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이면 고발한 ‘기생충’ 오스카 ‘4관왕’ 수상하다
한국사회의 이면 고발한 ‘기생충’ 오스카 ‘4관왕’ 수상하다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2.16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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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 양극화, 전 세계의 관심거리
‘한국 영화’ 특수성, 이목 집중시켜
영화 거울삼아 한국교회 자성 필요

한국사회의 이면을 담아낸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했다. 사진은 트로피를 안고 있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A.M.P.A.S.®
한국사회의 이면을 담아낸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했다. 사진은 트로피를 안고 있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A.M.P.A.S.®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PARASITE)’이 각본상과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4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 최초로 4관왕의 영광을 끌어안은 소식은 한국 및 세계 각국의 트위터 등 각종 SNS를 뜨겁게 달구었다.

전 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 넣은 영화 ‘기생충’은 상류층에 속해있는 가족과 하류층에 해당하는 가족, 또 하류층 부부간의 갈등을 담아낸 작품이다.

상류층 가족 속에서 기생하는 하류층의 가족과 하류층 부부가 서로 살기 위해 상대방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장면을 그려낸 영화의 결말은 계급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 때문에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과 같은 울림과 씁쓸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며 영화관을 빠져 나왔다.

사회의 양면을 그대로 그려낸 영화 기생충에 대해 문화선교연구원 김지혜 목사는 “자본주의 사회가 세계적으로 팽배해지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 상황을 한국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사회의 양극화를 한국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나 ‘설국열차’와 같은 영화는 서부의 자본을 갖고 오거나 영화 속에 영어를 통해 대화하는 모습을 그려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장치 없이 한국사회의 이면을 그대로 보여준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며 “어쩌면 가장 한국적인 영화가 오히려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통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원한국학연구소 이정배 교수 역시 영화 ‘기생충’에 대해 전 세계가 이목을 모은 원인으로 ‘계층의 갈등’을 그려낸 보편성과 ‘한국 영화’란 특수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짐을 꼽았다.

이 교수는 “현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과제, 문제는 계층 간의 양극화인데, 영화 ‘기생충’은 이러한 이슈를 가장 잘 담아냈다”며 “특히 계층 간의 양극화는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관심거리이자 논란이며 사회적 문제다. 다수가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이야기가 수상의 영광을 안을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독교계는 영화 ‘기생충’ 내용을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바라봤다. 영화 속 하류층 가족들은 동일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상생을 도모하기는 커녕 각자의 생존만 추구한다. 이정배 교수는 영화가 기독교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를 거울삼아 한국교회의 현실을 돌아보는 자성의 태도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기독교는 낮은 사람들을 구원하고 그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 예수 정신에 맞는 일이지만, 한국교회의 실상은 그러하지 못하다”며 “굳이 영화에 비추어보지 않아도 한국교회가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한국교회는 사회의 성장 분위기에 휘말려 교세를 키우는 일에 급급했고, 그러다 보니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됐다”며 “이제는 교회가 낮은 자들, 누군가에게 기생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몹시 어려운 이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혜 목사도 영화를 바탕으로 기독교의 나눔과 상생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길 것을 당부했다.

김 목사는 “영화는 계급으로 말미암아 경제적인 계층으로 분리되고 불신하며 서로 갈등하는 현재 상황을 굉장히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독교 정신과 반대되는 내용”이라며 “실상에서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연합하는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예수님께서 죄인들, 세리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셨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다름을 인정하고 차별이 아닌 다양성을 존중하고 섬기며 나눔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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