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을 구제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교회가 나서 치유와 정착 도와야”
통일부가 18일 ‘2019년도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에선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생활환경이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이들의 정착을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 그리고 한국교회에 많은 반성과 실천이 요구되고 있다.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이탈주민의 월평균 근로 소득은 204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에 비해 14만8000원 증가한 수치이며 조사 이래 처음으로 200만 원대에 들어섰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의 남한 생활 만족도도 지난 조사와 비교해 소폭 상승했고, 차별·무시 경험 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다만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 수치는 작년에 비해 나빠졌지만 통일부는 조사 기간 전체를 고려해 봤을 때 이 또한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같은 날 △일자리 △교육지원 △생활밀착형 서비스 △탈북민 정책 협업체계 △하나센터 △취약계층 탈북민 보호 △사회통합 등 7개 분야에서 총 53개 세부과제를 담은 '2020년도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시행계획'도 발표했다. 이 시행계획은 북한이탈주민 지원을 위해 지자체, 민간단체와의 협업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이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현실적인 관심이 부족했던 한국교회에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교회는 북한 주민 전도와 대내외적인 남북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그에 비해 남한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물론 한국교회가 꾸준히 북한이탈주민 사역에 힘쓰며 많은 지원을 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이지만 이러한 지원은 평생 복음을 접하지 못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신앙 전도와 일차원적인고 물질적인 지원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탈북민 목회자로서 탈북민자립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한국교회의 북한이탈주민 선교는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에 국한돼 있었다”며 “그러나 탈북자들은 남한에 정착하는 일을 힘들어한다. 정착이 잘 돼야 신앙을 받아들이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는 이제 탈북민을 구제의 대상, 약자로만 보면 안된다”며 “교회가 나서서 이들이 정착할 수 있게 교육하고 사업장 등에서의 정착을 도와 전도해야 이들이 안정적인 그리스도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통일부는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를 많이 겪은 탈북민들을 신앙으로 치유해주는 교회와 연대해야 한다”며 “교회도 탈북민에게 신앙만 강조하지 말고 탈북민에게 필요한 정착시설 등을 만들어 그들의 정착을 돕는다면 앞으로 건강한 탈북민 신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