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오늘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종종 던지곤 했다. 그런데 이 질문에 올바르게 대답하기 위해서는 “그때 그곳의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답을 해야 한다. 그때 그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오늘 우리의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는 것은 자칫 아무런 실체가 없는 공허한 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로이스 티어베르그의 ‘랍비 예수’는 “그때 그곳의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탁월한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영어 원제가 'Walking in the Dust of Rabbi Jesus'라서 그런지 국내에 번역된 ‘랍비 예수’ 표지에는 흙길을 맨발로 걷는 예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랍비 예수’는 2018년 2월에 처음 출간되었고, 동일 저자의 ‘랍비 예수와 함께 성경 읽기’, ‘랍비 예수, 제자도를 말하다’가 1년 간격으로 연이어 출간되었다. 이렇게 작년부터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출간된 ‘랍비 예수’ 시리즈를 누구라도 읽게 된다면, 2000년 전 유대 땅의 예수 그리스도를 조금이나마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랍비 예수’는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새로운 귀로 랍비의 말씀을 듣다’, 2부는 ‘랍비 예수의 말씀으로 살다’, 3부는 ‘랍비 예수와 함께 공부하는 성경’이라는 제목이 각각 달려있다. 이 책의 저자인 로이스 티어베르그 교수는 사실 목회자가 아니고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한 기독교 학자다.
그녀는 오랜 기간 다소 무감각하게 성경을 읽어 내려가다가, 어느 날 1세기 이스라엘 거니셨던 유대인 랍비 예수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그녀의 믿음이 탄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랍비 예수에 대해 더 알기 위해 이스라엘로 건너가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배우며 당시의 유대 랍비 문화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녀는 자신이 이스라엘에서 배운 것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교수직을 내려놓고 20여 년간 ‘유대인 랍비 예수’에 관한 집필과 연구, 강의에 전념하고 엔게디 연구소를 공동 설립했다. 이 책에 그려진 랍비 예수는 단순히 말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랍비가 아닌 그의 온전한 삶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랍비라 할 수 있다.
“히브리어에서 ‘걷다’라는 뜻의 “할라크”에는 훨씬 더 풍성한 의미가 있다. 당신 삶의 ‘걸음’은 당신의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과 도덕적 품행을 말한다. 랍비의 토라 해석 역시 하나님의 말씀대로 ‘걷는’ 방법이란 뜻에서 “할라카”라고 한다. 예수님이 자신을 “따라 걸으라”고 제자들을 부르셨을 때 그분은 이 단어의 두 가지 의미를 다 포함하셨다. 먼저 제자들은 예수님의 문자적인 발걸음을 좇아 걸어야 하고, 후일에는 세상에 그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38쪽)
오늘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알고 싶은 기독교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그때 그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 오늘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알게 되는 신비를 누리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