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9주기 탈핵 주일 맞아
핵발전소로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는 예배
후쿠시마 원전사고 9주기를 맞아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이하 핵그련)가 8일 주일을 ‘탈핵주일’로 맞았다. 이번 2020년 후쿠시마 9주기 탈핵주일엔 핵그련에 참여하고 있는 교회와 단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함께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9주기를 맞았다. 해마다 한국교회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억하는 예배를 드려왔던 핵그련은 올해에도 원전사고를 기억하는 기념예배를 준비했다. 올해 계획됐던 ‘2020년 탈핵연합예배’는 코로나-19로 인해 무기한 연기됐지만 핵그련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그리하면 살 것이다’라는 제목의 공동 예배문을 배포해 핵그련 참여단체들, 교회들과 각자의 자리에서 이번 탈핵주일에 예배드렸다.
또한 핵그련은 6일 유튜브에 기독교환경연대 집행위원 김준표 목사(촛불교회)가 공동 예배문을 바탕으로 설교한 동영상을 게재했다. 온라인 설교에서 김 목사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 난민들은 집으로 돌아오길 꺼리지만, 방사능 오염물질이 가득한 후쿠시마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었다”며 “그들은 보상금이 끊긴 경제적 취약계층 노인과 후쿠시마에 남아 다른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가장들이었다. 귀향하지 못한 4만 명의 피난민들도 여전히 고통 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이 선교하고 돌아온 제자들을 격려하실 때 율법교사가 예수께 영생에 대해 묻는데, 이는 율법도 지키지 않는 부정한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외친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시비를 건 것”이라며 “예수님은 율법대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대답하며 ‘그대로 행하라 그러면 살 것이다’라고 하신다. 이는 앉아서 구원에 대한 개념 정리만 하는 율법학자들을 질타하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예수님은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를 통해 율법의 핵심은 경계 밖에 있는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신다”며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교회라는 경계에 갇혀 그 안에서 영생만을 구하고 있는 율법학자와 같지 않은가?”라고 성찰했다. 또한 “우리는 교회 밖으로 나가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살고 그들도 함께 산다”며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것은 꼭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성장과 번영만을 편리를 쫓는 삶의 태도를 회개하고 돌아서서 자본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에너지 소비에 대한 우리의 욕망을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반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