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전하는 도서출판 점자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전하는 도서출판 점자
  • 이경준 기자
  • 승인 2020.02.28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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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 출판과
점자디자인 사업 진행
점자명함과 점자성경으로
시각장애인과 함께 해주길
도서출판 점자 로고. 도서출판 점자 제공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같은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방법은 다르다. 시각장애인은 여섯 개의 점을 이용해 손으로 세상을 읽어가고, 비장애인들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래서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보는 책들은 차이가 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보급과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바로 도서출판 점자(김동복 대표)다.

2006년 3월 설립된 도서출판 점자는 2008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됐다. 도서출판 점자는 현재 서울 국제 도서전과 볼로냐 국제 도서전에 참가하고 있으며, 서울시 우수 사회적기업 공동브랜드 기업인 '더착한 서울기업' 선정과 일간스포츠 ‘2012 사회공헌’ 대상 수상 등을 이뤄냈다.

김동복 대표는 도서출판 점자를 운영하면서 “‘시각장애인 엄마가 비장애인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수 있게 됐다’라는 소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고백했다. 원래 시각장애인들이 보는 책은 흰 바탕에 점자로만 되어 있어 비장애인들이 읽을 수 없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반대로 비장애인들이 보는 책도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들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도서출판 점자에서 BF북스(Barrier Free Books)라는 브랜드로 출판되는 책들은 한글이 무척 크고 점자 글씨도 함께 새겨져 있으며, 그림에 따라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거친 느낌의 헝겊이나 털 뭉치, 큐빅 등이 달려있어 시각장애인 엄마와 비장애인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시각장애인 엄마가 점자를 따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비장애인 아이는 엄마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그림을 본다. 또한 엄마와 아이는 함께 헝겊들을 만지며 같은 느낌을 공유한다.

도서출판 점자에서 출간된 도서들은 점자뿐만 아니라 그림과 촉감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경준 기자

도서출판 점자는 점자 도서를 출판하는 사업뿐만 아니라 따닷(TADOT)이라는 디자인 사업도 진행한다. 따닷은 ‘따뜻한 마음이 통하는 점자’라는 의미로 명함과 카드, 수첩, 욕실용품 등에 점자를 새겨 넣어 시각장애인들에게 눈이 되어준다.

김동복 대표는 “가스펠투데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라는 질문에 “교회가 시각장애인들이 신앙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관심을 가져달 줄 것”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나도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시각장애인으로서 느끼는 불편함들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성경도 읽고 큐티를 하며 하나님 말씀을 알아가고 싶은데 일반적인 성경과 큐티책으로는 말씀을 알아갈 수 없다”며 “교회 내에 점자성경과 점자 큐티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목회자들이 점자명함을 소지하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목회자의 명함은 전도를 하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성도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용된다”며 “일반적인 명함으로는 시각장애인이 전도의 대상과 소통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미전도종족을 위해 해외로 나가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가까이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도 하나님 말씀을 접할 수 있도록 교회가 작은 배려를 실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점자에서 판매하는 점자명함. 도서출판 점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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