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설] 3.1운동 101주년을 맞이해 한국 교회와 사회에 드리는 호소문
[특별사설] 3.1운동 101주년을 맞이해 한국 교회와 사회에 드리는 호소문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20.03.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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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3·1운동 101주년입니다. 1919년 3월 1일에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독립 만세의 함성은 지금도 큰 울림으로 우리 겨레의 가슴 속에 도도히 흐르고 있습니다. 3·1운동의 정신인 민족 자주 독립, 반봉건 민주주의와 평등, 대동단결의 연합, 비폭력 저항, 세계 인류의 평화는 우리나라 사회 발전의 역사적 전기였습니다. 한국 교회와 우리 국민 모두가 이 정신을 다시금 새롭게 깊이 되새기되 특히 현재 우리 사회의 두 가지 어려운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그 해결에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합니다.

하나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으로 갈라진 우리의 현실입니다. 극우와 극좌의 배타적인 사고가 관용과 대화와 협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나와 다른 것을 배타적으로 거부하면서 비난과 독설과 정죄를 일삼는 집단들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오는 총선과 연관하여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다른 하나는 코로나19와 연관된 상황입니다. 이 감염증으로 고통과 두려움에 휩싸인 국민과 방역과 치료에 진력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 및 의료진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과 회복이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코로나19의 광풍을 조속히 잠잠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대구와 우한 등 고통 중에 있는 모든 분에게 넉넉하기를 바랍니다.

3·1운동이 우리에게 물려준 대동단결의 애국 애족과 더불어 사는 행복을 믿으며 3·1운동 정신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이 한국 교회와 사회에 호소합니다.

1. 한국 교회는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부흥의 축복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작금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는 싸구려 헐값의 복음으로 전락시켜 왜곡했습니다. 이 지경에 이른 우리의 죄와 잘못을 깊이 자성하며 회개합니다. 처음 사랑을 버린 한국 교회는 그 사랑이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계 2:4-5) 복음적 신앙을 회복하기를 호소합니다.

2. 1919년 3·1운동에서 사회와 민족 전체의 신뢰를 얻은 한국 교회가 지금은 비도덕성과 탐욕적 세속주의로 말미암아 사회의 신뢰를 잃어버렸습니다. 게다가 최근 일부 기독교 집단의 막말 폭언과 정치 선동, 신천지 등 사이비 이단들의 비성경적 반교회적 물의는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맛을 잃은 소금(마 5:13)으로 고착화될 수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한국 교회와 지도자들이 고결한 품격과 품위로 거룩한 공교회성을 속히 회복하기를 호소합니다.

3. 3·1운동에서 우리 민족은 지역과 계층, 종교와 이념,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한마음으로 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념, 세대, 정파, 문화 등의 갈등으로 혼란스러워져 독선과 배제와 정죄의 심리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앙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격한 차별과 증오로 상대방을 집단적으로 공격하며 특정 정치 세력과 함께 기독교를 악용하는 행위는 3·1운동 정신을 배역하는 행위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회가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물고 악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신(엡 2: 14-15)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화해의 복음을 증언하기를 호소합니다.

4. 한국의 빈부 격차와 경제적 양극화는 전 세계 경제 불평등의 심화와 궤를 같이 하며 가난과 빈곤을 대물림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불평등과 불공정에 억눌리는 절규와 탄식이 사회 각 영역에서 하나님께 호소하고(창 4:10)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시민 사회와 더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한국 교회가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암 5:24)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과 더불어 가난하고 약한 자를 돌보는 사회적 선교 사역을 감당하여 소외된 자들의 울타리가 되기를 호소합니다.

5. 오는 4·15 총선이 공생과 공정의 사회로 가는 발판이 되도록 한국 교회는 깨어있는 파수꾼(시 130:6)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는 공교회가 어느 특정 정파나 이념 집단에 치우치거나 편승하지 않기를 촉구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교회가 보수나 진보, 이념이나 계층의 진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 나라의 복음으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요14:6) 따르기를 호소합니다.

6. 3·1운동의 가치에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비폭력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인류는 창조 질서에 엄청난 폭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으로써 기후 구조가 변화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고 핵전쟁 위협은 지구 종말의 날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지구상의 모든 피조물이 고통 중에 탄식하며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롬8:22) 예민하게 통찰하면서 생명 창조에 관한 하나님의 뜻을 증언하기를 호소합니다.

7. 3·1운동의 독립선언서는 동아시아와 인류의 평화 공영을 천명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4·27판문점선언과 남북미 정상들의 만남 등을 통해 분단 상황의 극복과 평화 통일에 관한 기대와 희망이 커진 바 있습니다.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3·1운동의 정신으로써 동아시아와 국제 정치적 역학 관계를 넘어서서 평화의 길이 지속적으로 넓어져야 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는 정부와 정당, 시민 사회와 종교 단체, 동맹국 미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들이 이 일을 촉진하는 데 협력하기를 촉구합니다. 우리는 한국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가 이룬 화해의 십자가(엡2:14-16)를 짊어지고 민족 분단의 고통과 슬픔을 종식시키는 데 헌신하기를 호소합니다.

2020년 3월 1일 정오

3·1운동 101주년을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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