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사람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4개부분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감독으로 기억합니다.
때문에 어떤 국회위원은
고향인 대구에 봉준호 기념관을 세우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봉준호 감독이
한 때 불렉리스트에 올랐던
빨갱이 감독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가 제작한 영화가
자본주의의 가장 큰 병폐인
양극화의 비극을 그렸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듯합니다.
만약에 이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우리가 가진 것을 더 많이 나누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친북좌파라고 욕설은 퍼부었던
어리석음부터 반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오천 명과 사천 명을 먹이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남은 빵을 챙겨오지 못한 것을 두고
서로 걱정했습니다.
여전히 말씀보다는 삶에서 경험된
생각들을 벗어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주님은 이런 제자들을 향해
헤로데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충고하십니다.
그들은 가난한 백성을 앞에 놓고도
자기가 가진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천 명이 먹고, 사천 명이 먹을 수 있는 기적은
빵이 많아서 함께 먹고도 남은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몇 개의 빵을
기꺼이 나눌 수 있었던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었습니다.
제자들이 그런 기적의 의미를 알았더라면
한 덩어리밖에 없는 빵을 두고
이렇게 걱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제자들에게 문제는
빵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나 혼자 먹기에도 부족한
한 덩어리 빵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문제인 것입니다.
한 덩어리 밖에가 아니라
한 덩어리나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부족할 것이 없습니다.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생긴 형제의 아픔을
어떻게 보듬었는지
천안과 진천에서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최은식 신부
성공회강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