지적에 분노하고 항의하는 사람들은 자주 볼 수 있다. 매 주말에 극우적 성향을 지닌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광화문에서 집회를 주도하던 어떤 목사가 구체적인 범죄의 혐의가 있어서 구속된 것에 항의하며 기독교를 탄압한다고 야단스럽게 소리를 높이는 광경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코로나19라는 이름의 감염병이 중국 우한에서 퍼져 나와 여러 나라 급속도로 확산되어 세계가 발칵 뒤집어 놓았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우리나라도 신천지라는 이단교회신도들의 잘못된 신앙태도에 근거한 무지한 행동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이런 와중에 목사라는 자들의 헛소리 같은 설교가 또 한 번 절망감을 안겨준다. 우연히 휴대폰을 통해 동영상 설교를 보면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설교제목이 '우한폐렴과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그 설교를 하는 목사는 그야 말로 하나님의 이름을 교회강단에서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망령되게 하였다. 중국에서 처음 시작된 코로나19가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하나님께 반역하는 중국을 망하게 하시려고 칼을 드셨다는 것이다. 사랑의 하나님이 무슨 이유로 무고한 힘없는 백성들에게 전염병을 감염시켜 고통을 준단 말인가? 어이없는 이단적인 설교를 듣는 신도들이 무턱대고 아멘! 아멘! 하는 모습이 꼴 보기 싫고 역겨워서 바로 꺼버렸다. 온통 반성서적이고 반 그리스도적인 작태를 서슴없이 보이는 기독교를 보고 누가 신뢰의 눈길을 보내겠는가?

한국교회는 너무도 절망적이다. 내게 맡겨진 교우들을 영적 목말라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데 아무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 이단종파가 영적으로 갈급한 성도들을 현혹하고 망하게 하는데 그것에 대항할 구체적인 대안도 없다. 성도들을 영적으로 기름지게 성숙시키는 일은 내려놓았다. 온통 교인의 수를 늘리는데 만 관심을 두고 가뜩이나 먹고 사는 일 때문에 고단한 성도들을 다양한 교회 프로그램을 벌여놓고 피곤하게 한다. 하나님과 깊은 사랑의 친밀한 교제가 있는 여유를 갖도록 하는 일은 없다. 한국교회는 건강을 잃었다. 중병에 걸려 있는 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뛰고 있다. 그래서 사회의 신뢰가 무너졌는데도 끄떡도 하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그 옛날 초대교회처럼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성서에 분명히 제시되어있다. 성서 내용을 지적으로 잘 아는 것에 멈추지 말고 말씀의 감화 감동을 회복해야만 한국교회는 절망 속에서도 다시 새로 시작하여 세상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음을 명심하자.

임상필 목사

전 서울장신대 영성학 교수

임마누엘하우스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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