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을 보는 신비①
구원을 보는 신비①
  • 심광섭 목사
  • 승인 2020.02.1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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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시므온의 노래', 1669. 99x78.5cm ; 스톡홀름 국립박물관.
렘브란트, '시므온의 노래', 1669. 99x78.5cm ; 스톡홀름 국립박물관.

아름다운 복음서 누가복음의 ‘시므온과 안나의 이야기’(눅 2:25-38)는 영혼을 주님께 드높이는 참으로 성스러운 이야기다.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다. 시므온은 하나님 경외의 삶으로 얼굴 주름살 하나하나에 삶의 기쁨과 고통이 어여삐 새겨진 老人(어르신)이시다.

그는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한평생 사람들에게는 정의롭고 하나님 앞에서는 뭉근하게 다려진 경건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성령의 인도를 받는 사람으로서 누가가 처음 1-2장에서 마리아와 엘리사벳 다음으로 주목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시므온은 그윽한 ‘하나님의 신비’(Mysterium Dei)에 이끌려 메시아를 갈모(渴慕)하면서 영적 기품과 삶의 풍모를 이룬 아름다운 사람이다.

하나님과 서로 감미롭게 감응하는 신비체험의 때가 시므온에게 찾아온다. 마리아와 요셉이 주님의 율법에 따라 희생제물을 드리려고 성전으로 아기 예수님을 데려오고, 시므온은 어린 아기 그리스도를 자기 팔로 받아 안아 모시게 된다. 시므온은 주님의 구원을 보고 구원의 신비를 영혼에 머금은 채 노래한다. 노래는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심금을 울리며, 즐거워하는 사람만이 새가 공중을 날 듯 노래할 수 있다. ‘시므온의 노래’(Nunc Dimittis)는 죽음을 앞둔 순간에 이루어지는 하나님 찬양이다. 아래 렘브란트의 작품 <시므온의 노래>(1669)는 아래의 노랫말과 함께 감미(鑑味)해야 한다. <구원>, <빛>, <영광>은 예수님을 언급한다.

주님, 이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을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가게 해주십니다.

내 눈이 주님의 <구원>(σωτήριόν)을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이것을 모든 백성 앞에 마련하셨으니,
이는 이방 사람들에게는 계시하시는 <빛>(φῶς)이요,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δόξα)입니다.
(눅 2:29~32)

그림은 렘브란트가 세상을 떠나던 날(1669년 10월 4일) 미완성인 채로 남겨둔 것을 그 다음날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셈이다. 이 그림에 시므온과 렘브란트 자신의 모습이 겹쳐있다. 렘브란트는 이 주제에 사로잡혔고 길고 긴 기다림의 끝자락에서 드디어 인간의 영혼 안에 슬어놓은 그리스도를 이 그림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가이 회화의 노경(老境)에 이르렀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므온의 나이가 어드메쯤 왔을까? 여예언자 안나의 나이가 여든네 살이었으니 그도 그쯤 되었으리라. 존 웨슬리도 여든여덟까지 주님을 섬기었다. 웨슬리는 이 대목에서 그 나이가 되도록 주님을 섬긴 백발은 ‘영광의 왕관’(crown of glory)이라고 주석했다. 휘어진 노송(老松)을 연상케 하는 꾸부정한 허리, 기도드리는 자세로 모은 두 팔, 그 팔로 품에 안은 아기 예수, 그 눈언저리는 늙어 아슴아슴하고 가까운 곳도 잘 보지 못하는 눈먼 사람의 눈처럼 잠잠하다.

아기 예수님의 맑은 눈빛이 이 모든 것을 알고 사랑하며, 기뻐하고 축복하는 듯하다. 옆에 계신 마리아도 이 모든 영적 교류를 교감한다. 어두워진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먼 곳, 영원무궁을 바라보는 늙은 영혼의 시선은 평안하고 고요하며 그윽하기 그지없다. 늙음이란 초월이다. “내 마음은 고요하고 평온합니다”(시 131:2).

심광섭 목사 전 감신대 교수(조직신학/예술신학)예목원 연구원
심광섭 목사 전 감신대 교수(조직신학/예술신학),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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