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교회모델] 이웃교회는 경쟁자 아닌 동역자, 형제교회
[미래세대 교회모델] 이웃교회는 경쟁자 아닌 동역자, 형제교회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8.03.30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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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네 형제교회, 연합이 생명이다
연합금요기도회로 시작한 연합, 어느덧 10년째
교회는 생명을 얻고 성도와 목사는 형제를 얻다

미래세대 교회 모델을 찾아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5:3)

성경의 인물들 대다수는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이들이었다. 아브라함부터 요한까지 찬찬히 살펴보면 외로움이 곧 영성이 되고 영성은 특별한 고백을 만들었다. 요셉이나 다윗, 사도바울처럼. 예수님도 겟세마네에서 외로운 기도를 드리지 않았던가?

최일영 목사(경산서부교회), 박재수 목사(경산비전교회),박경환 목사(사랑의빛광성교회), 김동욱 목사(옥곡교회)
최일영 목사(경산서부교회), 박재수 목사(경산비전교회),박경환 목사(사랑의빛광성교회), 김동욱 목사(옥곡교회)

한 외로운 목사가 있었다. 대형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할 당시 군중과 스케줄 속에서 외로울 틈이 없었다. 하지만 교회를 개척하고 나니 고독하고 외로웠다. 교회 창립 1주년 기념으로 부흥회를 열었는데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다 보니 힘들어 죽을 뻔 했다. 협력하던 동역자가 그리웠다. 경산비전교회 박재수 목사 이야기다.

박 목사가 힘들어하며 손을 내밀었을 때 옥곡교회 김동욱 목사가 마주잡았다. 경북 경산지역에서 개척한 지 1년 된 두 목사는 근처에 자신들보다 오래된 경산서부교회 최일영 목사를 찾아갔다. ‘연합’하자고 말했지만 거절당했다. 최 목사는 혹시나 책임지지 못할 시작이 될까봐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목사들에게 공동의 사명이 있었다. 교회를 살리는 것.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영혼들을 양육하고 건강한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생명을 걸어야 했다.

그 당시 대구의 한 교회에서 금요기도회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대구의 위성도시였던 경산시에서도 기도하는 성도들이 금요일마다 대구로 떠나는 일이 빈번했다. 이는 곧 수평이동으로 이어져 경산지역 교회의 위기가 되었다. 이제 막 교회를 개척한 박재수 목사와 김동욱 목사, 안정적이던 최일영 목사에게도 큰일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게 ‘연합 금요기도회’다. 박재수 목사는 “기도해야 했다.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기도회가 필요했다. 그래서 세 교회가 한 달에 한 번 금요기도회를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연합기도회가 바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연합금요기도회를 어디서, 어떻게 진행할지 한 달 전부터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금요기도회를 하지 않던 경산서부교회에서는 먼저 시작했다. 오랜 준비와 대화 끝에 2011년 연합부흥회를 시작으로 매달 연합금요기도회가 시작되었다.

@박경환 목사
@박경환 목사

2012년 문화사역자를 꿈꾸며 경산지역에 개척한 사랑의빛광성교회 박경환 목사가 함께 합류하면서 ‘연합’의 역사는 더욱 강해졌다. 네 명의 형제교회 목사들은 각자의 달란트를 연합을 위해 사용했다.

@박경환 목사
@박경환 목사

경산지역 2km 근방에 위치한 형제교회 네 명의 목사들은 시간이 될 때마다 만난다. 성도를 위해, 교회를 위해 어떻게 연합해야하는지 고민하고 또 나눈다. 연합의 원칙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누구라도 궁금하거나 마음에 쌓아두는 것 없이 편하게 대화하는 것이 연합의 첫걸음이었다. 개교회의 사정과 특성에 맞춰 연합의 그림도 그렸다. 예를 들면 ‘연합금요기도회에 간식으로 무엇을 줄까?’라는 질문에 ‘언제나 요구르트’로(연말 연초를 제외하고), ‘집회에 부를 찬양은?’ ‘모두가 아는 찬양’, '연합부흥성회 헌금은?' '교회마다 다른 색깔의 봉투로 구분' 등 답을 얻는 방식이었다. 경쟁의식도 소외감도 없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연합. 점점 교회들은 살아나기 시작했고, 목회의 외로움과 고독은 사라졌다. 그리고 목회자와 교회는 형제를 얻었다.

박경환 목사는 “심령이 가난하다 보니 이뤄진 연합이었다”라고 말한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5:9)

“연합으로 교회는 모든 것이 상향 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연합을 시작한 지 벌써 만 9년. 형제교회 목사들의 동일한 고백이다. 연합부흥회를 시작으로 매달 한 번 금요기도회가 시작되자 실질적인 문제들이 드러났다. 비교의식과 경쟁심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곧 경쟁대상이 아니라 동역자라는 인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일영 목사는 연합금요기도회를 시작할 당시 “처음에 설교부터 비교되었다. 하지만 1년 쯤 지나고 나니 오히려 자유로워지면서 ”누구 목사님 설교에 은혜받았다“라는 나눔이 자연스러워졌다. 교회가 돌아가면서 기도회를 진행하다 보니 성도들이 점점 진심으로 교회를 사랑하고 보살피기 시작했다. 보수적이고 변화를 꺼려했던 우리교회가 연합을 통해 오픈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 특히 남선교회가 살아났다”라며 교회 커튼부터 강대상까지 바꾼 성도들의 교회사랑을 자랑했다.

박재수 목사는 “연합금요기도회를 각 교회에서 준비하기 위해 찬양팀에 더 신경 쓰게 되고, 박경환 목사가 이 분야에 달란트가 있어 음향 같은 부분에서도 한 교회에서 무선 마이크를 사용하면 나머지 세 교회도 함께 바꾸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김동욱 목사는 “성도들에게 볼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로 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라는 것을 강조했다. “작은 교회라고 어디 가서 교회 이름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던 성도들이 이웃에게 옥곡교회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나의 교회’라는 인식도 심어졌다.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서로 존중하면서 ‘형제교회’를 자랑한다. 네 개 교회가 1 년에 한 번 체육대회를 연합으로 하는데 굉장한 축제다. 새신자를 초청하는 등 전도하는데 쓰임 받는다.”

네 교회의 교구도 확장되었다. 축하하는 행사도 많아지고, 경산시내를 가면 인사하고 반가워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박재수 목사는 “작은교회에는 생존력이 없는데 연합하면서 외부의 위험성으로부터 보호되면서 스스로 건강한 교회, 건강한 성도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박경환 목사
@박경환 목사

교회마다 기도에 불이 붙는 건 물론이고 성도들의 간증도 넘쳐났다. 교회의 영역이 확장되다보니 교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배가 된다. 작은교회가 할수 없던 선교사도 파송했다. 연합부흥성회의 규모도 커졌다. 작은 교회 혼자 초대하지 못하는 영향력 있는 강사들을 초청하게 된 것이다. 2011년 권병학 목사(안산시흥교회)를 시작으로 이순창 목사(연신교회),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 김동호 목사(높은뜻교회), 올해는 장학일 목사(예수마을교회), 비밀이지만 내년엔 장경동 목사(중문교회)가 초청될 예정이라고 한다. 부흥회를 하러 오는 강사들마다 교회를 살리고자 연합하는 네 교회 모습에 감동 받아 목회자 부부를 초청해 대접하기도 했다.

@박경환 목사
@박경환 목사

다른 지역에서 이 특별한 연합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시도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그런 곳이면 네 개의 형제교회는 언제든지 상담하고 ‘연합의 힘’을 전한다. 형제교회의 연합의 방법과 효과는 오픈되어 있다. 교단 시찰회에서도 넷 중에 한 명이 시찰장이 되면 행사의 규모와 영향력이 달라진다. 네 명의 목회자가 함께 동역하기 때문이다.

독수리 오형제였던 적도 있었지만 네 교회의 연합은 건강하게 지속되고 있다. 연합은 긍정적인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궁금했다. 한 달에 한 번 연합금요기도회와 일 년에 한 번 부흥성회, 체육대회가 어떻게 연합의 큰 힘을 갖게 하는지.

최일영 목사는 “연합에 원칙이 있다. 절대 교회의 고유성을 해치면 안 된다. 획일화와 간섭을 지양하기 때문에 행사를 더 늘리지 않는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교회를 살리기 위해 시작한 연합의 목적을 늘 상기한다. 연합이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연합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김동욱 목사는 “연합을 유지하는데 또 중요한 것은 초심이다. 경산비전교회 같은 경우 합병으로 커졌음에도 박재수 목사가 늘 초심으로 함께 연합한다”라고 덧붙였다. 형제교회 목사들은 연합하기 전의 외로움과 위기감을 절대 잊지 않는다. 현재 잘된다고 해서 절대 앞서가지 않는다. "외로움으로 심령이 가난했던 우리가 연합으로 부요함을 누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연합은 또한 화평을 가져오고. 성도들은 물론 목회자들도 섬기는 교회와 전하는 복음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졌다.

목회의 외로움으로 시작한 연합이었다. 교회를 살려야겠다는 절박함으로 연합의 목적은 더 강해졌다. 그리고 교회는 생명을 얻고 사람은 형제를 얻었다. 목회의 자리에서 외로운가? 교회를 살려야 되는가? 연합이 생명이다.

@박경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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