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민단체와 교계
중동 평화를 위한 목소리 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분쟁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 시민단체와 교계가 중동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자국 안보를 이유로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드론 폭격을 통해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를 살해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5일 미국과의 핵합의 조치를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8일 이라크의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했다. 미국은 중동에 특수부대를 추가 파병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이란도 국가적 차원의 보복을 천명하며 미사일부대를 전면에 배치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러한 긴장 상황에서 미국 의회는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의회의 감독권을 확대하는 조치 ‘전쟁권한 제한 결의안’을 제출했고 미국 전역에서 이란가의 전쟁을 반대하는 반전시위가 일어났다. 한편, 지난 8일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를 적기로 오인 공격해 탑승하고 있던 민간인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이란 시민들은 지난 주말 솔레이마니 추모 사진마저 찢으며 전국에서 이란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군사적 보복 대응 대신 경제제재 계획을 밝혔고,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은 다소 완화됐다.
이같은 일촉즉발 상황에 국제사회에선 평화를 위한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프랑스·영국 정상들은 5일 ‘이란은 무력 활동을 자제하고 핵합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국에선 10일 107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란 파병반대 기자회견을 열었고, 12일 일본에서도 자위대의 중동 파견을 반대하며 아베 신조 총리의 파견결정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다.
평화를 바라는 교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미국 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 러셀 무어(RUSSELL MOORE) 목사는 성명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들을 기억하며 이란의 교회와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날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성공회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폭력보다는 외교적, 인도주의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의사 결정자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우리를 폭력과 갈등에서 벗어나게 인도하시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한국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도 7일 ‘미국의 카셈 솔레이마니 폭살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미국과 한국 정부에 호르무즈에 한국 군대를 파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