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교회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 되지 말아야”
NCCK, “교회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 되지 말아야”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2.21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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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위해 개인위생 철저히 신경쓸 것
코로나19 하나님 심판이란 표현 지양
21일 오후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21일 오후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국내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각종 교계 행사 역시 연이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이하 NCCK)가 목회서신으로 코로나19 상황에 한국교회가 올바르게 대처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단체는 한국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는 일이 없어야 함을 강조했다. 서신에는 “모든 정책이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정부관계 기관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다. 교회도 이 상황에 발맞춰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전국 확진자 발생 지역 내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포함한 모든 집회를 당분간 중지하자는 제안도 있다. 이는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지 않기 위함”이라고 권면했다.

NCCK는 또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위생에 더욱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단체는 “대재난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개인이 취할 수 없는 가장 강력한 힘은 상호의존적인 생명의 안정망을 구성하여 다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이라며 “우리 자신을 돌봄과 동시에 ‘우리’를 위한 개인위생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단체는 교회가 코로나19를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는 비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서신에는 “그리스도인의 책무는 재난과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지 비난하고 정죄하며 속죄양을 삼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기 의에 충만해 선과 악을 가르는 심판자 위치에서 행동하는 것은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적 오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NCCK는 “교회는 하나님의 세상 목회와 선교, 정치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공동체”라며 “하나님의 백성공동체로서 이웃을 위한 교회, 세상을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마무리지었다.

아래는 NCCK 목회서신 전문.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회서신>

지존하신 분의 거처에 몸을 숨기고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아래 머무는 사람아, 야훼께서 네 피난처시요 네 요새이시며 네가 의지하는 너의 하느님이라고 말하여라. 그 분이 너를 사냥하는 자의 덫과 죽을병에서 건져 주시어 당신의 날개로 덮어 주시고 그 깃 아래 숨겨 주시리라. (시편 91편 1~4절)

코로나19 감염증이 외부 유입 단계를 넘어 지역 확산 단계로 급속히 진전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위기 가운데 있는 모든 분들, 특별히 대구와 청도의 시민과 교회에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께 의지하며, 정부와 교회와 이웃 사회와 더불어 이 난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코로라19의 지역 확산 상황에서 먼저 우리 자신을 돌보되, 공동체가 지니는 상호의존성의 관점을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한 개인위생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우리’를 위해 신속하게 정부가 정한 매뉴얼대로 공개적인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대재난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개인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우리 모두가 상호의존적인 생명의 안전망을 구성하는 마디라는 깊은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고 다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입니다.

현재 전국 어디도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두려움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과 공동체를 지키라고 주신 선물이지 결코 우리의 신앙의 나약함이 아닙니다. 다만 두려움이 우리의 존재 전체를 집어삼켜 우리 안의 하나님의 형상을 무너뜨리고 이웃을 향한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야 합니다. 스스로 예방에 힘쓰면서 상대를 배척의 눈이 아닌 상호 돌봄의 눈으로 바라보며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합니다.

전염병이 하나님의 징벌이라고 주장하며 특정 국가의 기독교정책을 그 근거로 운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재난과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책무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며 속죄양을 삼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의에 충만하여 선과 악을 가르는 심판자의 위치에 서서 행동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신앙적 오만에 불과한 것이지 결코 세상을 구하는 힘이 아닙니다. 국적, 인종, 종교, 이념을 떠나 가장 위급한 이에게 가장 먼저 구호를 실천하는 인류공동체의 기본원칙을 되새기며, 혐오와 차별이 아닌 상호 연대와 인류애의 정신으로 대재난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 된 교회들에 당부 드립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세상 목회와 선교와 정치에 참여하도록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공동체입니다. 하나님의 백성공동체로서의 교회는 이웃을 위한 교회, 세상을 섬기는 교회입니다. 코로나19의 위기 상황 속에서 교회의 공동체적 정체성의 표현인 집회는 공적 유익을 우선시하면서 재구성되어야 합니다. 교회당에서의 감염 위험이 크다는 사실이 최근의 사례로 재확인되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이 고통에 빠진 시기에 우리의 신앙 형식이 세상을 더욱 위험하게 만드는 일을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위기의 시기에 일상의 삶의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와 경건을 훈련하고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제 곧 다가오는 사순절 기간에 교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묵상집이나 공동예배자료를 통해 우리의 신앙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정책이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다만 정부관계 기관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닙니다. 교회 역시 이 상황에 발맞추어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 하고 세상에 불어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대구지역은 물론 각 발생지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포함하는 모든 집회를 당분간 중지하자는 제안들이 있습니다. 이런 제안들은 결코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교단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지침이 필요합니다. 본회 역시 향후 2주간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적합한 근무형태를 취하면서 이 위기 상황에 책임적으로 우리의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기를 기원하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모든 교회가 상호의존성과 자기 비움의 영성으로 함께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20년 2월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윤 보 환
총 무 이 홍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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