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초갈등사회
[뉴스비평]초갈등사회
  • 권혁률 교수
  • 승인 2020.02.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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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안에서 지성과 영성을 겸비한 목회자로 평가받는 한 목회자가 얼마 전 이 지면에 ‘초 갈등사회?’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였다.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은 글이다. 실제로 요즘 언론에는 ‘갈등사회’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으며, 수많은 갈등상황을 전하고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듯한 뉴스가 넘쳐나는 현실로 인해 뉴스를 보기 싫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싼 언론보도에서도 이런 양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음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얼마 전 “대한민국은 갈등 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으며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 OECD 37개국 중에서 대한민국의 사회갈등지수가 최하위수준인 32위(2015년)라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으로 야기된 비용은 1인당 GDP의 27% 수준으로 매년 국민 한 사람이 9백만 원을 사회갈등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라고 한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이 분의 글은 그래도 우리에게 희망을 갖자고 제언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권력 갈등과 그 해결 과정이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지는 않지만, 해방 이후의 흐름에서 보면 전보다 훨씬 낫다. 구한말 이후 우리 사회는 늘 갈등을 겪으면서 발전해왔다. 현재의 갈등 상황을 무슨 대단한 비극이라도 되는 듯 ‘초 갈등사회’라고들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갈등의 현상보다 갈등을 해결해온 우리 사회의 역량을 신뢰하자”는 것이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초 갈등사회’라는 현실을 한탄하고 안타까워만 할 것이 아니라 갈등해결에 대한 믿음과 노력이 따라야만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한국교회가 갈등을 해결하고 우리 사회에 평화를 실현하는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실은, 요즘 한국사회 안에서 주요한 갈등유발자가 다름 아닌 한국교회와 기독인이라는 쓴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 등 한때 한국교회를 대표하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던 교회들이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의 거친 언행은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에 종교적 신념까지 색을 덧입혀주면서 갈등의 극단화, 맹목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초 갈등사회’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교회 스스로가 갈등유발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두 번째로 우리 사회에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양극화 현실에 교회가 적극 대처해야만 한다.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죽어가는 이들이 없도록 국가의 정책을 바꾸는 노력과 낮은 자를 섬기는 선교적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갑을관계에 따른 여러 가지 갑질이 사라지도록 정책적 노력을 촉구하고 교인들과 국민들의 선한 의지 고양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는 사회풍토에 교회가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야말로 여와 야 사이에, 남과 여 사이에, 기업주와 노동자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는 현실을 제대로 된 대화로 풀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교회는 갈등과 분쟁, 대립의 현장에서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

권혁률 교수<br>(성공회대 연구교수,전 CBS 대기자)<br>
권혁률 교수
(성공회대 연구교수,전 CBS 대기자)

권혁률 교수

성공회대 연구교수

전 CBS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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