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뭉치면 산다!’ 개최
‘집’이 투기가 아닌
삶을 영위하는 공간돼야
대한민국의 주거문제는 심각하다. 한쪽에서는 높은 집값으로 인해 살 곳을 구할 수 없어 힘들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혹시라도 집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해 한다. 대한민국에서의 집은 거주지인 동시에 재산이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주거문제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희년함께가 주최한 ‘2020희년 포럼 주택, 뭉치면 산다!’가 13일 서울시 중구 카페바인에서 개최됐다.
‘사는 것이 아닌 함께 사는 곳을 위한이론’이란 주제로 발제한 조성찬 원장(하나누리 동북아연구원)은 주거문제는 토지사유제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조 원장은 “공유지에서 일하던 영국 농민들은 산업혁명으로 토지사유제가 시행되면서 일 할 곳을 잃게 됐다.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한 농민들은 자신의 ‘노동’에만 의지해 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지를 소유하지 않아도 생산활동을 할 수 있지만, 토지를 소유하려는 이유는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해 재산적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노동으로 얻는 이익보다 토지를 소유하는 것만으로 얻는 이익이 점점 커진다는 것에 있다. 세월이 흐를수록 노동의 이익만으로 땅을 소유하거나 주거지를 구매하기 힘들어졌다”고 했다.조 원장은 헨리 조지와 레옹 왈라스 등 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며 토지의 사적소유를 공동소유로 바꿔야 공정한 분배와 주거문제가 해결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실현 불가능한문제이기 때문에 대안으로 공공토지임대에 기초한 주택협동조합 설립을 제시했다. 그는 “혼자서는 토지나 건물을 구매하기 어렵지만 함께하면 주거문제 해결에 좋은 방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조 원장은 주택협동조합 모델 유형들을 소개했다. 그는 “민간토지매입형과 민간토지임차형, 민간토지신탁형, 민간토지출자형을 토지주택협동조합의 모델로 예를 들 수 있으며 현 상황에서는 민간토지임차형이 가장 이상적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협동조합을 이루며 살고 있는 입주자들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김명훈 씨(함께주택협동조합)는 “주거문제 해결이라는 기쁨과 더불어 다양한 입주민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데 됐다”며 주택협동조합에서 살아가는 기쁨을 밝혔고 송하진 씨(하나의교회)와 정현아 씨(은혜공동체)는 “개인공간을 줄이고 공동공간을 늘리면서 공동육아와 자녀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고 지역 주민들과도 함께할 공간이 생겼다”며 주택협동조합 장점을 소개했다. 이성영 희년함께 학술기획팀장은 희년주택협동조합 설립 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 팀장은 “더 이상 ‘집’이 투기상품이 아닌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 돼야한다”며 “환대와 나눔을 실천하는 주택협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