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1.1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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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목회모델]김상인 목사(움직이는교회)下
“교회로 살면 교회는 개척된다”
움직이는교회가 세워진 홍대거리. 출처 교회 페이스북

 

움직이는교회는 DNA

“교회로 살면 교회는 개척된다”

일상교회개척운동으로

1인 1교회를 개척한 성도들

어린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 같이(눅10:3)

홍대에 교회를 개척하고 김상인 목사가 했던 기도는 “왜 여기로 보내셨습니까?”였다. 그가 계획했던 것이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 환경이었다. 대학생과 관광객 밀집지역인 홍대는 복잡하고 낯설고 이단이 극성이었다. 그러면서 말씀이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보내시며 ‘어린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 같다’고 하셨는데 딱 그의 상황이었던 것이다.

“예수님은 선한 목잔데 제자들을 이리 가운데 보내셨다. 환경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처한 환경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이 어린양으로 오셨다. 그 분이 오셔서 맞으셨고, 잡히셨고, 죽으셨다. 쉽진 않다. 그런데 예수님이 분명히 하신 것이 있다. 사랑하신 것, 사랑을 남기신거다. 내가 이곳에서 해야 하는 것은 사랑을 남기는 거였다.”

2018년 6월에 개척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던 김 목사는 9월부터 홍대에서 만난 청년 2명과 도시선교사로 살아가기로 작정했다. 교회 개척 당시 계획하고 있던 지역교회(Local-Church)가 아니라 홍대라는 선교지에 맞는 선교적 교회가 되기로 한 것이다,

평안의 사람을 만나다

김 목사는 낯선 홍대에서 누가복음 10장에 등장하는 ‘평안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들어간 미용실이 아는 전도사의 아내가 원장으로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가 김 목사에게 한 자매를 소개시켜 줬다.

“매일 우리 미용실에 와서 드라이를 하고 가는 자매가 있는데 너무 우울하고 말할 상대가 없어서 오는 거다. 그 자매가 교회를 가고 싶어하는데 움직이는교회는 어떠냐?”

그렇게 움직이는교회 성도가 됐지만 조울증도 심하고, 집이 없어 어려웠다. 그래서 그 자매를 위해 공동숙소를 시작했다.

그 자매가 자신을 도와준 이가 있다며 또 다른 형제를 소개했다. 클럽 앞에서 케밥을 파는 자말리라는 방글라데시 무슬림이었다. 20년 넘게 한국에 거주한 그는 클럽에 오가는 사람들의 이름을 다 알뿐 아니라 지갑, 핸드폰, 가방 등을 그에게 맡기고 그를 ‘동네 이장님’이라고 불렀다. “저 사람이 누구냐?”라고 물으면 자말리는 이름과 상황을 설명해줄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종교심에서 우러난 친절을 경험한 이들이 한 두명이 아니었다.

자말리가 김 목사에게 “이런 일은 교회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럽에 오는 청년들, 술 취한 이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이들을 위해 사역하는 것이 움직이는교회의 비전이 되었다.

홍대 라면 맛집으로 소문난 움직이는교회. 출처 교회 페이스북

“무엇이 필요하니?”(ft.홍대 라면 맛집)

김 목사는 선교사들과 새벽마다 홍대를 돌아다니며 어떤 사역을 해야할지 찾기 시작했다. 자말리는 그런 김 목사에게 도움이 많이 필요한 곳으로 클럽 밀집 지역이면서 노점도 들어가기 어렵고 위험한 곳이라며 삼거리 포차를 소개해줬다. 움직이는교회 사역지가 생긴 것이다.

그곳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춤을 추기 위해 밤새 거리를 지키고 있던 십대들이었다. “무엇이 필요하니?”라고 묻자 “춥고 배고프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목사는 당장 중고로 캠핑 장비와 발전기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라면을 끓여주고 따뜻한 자리를 제공했다. 움직이는교회는 홍대 라면 맛집으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클럽 밀집 지역에 맛있는 라면 냄새와 따스한 공간이 생겼다.

그러자 개척하면서 김 목사가 꿈꾸던 환영받는 장면이 연출됐다. 새벽에 김 목사와 선교사들을 향해 아이들이 달려와 안겼다. 환영하고 반가워했다.

김 목사와 선교사들은 매일, 혹은 매주 만나는 성도들이 생겼다. 클럽 직원, 재활용 줍는 할머니, 춤추는 십대 청소년들, 술에 취한 청년, 문신한 청년 등.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들의 필요가 교회의 비전으로

새벽에 만난 십대들 중 한 형제에게 생일축하를 해줬다. 그 형제가 “생일 축하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며 펑펑 울었다. 온 몸에 문신한 청년을 만났다. 자해를 했던 흔적을 숨기고 싶었던 그는 대신 몸에 문신을 했다. 김 목사와 선교사를 향해 욕을 하는 청년이 있었다. 온 가족이 함께 교회를 다녔던 그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자신도 팔에 장애가 생겼다. 교회 사람들은 오히려 그에게 “왜 그렇게 사냐?”며 상처를 줬다. 가오나시 분장을 하고 클럽에 오는 청년도 만났다. 자존감이 낮았던 그는 가오나시 분장을 하자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좋아 대구에서 매주 홍대까지 왔다고 한다. 왕따 당해 괴로웠던 이야기를 하는 청년도 있었다. 그곳에서 선교사와 목회자 자녀들도 만났다.

“선교사들에게 복음은 전하지 말고 일단 이야기를 들으라고 교육했다.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됐다. 도시를 이해하고, 아이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던 이들이 오히려 김 목사와 선교사들을 찾아와 묻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을 하나? 왜 먹어도 되나? 왜 공짜로 하나?” 그래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했다.

“예수님께서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물으셨다. 바로 우리가 강도 만난 자였는데 예수님이 우리를 지나치지 않으시고 사랑해주시지 않았나. 우리도 그렇게 해야 된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한 것 같이 우리도 사랑하면 된다. 우리는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지인 홍대에서 선교사로 사는 거다.”

움직이는교회 DNA로 성도들이 개척한 교회들. 출처 교회 페이스북

일상교회개척운동

김 목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환경 혹은 이미 만들어진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은 만들어진 환경에서 비롯된다. 깨진 가정, 어려운 취업상황, 힘든 경재 상황 등은 청년들이 만든 환경이 아니지 않나”라며 청년 세대를 바닷가를 배경으로 어항에 담긴 물고기 같다고 말했다. 이미 정해진 틀 안에 갇힌 세대.

그는 “젊은이들의 성향을 보니 일 보다는 관계, 탁월성 보다는 진실성, 논리 보다는 체험, 해답 보다는 신비, 획일성 보다는 다양성, 목적지 보다는 여정을 좋아한다. 관계, 진실성, 체험, 신비, 다양성, 여정은 곧 교회가 추구하는 것 아닌가. 이들을 교회로 끌어들이기보다 살아가는 환경에서 교회로 살아가는 것이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교지에서 쓰는 전략처럼 대상으로서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다. ‘교회로 와라’가 아니라 ‘네가 교회가 되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치 어항속의 물고기를 바다로 돌려보내주는 것처럼.

그래서 김 목사가 시작한 것이 ‘일상교회개척운동’이다.

움직이는교회 로고.

“움직이는교회는 DNA다. 우리가 예배하는 것은 실제지만 실재를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 일상에서 교회로 살아가는 것을 바란다. 먼저 교회가 되고, 교회로 살아라. 예수님이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면 된다. 교회로 살면 교회는 개척된다.”

움직이는교회 성도들은 자신이 개척한 교회가 있다. 향기교회, 호흡하는교회, 일상교회, 발견하는교회, 예수안에교회, 경이로운교회 등. 일상에서 사역 대상을 찾고 자신이 교회가 되어 살아간다.

“우리에게 두 가지 신앙고백이 있어야 한다. 먼저 그리스도를 나의 주로 고백하는 것과 일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고백하는 것. 하나님 나라의 회복은 다양한 영역에서 교회로 살아갈 때 가능하다. 그리고 교회가 세워진 곳마다 복음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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