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보환 감독, “남·북이 대사관을 상호 주재할 수 있도록 올해 한국교회가 나설 것”
[인터뷰] 윤보환 감독, “남·북이 대사관을 상호 주재할 수 있도록 올해 한국교회가 나설 것”
  • 김유수 기자
  • 승인 2020.01.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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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영광교회 윤보환 감독

만난사람= 상임이사 박진석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에게 있어 2019년은 순탄하지 않은 한해였다. 지난해 8월 윤보환 감독(영광교회)은 그 혼란스러웠던 감리회의 감독회장 직무대행에 선출됐고, 12월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에 취임했다. 새해를 맞아 본지 상임이사 박진석 목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중책을 맡은 윤보환 감독에게 그의 목회관과 앞으로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진보와 보수의 통합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윤보환 감독. 김유수 기자

2020년 새해 인사를 전하자면.

숫자가 보기에도 아름다운 2020년에는 한국교회에 아름다운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 나는 한국교회가 민족을 향한 민족교회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해왔다. 올해에는 생기있게 다시 살아난다는 뜻의 성경적 부흥이 일어나길 바란다. 교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문화, 경제도 어려운데 2020년엔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이 다시 생기있게 살아났으면 좋겠다. 성령이 아니고서는 부흥이 일어날 수 없다. 올해엔 성령으로 생기 있는 리더십의 복이 한국교회에 임하기를 바란다.

목회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나는 안 믿는 가정에서 태어나 잠시 사회생활도 했고, 10년을 선교사로 있다가 개척했으니 목회를 늦게 시작한 편이다. 목회를 잘하기 위해 성경을 연구했고, 깊은 기도로 능력을 받아 다양한 은사를 경험하기도 했다.

부흥을 경험한 나는 죽을 때 “그 성도님들을 만나 행복했다”고 고백할 수 있는 목사다. 그런데 ‘그 성도님들에게 “그 목사님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하는 고백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내게 ‘목회는 아버지가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셨다. 이후로 내 목회 원칙은 성도들의 행복을 위한 자기희생이 됐다.

많은 후배들이 능력을 받고 싶어 하지만 목회의 핵심인 아버지가 되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희생이다. 우리는 병을 고치면 의사와 헤어지고, 학문을 마치면 교수와 헤어진다. 아버지는 의사도, 학자도 아니지만, 병원과 학교에 가 있던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돌아와 아버지 안에서 평안을 누린다. 이처럼 아버지는 마음의 고향이다. 아버지 마음! 이것이 하나님이 모든 것을 희생하신 예수님을 보내신 마음이다. 나는 항상 ‘내가 성도들에게 아버지인가?’라는 질문을 한다.

그래서 교회가 커질수록 두려움이 생긴다. 아이들이 많아지면 부모도 자녀들에게 각각 관심을 주기 어렵듯이 교회가 커지면 물질로는 풍족해도 목사가 모든 성도들에게 관심을 주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최소한 자녀 이름을 모르는 아버지가 있겠느냐는 생각에 모든 성도의 이름을 다 외운다. 초신자들은 내가 그의 이름을 외우고 안수해주면 놀라곤 한다.

감리회는 몇 년간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어려운 시기에 어떤 마음으로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나?

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담 이후 인류에게 어려움이 없던 시절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오히려 어려움으로부터 성장해 가는 과정에 생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루터의 종교개혁시대도 얼마나 어려웠겠나? 한국교회는 사실상 40년 만에 천만 성도를 일으켰다. 사람도 갑자기 크면 성장통이 크다. 지금 한국교회의 혼란은 안정화 되는 과정이며 우리 감리회도 마찬가지다. 성숙해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지금의 이 위기도 성장 과정이다. 나는 지금 상황에서 신의 한 수는 유추나 확대해석 없이 오직 있는 그대로 감리회의 법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민족의 아픔과 하나님의 증거가 맞아떨어졌다. 모든 역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며 성경과 우리 역사는 무관하지 않았다."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2018년 신사참배 참회운동, 2019년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기념대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한국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 민족의 역사가 하나님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1996년부터 22년 동안 1938년 목사들의 신사참배를 회개하는 운동을 하자고 주장했다. 1,600여 통의 편지를 보냈지만 대부분 어렵다고 했다. 물론 내가 그 상황이었어도 신사참배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회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역사에서 죄를 지목하는 것은 죄를 알고 회개하게 하시려는 것이고, 죄를 짓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회개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신사참배 거부한 목사들이 남한으로 갔기 때문에 남한이 하나님의 나라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보니 민족의 아픔과 하나님의 증거가 맞아떨어졌다. 모든 역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며 성경과 우리 역사는 무관하지 않았다. 그렇게 믿으니 성경 속에서 흘러온 역사가 각 나라에의 영적 역사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보였다. 나는 특히 신사참배와 3.1운동을 삼위일체 하나님이 역사하신 기독교 운동으로 봤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감리교회의 최고 목표는 민족과 함께하는 민족교회로 나아가는 것이다. 김구, 안창호, 유관순, 주시경 등 민족 근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많은 위인이 감리교인이었고 감리교는 우리 민족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른다. 그래서 올해엔 감리교라는 교단적 브랜드를 널리 홍보하여 감리교회가 한국 민족사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올해는 6.25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올해 NCCK에서는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영적 종전선언을 하려고 한다. 모든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으니, 그분 앞에서 우리 민족의 교회들이 서로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2월 NCCK에서 교단장들과 함께 회의하여 6.25 전쟁 70주년에 남북이 대사관을 상호 주재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남북 대사급 성명서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NCCK 회장에 취임했다. 갈등과 분쟁으로 인해 극단으로 분열된 한국 사회에서 NCCK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리는 모두 젊은 시절을 NCCK와 같이 살아온 사람들이다. NCCK의 방향은 복음 안에 있는 진보지, 복음을 버린 진보가 아니다. NCCK가 복음 안에서의 진보를 회복하고, 한교총 같은 곳이 복음 안에서 보수를 회복하면 진보와 보수가 복음으로 연합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러니 NCCK가 우선 복음을 잘 확장해서 복음 안에 진보를 세우고, 보수와 연합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연합하는 방법은 계속 만나는 방법뿐이다. 다행히 보수교회 쪽에선 내가 NCCK 회장이 된다니 다들 좋아하셨다.

지금의 교회는 보수와 진보로 나뉜 것 같지만, 사실 복음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다. 예수님은 최고의 진보주의자이자 보수주의자셨다. 한국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복음 안에서의 민족 윤리와 이념을 품고 그 안에서 든든히 서가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의 진보와 보수가 힘을 합쳐야 한다. 복음에는 중용의 장점이 있으니 교회가 국가에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감당해야 한다. 무엇보다 NCCK가 해야 할 일은 복음에 대한 가치를 확고하게 심는 것이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

하나님! 이 민족이 한 방향에서 복음의 틀을 가지고 가게 해주소서. 2020년에는 한국교회의 진보와 보수가 복음 안에서 하나 되게 하시고 남과 북의 교회가 하나 되게 하시어 민족의 십자가가 한 민족에게 나타나는 한 해가 되게 해주소서. 올해 교회가 민족 번영을 이끌었던 근대사의 역사가 다시 한번 나타나게 하소서. 주님, 천만의 그리스도인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한 사람, 넉넉한 사람 모두가 함께 사는 교회의 모습을 세상에 보이게 하시고, 이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교회로 들어오게 하는 역사를 이루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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