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감염병 따위에 지지 말아야 한다
[데겔칼럼] 감염병 따위에 지지 말아야 한다
  • 문상현 교수
  • 승인 2020.03.11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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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세계사』를 쓴 로버트 맥닐에 따르면, 전염병은 전쟁과 함께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간이 정착생활을 하고 가축을 기르면서 바이러스가 인간사회에 퍼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전쟁, 상거래, 이주 등을 통해 타 지역으로의 확산이 일어났다. 아메리카 신대륙이 유럽침략자에 무릎을 꿇은 것이나 몽골의 유럽 정복이 무위로 끝난 것 역시 전염병의 확산 때문이다. 유라시아대륙을 죽음의 공포로 덮은 페스트나 200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스페인 독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원인모를 전염병으로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분풀이 대상을 찾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누군가 혐오와 분노의 희생양이 되었다. 전염병이 낳은 비극은 어쩌면 신체적 고통이나 죽음보다 공감, 자비, 관용, 신뢰 등 인간다움의 조건을 파괴한데 있을지 모른다. 학자들은 초 연결된 글로벌 사회에서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과 전 세계적 확산이 반복될 것이라 예측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환경 파괴는 이를 부채질할 것이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과학 및 의학 발전이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결국 승리를 거둬왔다는 사실이다. 신종 감염병의 지속적인 발현에도 희생자의 규모와 확산 범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현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사회 전체가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발 빠른 방역대책과 진료로 안정화 단계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이단 신천지를 통한 전파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신천지집회가 열렸던 대구와 경북지역에서는 매일 수백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집회 참석 신천지 교인이나 이들과 접촉했던 사람들에 의해 전국적인 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사실 유증상자에 대한 검진이 늘면서 확진자 수 역시 증가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외국에서도 경탄하는 검진 속도와 규모를 고려하면 확진자 수 증가가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음지에서 일어날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전력을 다해 확산 저지에 나서고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수많은 의료진들이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니 시간문제일 뿐 종국엔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공포감에 눌려 혐오와 분노를 쏟아 낼 대상을 찾지 말아야 한다. 섣부른 비난과 매도보다는 서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우는 관용이 필요하다. 공동체가 위기를 견뎌낼 힘은 결코 두려움이나 손가락질로부터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전개로 당황한 정부의 실수도 많이 보인다. 경솔한 언사로 상처를 주는 정부관계자들의 말실수도 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위기를 이용해 돈벌이에 몰두하는 몰염치한 기업들도 있다. 모두 비판받아 마땅하다. 잘못된 언사에 대해선 용서를 구해야 하고 터무니없는 가격 상승과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가장 큰 원인인 신천지에 대한 책임 역시 무겁게 물어야 할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음지에서 벌여 온 갖은 악행과 불법, 수많은 교회와 성도들 간의 관계를 파괴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이득을 위해 불안을 선동하고 특정 대상을 혐오와 분노의 타깃으로 몰아가는 일체의 야만적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No’를 선언해야 한다. 그게 정치인이든, 언론이든, 종교인이든, 진보든 보수든 상관없이 말이다. 바이러스가 우리의 신체를 병들게 할지언정 인간다움에는 흠집 하나 낼 수 없게 하자.

#힘내라 대구.경북 #힘내라 대한민국

문상현 교수 <br>​​​​​​​(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br>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문상현 교수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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