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받아도 민족 생각하는 바울의
자세 없으면 통일에 이를 수 없어”
한국여교역자회연합(대표회장 예장통합 임영숙 목사, 이하 연합)이 1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여성목회’를 주제로 제16차 회원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 연합 회원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예장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여교역자회 회원들이 함께 친교를 나누며 이 시대 통일을 위한 여성신학 담론을 고민했다.
임영숙 목사(예장통합, 예원교회)가 인도로 시작한 예배에서 공동회장 김은경 목사(기장, 익산중앙교회)가 기도했고 예장통합 여교육자회가 특송을 찬양했다. 이날 주제 강의는 성공회대 명예교수 최영실 박사(기장 준목)가 ‘복음과 통일’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다. 최 박사는 “우리 역사에서 분단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는지 모른다. 우리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자녀들이 더 죽어야 ‘통일을 왜 하지’라는 생각이 바뀔까 싶다”며 “젊은 세대가 통일에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교회가 통일을 가르치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분단의 고통에서 많은 이들이 죽어간 것이 우리 역사”라며 “우리 역사에서 분단의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여차하면 전쟁과 무고한 죽음을 겪을 수 있다. 우리는 통일 문제가 나의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의 통일 논의를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로 정교분리를 꼽았다. 그는 “대다수 한국교회는 정치문제가 나오면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는 것이 원칙이라 하고 외면한다”며 “그러나 정교분리는 원칙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때 미국 선교사들이 일본 총독과 한 밀약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과 같았던 로마 황제에게 붙인 복음이라는 단어를 예수님께 적용했던 성서 기자들의 복음은 그 단어 자체로 정치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요한복음의 사마리아 여인 이야기에서 사마리아 여인은 기존의 성전 이데올로기가 가져오는 차별과 불의를 고발하여 예수에게 굉장한 복음 담론을 끌어냈다. 로마서 9장에서 바울도 내 동족을 위하는 일이라면 내가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가고 저주를 받아도 좋다고 했다”고 제시하며 정치, 사회적 문제에 집중한 힘쓴 성경 인물들에 대해 설명했다.
최 박사는 “젊은이들에게 통일 대박이라는 말로 통일의 경제적 효과만을 강조하면 안 된다. 과거 서독 지도자들이 얼마나 많이 지원하면서 통일로 갔는지 모른다”며 “우리는 분단이 장벽이 무너져야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살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고난을 무릅쓰고 민족을 생각했던 바울과 같은 자세가 없이는 통일에 이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끝으로 “누가복음에 알고도 행하지 않으면 더 많은 매를 맞는다고 하는데, 그러니 이제 나와 여러분의 사명이 정말 크다”며 “이 사명을 맡았으니 우리 여교역자들이 통일의 기수가 되어 일하면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권면했다.
강의 후 회원들은 성찬 예식을 드렸고 이세희 목사(기감, 국제교류간교회)가 축도로 회원대회를 마무리했다. 대회 후 회원들은 각 교단의 여교역자회 활동을 소개하며 친교와 교제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