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신사참배 결의 80해, 불편함도 역사다
장로교 신사참배 결의 80해, 불편함도 역사다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18.04.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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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검토와 논의로 한국 교회 대안 마련해야
조선일보는 평양신사에 참배하는 장로회총회대표단을 보도했다.(출처=민족문제연구소)
조선일보는 평양신사에 참배하는 장로회총회대표단을 보도했다.(출처=민족문제연구소)

올해로 조선장로교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한지 80년이 됐다. 그동안 한국교회에서 신사참배 문제는 금기어로 통했다. 일례로 신사참배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온 주기철 목사가 1939년 평양노회 임시노회에서 면직된 바 있다. 이후 58년이 지난 1997년에 평양노회, 2007년에는 통합총회 차원에서 복권됐다. 또 평양노회는 2006년 제 164회 정기노회에서 주기철 목사 ‘복적’ 및 노회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을 위해 참회고백의 예배를 드렸고 주기철 목사기념사업위원회를 조직했다.

신사참배 문제는 한국교회사에서 중대한 사안이다. 장로교가 고신측과 분열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해방 후 신사참배에 거부하며 옥에 투옥되거나 순교했던 교회는 우상숭배에 대한 참회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또 교리적 문제로 신사참배 이후에 진행된 세례문제를 비롯해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게 되는 사안이 됐다. 이에 반해 신사참배를 했던 당사자들은 일제 압력으로부터 교회를 지켜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결국 좁혀지지 않은 갈등으로 장로교는 고신측과 분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친일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민감한 문제다. 과거 조상의 친일협력 이력이 후대에도 예민하게 적용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또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분기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친일협력에 따라 얻게 된 부에 대해 비판적인 견지를 보내는 시선들도 존재한다. 분명한 것은 친일에 대한 이력이 현대사회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점이다. 또 친일과 협력은 역사청산과 맞물려 개인과 단체를 추적해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일본의 신사와 신도는 1786년 개항과 더불어 한일병합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침투했다. 일제는 1910년 8월 22일 경술국치조약, 일제병탄조약으로 기록된 한일병합조약을 대한제국의 주권을 침탈하고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다. 이후 일본은 강제점령과 동시에 조선인이 신사참배를 하도록 강제하기 시작했다.

1910년에는 관공립학교에서, 1920년대 부터는 사립학교에까지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그러나 1925년 조선신궁 진좌제를 고비로 언론과 기독교계 사립학교들이 강력히 반발한 일을 계기가 되어 강제로 신사 참배시키는 정책은 보류됐었다.

1930년 후반 중일 전쟁을 전후로 황민화 운동이 강력하게 일어나면서 교회에까지 신사참배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또 일본은 1938년 2월 기독교에 대한 지도대책을 세워 일반신도들의 신사참배를 지도하고 강화하도록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총독부가 1935년 11월 평양기독교계 사립학교장 신사참배 거부 사건을 계기로 참배와 폐교의 강경책으로 일관하게 되자 1937년부터 기독교계 학교의 일부가 폐교하거나 일부는 순응하기 시작했다. 당시 숭실학교를 비롯해 15개 학교가 폐교되기도 했다. 또 일본은 경찰병력을 동원해 지교회부터 노회와 총회 등 교단적 차원에서 신사참배를 결의하고 실행하도록 압력을 행사해왔다.

이에 1938년 2월 전국에서 교세가 가장 컸던 장로교 평북노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했다. 이후 7월에는 신사참배에 협력한 각 교회와 단체들의 전국대회가 개최됐고, 9월에는 장로교 27회 총회에서 전국 23개 노회 중 17개 노회의 찬성으로 신사참배와 국민정신총동원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결의했다.

매일신보는 1939년 12월 20일자를 통해 주기철 목사의 면직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출처=민족문제연구소)
매일신보는 1939년 12월 20일자를 통해 주기철 목사의 면직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출처=민족문제연구소)

평북노회의 신사참배 결의는 평양신학교 학생들이 반대운동을 진행하는 기폭제가 됐다. 학생들은 노회 결정을 거부하고 집단으로 반대운동을 벌였지만 9월 20일 무기휴교가 되는 등 학내사태로 전개되다 폐교됐다. 또 평안남도의 주기철 목사, 평안북도의 이기선 목사, 이주원 목사, 경남의 한상동 목사 등이 중심적으로 활동했다. 이 과정에서 주기철 목사가 면직되고 이기선 목사는 제명 됐으며, 한상동 목사는 압력으로 사면됐다. 또 저항의 과정에서 주기철 목사, 최봉석 목사, 최상림 목사, 박관준 장로 등의 순교자가 발생했다.

신사참배와 관련해 한국교회는 순응과 저항으로 나뉘어 전개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에 있어서 신사참배 문제는 입안의 가시와 같은 존재다. 또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에 협력했던 일들도 불편 할 수 밖에 없다. 한국 교회가 그동안 자랑스럽게 밝혀왔던 3.1운동의 근간이 됐다는 기독교적인 정신과 일제 저항운동 등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이에 사회가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 울 수밖에 없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 고비마다 논란이 되는 한국 교회의 행보를 과거 한일병합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 비판하는 것은 예사가 됐다. 또 사회적 요구와 기대에 반하는 운동과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언들에 대해 교회의 사회적 순기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론까지 등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 교회가 신사참배 80해를 맞이하는 올해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셈이다. 특히 교단차원에서 처음으로 신사참배의 물꼬를 열었던 평북노회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과거 신사참배 결의의 포문을 열었던 것과 같이, 과거 결의에 대한 검토와 역사적 청산을 통해 종교개혁 500주년 이후 한국 교회의 대안을 제시하기를 바라는 여론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또 총회와 노회 차원에서 불편한 역사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불편한 역사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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