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시편산책] 우리에게는 새로운 예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조선어 시편산책] 우리에게는 새로운 예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2.27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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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08편 1-3절

“마음을 정했습니다, 하나님, 마음을 정했습니다. 노래하리이다. 거문고타며 노래하리이다. 나의 마음아, 눈을 떠라. 비파야, 거문고야. 눈을 떠라. 새벽을 흔들어깨우리라. 여호와여, 여러 백성가운데서 당신을 찬미하리이다. 모든 나라에게 당신의 찬양노래 들려주리이다.” (시편 108편 1-3절, 조선어성경)

지난 23일 주일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대다수의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축소하거나, 아예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인천의 주안장로교회(주승중 위임목사)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모든 예배와 모임을 중단하고, 교회출입을 통제하였던 사례는 언론에 주목을 받아 여러 매체에 보도되었다. 그러나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에 대해 전통적인 한국교회의 풍토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의 자세는 어떤 상황과 어떤 현실 속에서도 주님을 찬양하겠다는 자세일 것이다. 예배당에 함께 모여서 예배드리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지만, 그리 아니할지라도 주님을 일편단심으로 찬양하겠다는 결단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하다.

시편을 보면 어떤 상황과 환경에서도 주님을 찬양하는 다윗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다윗이 쓴 것으로 알려진 시편 108편은 시편 57편과 시편 60편의 일부분이 편집되어 후대에 만들어진 것 같다. 시편 108편 1절에서 5절까지는 시편 57편 7절에서 11절까지와 동일하고, 시편 108편 6절에서 13절까지는 시편 60편 5절에서 12절까지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편 108편이 시편 57편과 시편 60편을 결합해 새로 편집되었다는 것은 새로운 예배 상황에 맞추어 새롭게 예배 찬양을 만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시편 108편은 시편의 제5권에 위치해 바벨론 포로 후기 시대를 반영하는데, 과거에 만들어진 다윗의 시편을 편집하여 새 노래를 만듦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 같다. 시편 57편은 원래 사울에게 쫓겨 동굴에 갇힌 다윗이 절망에 함몰되지 않고 주님을 더욱더 찬양하겠다고 선언하는 내용인데, 시편 108편에 시편 57편이 인용되어 이방의 압제에도 더욱더 주님을 찬양하겠다는 의미가 더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조기에 종식될지, 아니면 장기화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예배자의 상황은 시시각각 변화될지라도, 우리가 언제나 예배하는 주님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당분간 전통적인 방식의 예배를 드릴 수 없다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예배적 상상력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후대의 시편 편집자들이 변화된 예배환경에 따라 과거의 시편을 창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찬양을 만들어 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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