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말씀대로 어려움 당한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 그들이 당한 일을 자기 일처럼 보살펴 주는 이들, 어렵고 힘든 세상길에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좋은 이웃이 되어주는 귀한 사역을 소개하는 ‘길동무’ 코너의 두 번째 만남이다.
안산이주민센터 박천응 대표를 만났다. 박천응 목사는 먼저 ‘길 위의 동무’로서 교회의 역할에 관해 말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마리아인의 예화에서처럼 “교회는 지극히 작은 자, 사회적 약자, 소외된 자의 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여기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있고 도움이 필요한 사회의 사각지대는 언제나 존재한다. 박천응 목사는 말한다. “예수님 당시에도 메시아를 열망했던 사람들은 사회적인 약자였다”고.
인터뷰를 시작하기 바로 전에도 마산 근처에서 전화가 왔단다. 카자흐스탄 사람이 다쳤는데 어디 싸게 진료 받을 수 있는 곳이 없겠느냐고. 그 사람의 비자와 신분을 물었더니 한달 다니러 온 사람이라고 했다. 이런 경우라면 법과 제도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박천응 목사는 안타까워 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의 아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이젠 대학을 가야하는 나이가 되었는데 법은 중학교까지만 보장한다.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받아줄 수 있다.
‘길 위의 동무’가 되어 주는 것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법과 제도를 개선해 주는 공적인 영역과 외국인 체류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필요와 고통을 돌보는 사적인 영역이다. 공적인 영역으로는 사적인 문제들을 즉시, 직접, 다 해결해 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바로 ‘돈’의 문제다. 그가 왜 불법 체류자가 되었는지, 무슨 일로 분쟁이 생겼는지 원인을 찾아 해결해 줄 수는 있지만 당장 생계 문제와 치료비 등 돈으로만 해결되는 현실의 문제들은 어쩔 수가 없다.
박천응 목사는 이주민 사역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주민 사역의 과제는 인권 문제가 해결되었어도 남아 있는 의료, 교육 등의 인권 관련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재정이 넉넉한 교회가 이주민 사역을 직접 벌이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기관과 연대하여 재정을 지원하고 전문 사역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이주민 사역의 재원 문제를 해결하고 교회도 살리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주민들도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다문화 사회로 정착해 가는 농촌의 변화와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들의 선택은 이주민들을 주인으로 세워나가는 새로운 선교다. 이제 결혼 이민자들이 교회의 중직으로 세워지고 한국사람 밑에 이민자들이 있는 그런 시대는 지나갈 것이다. 그들 스스로 돕고 스스로 일어서는 선교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다문화 프로그램은 이것을 돕는 방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