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기독 문학가의 발자취를 따라서
[독서순례] 기독 문학가의 발자취를 따라서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2.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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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동주에서 아야코까지’

2017년에 필자가 유럽의 종교개혁지 답사를 갔을 때 스위스의 제네바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제네바에는 종교개혁가 잘 칼뱅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가 사역한 성 피에르 교회, 그가 살았던 사택, 그리고 그의 마지막 무덤을 방문해보니 필자는 칼뱅의 생애와 신학에 더욱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었다.

비록 제네바에서 칼뱅과 직접 대면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손길과 발길 그리고 그의 마음이 머문 곳을 방문한 것만으로도 칼뱅과 더욱더 친밀해진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제네바를 직접 방문하고 나서 필자는 칼뱅과 ‘나와 그것’(I and It)의 관계가 아니라, ‘나와 너’(I and Thou)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2018년에 국민일보의 이지현 기자는 기독 문학가의 흔적이 있는 곳을 일일이 찾아다녀 ‘동주에서 아야코까지’라는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과 대만까지 직접 방문해 기독 문학가의 흔적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이 책에는 28인의 기독 문학가가 소개되어 있고, 저자는 기독 문학가의 생가나 기념관을 직접 방문해 그들이 작가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동했는지 이 책에서 담담하게 풀어낸다.

저자는 기자이면서도 동시에 시인으로 등단한 문인이기에 이 책은 단순히 신문기사를 모은 것이라기보다는 문학 기행집이라는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여겨진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는 ‘우리가 좇아야 할 북극성, 예수’, 2부는 ‘내가 거름이 돼 별처럼 고운 꽃으로 피어난다면’, 3부는 ‘깊은 마당 벗어나 높은 하늘 바라볼 수 있었다’, 4부는 ‘희망으로 닦는 구두는 닳지 않는다’라는 장제목이 달려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독 문학가의 발자취를 뒤따른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그들의 문학은 시대의 정신이었고 살아있는 신앙고백이었다.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함께 살아간 이들에게 더 없는 존경과 경의를 보낸다. 그 이름에 경의를 표하며 이름 하나 하나를 다시 불러 보고 싶다. 윤동주, 미우라 아야코, 김현승, 박목월, 박두진, 권정생, 황금찬. 형언할 수 없는 감동으로 벅차오르게 하기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의 가슴을 우비기도 하며 별같이 빛났던 이름들이다.” (11쪽)

이 책에 소개된 한국인 기독 문학가의 이름을 일일이 살펴보면, 한국문학계에서 큰 존재감을 가진 이름이 결코 적지 않다. 윤동주, 이청준, 권정생, 천상병, 박목월, 박두진, 김현승, 심훈, 김춘수 등의 문학가는 이미 한국문학계에서 그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독교가 지난 시간동안 한국문학의 발전과 성장에 직간접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동주 시인과 김현승 시인 같은 경우는 그들의 작품에 기독교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이는 그들이 모태신앙으로서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숭실중학교와 같은 미션스쿨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기독교는 교회를 통해 우리의 영혼을 부요하게 했고, 이러한 기독 문학가를 통해 우리의 정신을 부요하게 했다. ‘동주에서 아야코까지’를 다 읽고 간만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인생의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 손에는 신앙을, 한 손에는 문학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삶을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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