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논문] 한국교회의 선교: 지역공동체로 나아가는 기독교교육
[이달의 논문] 한국교회의 선교: 지역공동체로 나아가는 기독교교육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2.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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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일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한국교회의 선교: 지역공동체로 나아가는 기독교교육

현대는 사회학적으로 볼 때 불확실성, 위험, 소통부재와 고독의 시대이고, 인류문화학적으로 볼 때는 다음세대를 키워내는 마을이 사라진 시대이며, 교회사적으로 볼 때는 교회가 사회로부터 게토화 혹은 분리된 시대이다. 현대 교회는 조직신학적으로 볼 때 모이는 교회, 보이는 교회에 치중하다보니 흩어지는 교회, 보이지 않는 교회의 사명, 즉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의 사명 수행은 잘 하지 못했다.

또한 현대교회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신뢰를 잃었으며 결과적으로 교회의 수적, 질적 침체를 경험하게 되었다. 총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현대 한국교회가 신앙공동체이면서 동시에 지역공동체로서 존재하는 것은 교회론적으로 볼 때 당위성을 지닌다.

교회는 하나님의 백성이며 하나님의 백성은 지역사회에서 지역공동체로 나아가는 신앙공동체, 생활공동체가 되어야한다. 이는 기독교교육이 기존의 교회 건물 안 교육을 넘어서서 지역사회로 나아가 가정, 교회, 마을을 통합하는 학습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교가 하나님의 선교(미시오 데이)인 것처럼, 교육도 역시 하나님의 교육(에듀카치오데이)인 것이다.

하나님의 교육이 지역공동체 속에서 실현되려면 기독교교육은 신앙인들로 하여금 신앙공동체의 언어와 지역공동체의 언어를 통합적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이중언어 교육을 수행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이들을 타자화하고 객체화하여 오직 전도나 섬김의 대상으로만 삼지 말고 그들과 함께 존재함을 인지하는 자세를 견지하여야 한다.

기독교교육이 지역 공동체로 나아가려면 디아코니아를 책임으로 인지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진정한 환대를 실천해야 하며 예수님이 지상에서 사역 하실 때 그랬던 것처럼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는 코이노니아 정신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한 때 개인을 구원하고 가정의 부모를 깨우며 마을을 살리고 나라를 일으키는 교회였다. 그때는 교회가 진정한 신앙공동체의 정체성을 갖고 있었고 지역사회의 자랑이었고 신뢰의 대상이었다. 어느덧 비난의 대상이 되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교회의 진정한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루어진 교회는 거룩한 신앙공동체이며 동시에 지역 속에 존재하면서 지역사회로 향하는 지역공동체를 이루어나가는 생활공동체가 되어 존재하는 곳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나아가야할 것이다.

바로 이 하나님의 교육이 실현되는 것을 위하여 기독교교육은 교회로 하여금 지역사회에서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신앙공동체만을 이루는데 주력하는 데에서 벗어나 경계를 허물고 지역사회 속에서 학습, 돌봄, 문화의 지역공동체로 나아가는 교육선교적 사역을 감당하며 공존공생의 정신을 실천하게 하는 구체적인 연구를 계속 수행하여야 한다.

김도일 교수
김도일 교수

 

과거 교회론, 예배당 중심적 사상 펼쳐
성경 및 신학자, 교회는 성도임을 정의
교회와 지역사회 연계, 적절한 선 필요
전도, 교회 향한 인식의 변화에서 출발
미래세대 부흥, 자존감 설립부터 시작

<연구자와의 인터뷰>

교회의 잃어버린 신뢰 회복과 미래세대, 부모세대 양육을 위해 마을 목회와 지역 공동체에 대한 연구를 오랜 시간 동안 해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연구를 통해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자 하시는지요?

‘교회를 바로 세우고 교회가 마을 속에서 제 역할을 하게 만드는 것’이 제 논문의 점진적인 목표입니다. 그리고 연구의 출발점은 ‘교회론적 회심’입니다.

소위 과거 교회론적 회심은 교회당 중심, 건물 중심을 의미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성도들은 교회당에서 예배드리는 신자에 불과했죠. 모든 교회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교회당 중심, 성직자 중심으로 진행됐고, 한국교회는 목회자들의 영향력이 지대한 곳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결국 성도들은 목회자를 영적인 리더, 행정적인 수반 등 모든 것을 관장하는 머리 역할로 여겼고, 일부는 기복 신앙을 이뤄주는 주술사 역할까지도 부여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잡기 위해 교회론적 회심에서 ‘교회론’에 대해 연구하게 됐습니다. 교회론을 연구하면서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모색했고, 그 결과 교회는 건물도 아니고, 제도도 아닌 사람, 즉 하나님의 백성을 의미하고 있었습니다. 본 헤퍼, 칼 바르트, 에밀 브루너, 존 웨슬리 등 다수가 아는 유명한 신학자들 혹은 종교개혁자들도 교회를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성경에서도 교회에 대해 이같이 정의합니다. 에베소서 1:23을 보면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니라’하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고 교회는 예수님을 믿는 하나님의 백성을 뜻하는 것이죠.

결국 세상 속에서 ‘교회론적 회심’을 위해 한국교회가 해야 할 역할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가 하나님의 교회라는 의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개인이 교회가 되고, 그들이 모여 가정을 이루고 교회 예배당에 머물며 마을로 점진적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교회가 할 일임을 깨닫길 바랍니다.

교회가 마을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지만 현실은 그 반대의 상황입니다. 사회와의 융합을 이루기는 커녕, 교회와 세상을 이분화시키고 교회 담벼락 안으로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를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은 무엇일까요?

교회는 교회론적 정립을 세운 이후 지역사회를 향해 담을 쌓는 일을 중단해야 합니다. 분명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교회가 아무런 제약 없이 지역주민들을 예배당에 적극적으로 수용하면 좋겠지만, 개인적인 삶의 편의를 위해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적절한 선을 정해서 담을 헐고 지역주민 삶 속으로 침투하거나, 교회 예배당이 지역주민들의 놀이터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교회가 예배당을 짓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어우러져 그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변화를 도모하고, 교회를 향한 주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일 수 있도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함인 셈이죠.

여러 가지 사례 중 가장 작은 교회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교회의 공간을 대여해주는 것입니다. 상가 건물에 교회 예배당을 둔 A교회의 경우, 지역사회 내 피아노 학원의 콩쿨대회를 위해 교회 예배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한 경우가 있습니다. 학원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회로 인해 교회 예배당을 방문하게 됐고, 좋은 인식을 안겨준 사례로 남게 됐죠.

핵심은 교회가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교회를 향한 사회의 시선을 변화시키고 인식을 바꾼다면, 전도지를 그들의 손에 쥐어주며 전도를 구걸하지 않아도 충분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됩니다. 이른바 지역사회와 교회가 더불어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죠.

'가정·교회·마을 교육공동체' 김도일 지음
'가정·교회·마을 교육공동체' 김도일 지음

그렇다면 미래세대 부흥과 교회의 부흥, 더 나아가서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위해 한국교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선 개인적인 부분에서는 각 사람의 높은 자존감을 확립하도록 양육하는 것입니다. 아들러는 심리학을 통해 ‘미움 받을 용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스승인 프라이트와 학문적으로 대립하면서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으며 우울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본질적인 것들을 그대로 끌어안으며 미움을 받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인지한 이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교회가 성도들, 미래세대를 양육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것입니다. 세상의 잣대에 개인을 저울질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한 영혼을 위해 하나님이 자기 아들을 보내셨다는 사실과, 아들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한 영혼을 사랑하셨다는 것, 그렇기에 각 영혼이 매우 귀한 존재라는 미래세대들이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시대는 사회적인 계급화와 경쟁력, 자본주의와 물질중심주의 등으로 인해 수많은 젊은 세대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쉽게 포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말씀을 중심 삼아 젊은 세대들의 자존감이 건강하게 세워질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하는 것이죠.

또 미래세대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부모세대 역시 동일하게 양육을 해야 하고, 부모세대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교회와 목회자들, 기성세대에 있는 가르치는 사명을 지닌 이들이 자신만의 아집을 버리고 성경적 측면에서 교육해야 합니다.

올바른 신앙관에서 미래세대와 부모세대, 목회자들과 교회가 바르게 세워진다면 결과적으로 지역사회와의 상호적인 연결도 가능한 일이 됩니다. 결국 가정과 교회와 마을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시작점은 교회론적 입장에서 교회를 이루고 있는 성도를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서 양육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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