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놀이, 놀이와 교육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대조되는 것, 역설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교육과 놀이가 만나 상호작용하는 게이미피케이션(Gaminification)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요소가 교육, 마케팅, 업무 등의 일반적인 삶의 영역에 적용된 것이다.

무엇보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주목받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몰입’ 때문이다. 학습자는 교육을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게이미피케이션에서 놀이적 요소가 적용된 교육에서는 학습자가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더 나아가서 학습의 과정에 ‘몰입’한다. 몰입은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몰입 자체가 주는 성취감과 만족감이 있다.

우리는 몰입의 경험이 있다. 어린 시절 마을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불러도 듣지 못해서 어머니가 내 눈 앞까지 오셔서 나를 부르실 때, 그 때에서야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과의 놀이에 몰입하니 어머니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일상적인 삶에서도 동일하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책 또는 핸드폰에 정신을 쏟다가 자신이 내려야 할 정거장의 방송을 듣지 못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린 적이 수차례 있다. 무엇인가에 몰입하면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주변에서 불러도 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몰입이다.

몰입은 “주위의 모든 잡념, 방해물을 차단하고 원하는 어느 한 곳에 자신의 모든 정신을 집중하는 일”로 정의한다(네이버지식백과, 2014). 어느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몰입이다. 주위의 어떤 것도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 상태가 몰입의 상태이다. 몰입하면 시간의 흐름, 공간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몰입하면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고, 그 ‘대상’에게 완전하게 집중하게 된다. 공부를 할 때 또는 글을 쓰게 될 때, 몰입하게 되면 자신을 잊어버리고, 시간의 흐름도 느끼지 못하며, 공부 또는 글에 온 집중을 다하게 된다. 이 때 공부 또는 글이라는 대상이 자신과 구분이 없어질 정도로 하나의 상태가 된다. 이것이 바로 몰입의 상태이다.

하나님과의 놀이도 몰입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 찬양, 말씀, 예배, 예전, 신앙교육, 성서공부 등 신앙생활이 하나님과의 놀이가 되어야 하고, 그 놀이 안에서 몰입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 다윗은 하나님과의 놀이에서 진정한 몰입의 상태를 잘 보여준다.

다윗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정하고,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오려고 했다. 다윗이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가져오려고 한 것은 여호와의 법궤에 큰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법궤가 있는 곳은 하나님이 친히 임재 하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주시고, 말씀하시며,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궤를 옮기려고 3만명의 사람을 구별하며 여호와의 법궤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그 법궤가 들어오니 얼마가 기쁘고 즐거운 일인가.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힘을 다하여 춤을 추었다(삼하 6:16). 자기의 몸이 드러날 정도로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뛰놀며 춤을 추었다(삼하 6:20). 다윗은 ‘하나님’이라는 대상에 온전히 집중하는 영적인 몰입의 상태였다. 하나님의 법궤가 들어오므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면서 그 임재하심에 집중하였다.

주위의 어떤 것도 다윗을 방해하지 않는 영적인 몰입의 상태였다. 다윗은 영적으로 하나님의 임재에 몰입하면서, 하나님과의 놀이, 즉 힘을 다하여 뛰놀며 춤을 추었다. 자신이 왕이라는 신분을 잊어버릴 정도로 하나님과의 놀이에 몰입하였다.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면서 하나님이라는 대상에 흠뻑 젖게 되어 하나님과 함께 뛰놀려 춤을 추는 영적인 몰입이 일어났다.

그렇다. 영적 몰입은 자기 자신을 잊어버리게 한다. 자아를 놓게 한다. 오로지 하나님의 임재하심 속에서 하나님과 춤을 추며 뛰노는, 그래서 주변의 어떤 것도 하나님과의 놀이를 방해할 수 없는 영적 몰입의 상태가 된다. 이제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말고 하나님과의 놀이, 힘을 다하여 뛰놀며 춤을 추는 영적 몰입 상태에 들어가자.

양성진 교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