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함께한 교회가 불온단체인가?
약자와 함께한 교회가 불온단체인가?
  • 이경준 기자
  • 승인 2020.01.15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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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향린교회 등
6개 단체 불온단체로 지정
임직원들 종교의 자유와
양심 탄압해
삼성그룹이 임직원에 대한 사찰과 향린교회를 불온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향린교회와 NCCK 인권센터 등 6개 단체가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경준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와 향린교회, NCCK 인권센터 등 6개 단체가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 임직원에 대한 사찰과 향린교회를 불온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작년 12월 17일에 있었던 삼성그룹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재판으로 삼성그룹이 당사자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20여 개 계열사 임직원들의 연말정산자료를 뒤져 왔으며, 불온단체 지정 및 386명의 ‘불온단체 기부금 공제내역 명단’을 작성하고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이 지정한 불온단체는 향린교회와 환경운동연합, 민족문제연구소와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통합진보당과 한국여성민우회 등 6개 단체가 있으며 종교단체 중 유일하게 향린교회가 포함됐다.

향린교회는 1987년 6월 항쟁의 성지로 꼽혀왔으며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 씨와 세월호 유가족 등 아픔을 겪은 약자들과 함께해 왔다.

이날 성명서는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고 직원들을 불법사찰한 삼성을 규탄한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성명서에서는 “삼성은 겉으로는 세계 초일류 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외치고 있지만, 뒤에서는 노동조합 조직을 방해하고 노조를 만들려는 사원에게 폭행과 감금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왔다”며 “이러한 삼성의 행위에 대해 시민단체와 종교단체는 시민적 양심과 신앙이란 이름으로 싸웠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종교단체나 시민단체들에 대해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이곳을 후원하는 임직원들을 감시해왔다는 사실은 우리를 아연케 하며 당사자들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기부금 공제내역을 뒤지는 행위 등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양심(제19조)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제20조)”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삼성의 시대착오적이고 불법 무도한 작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명서 발표 전에 진행된 발언에서 박다혜 변호사(민변)가 “삼성에 대해 검찰의 추가적인 수사와 기소가 필요하며 국세청의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박 변호사는 “삼성의 위법행위 중 일부만 기소가 이뤄졌으며 삼성의 노사전략도 폐지되지 않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며 “검찰의 추가적인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연말정산은 국가의 조세정책을 위한 자료지 삼성이 입맛에 맞는 직원을 골라내기 위한 자료는 아니다”라며 “연말정산 자료가 불법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국세청이 즉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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