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교회를 보고 더 좋은 세상 꿈꾸길”
[인터뷰] 한국구세군 김필수 사령관, “교회를 보고 더 좋은 세상 꿈꾸길”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1.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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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찾아가는 자선냄비 교회모금에서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진 김필수 사령관. 출처 자선냄비 홈페이지

찬바람이 불면 들려오는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겨울의 상징이자 희망의 메신저다. 자선냄비가 있는 곳은 종교를 떠나 소외된 이웃을 돕는 하나 됨의 장이기도 하다. 지난 해 11월 29일부터 거리에 울리던 그 종소리가 이제 그치고 새해가 밝았다. 2016년 6월부터 구세군 수장으로 한국교회를 섬겨온 김필수 사령관도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 김 사령관에게 구세군의 사역과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담자 정성경 취재 부장

힘든 청소년기를 품어준 구세군

사관에서 교수, 사령관까지 35년

지역사회를 연합해 돕기만 해도

한국교회가 건강하게 회복될 것

은퇴 후 사관학교 후학양성이 소망

 

구세군은 김 사령관의 힘든 청소년 시절과 학창시절의 안식처이자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사령관까지 할 수 있었던 곳이었다. 출처 구세군대한본영 홈페이지 

구세군 사관에서 사령관이 되신 이야기를 해주시면

어린 시절 경제적 가난으로 힘들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다기 못하고, 고등공민학교라는 미션스쿨을 다녔다. 거기서 구세군교회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 13살에 처음으로 구세군교회에 가게 됐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검정고시도 보고, 교회의 도움으로 서울신대를 졸업했다. 그리고 구세군 사관학교에 들어가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사관으로 안수 받았다.

내 신앙생활의 첫발을 디딘 곳도 구세군이었고, 나를 사랑해주고 학교를 다니게 해준 곳도 구세군이었다. 청소년 시절을 그곳에서 구원 받고, 학교도 다니고, 아내도 만났다. 내 인생을 어디에 걸어야 될까 고민하다 사관으로 헌신하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하나님의 은혜다.

사령관까지 한 것은 축복이다. 35년 동안 사관을 하면서 17년 동안 사관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구세군에서의 절반을 사관학교에서 보낸 것이다. 교회에서 12년 동안 사역도 하고, 경남지방장관, 부기획국장, 서기장관을 거쳐 사령관까지 하게 됐다. 감사하다.

구세군에서 진행한 구제사업과 자선냄비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자선냄비는 1928년에 시작해 전국 360여 곳에서 11월 말부터 연말까지 진행한다. 그동안 모금액이 준적이 없다. 그런데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작년부터 줄었다. 그래서 올해는 목표액에 초점을 두지 말고 시민들이 모아준 기금을 잘 쓰는 곳에 더 집중했다. 소중하게 모아준 성금을 나누는 일에 더 관심을 갖자고 한 것이다. 이렇게 모아진 성금은 국내 사업기관인 146개 사회복지 기관과 해외사업기관을 통해 아동·청소년, 노인·장애인, 여성·다문화, 긴급구호·위기가정, 사회적 소수자, 지역사회 역량강화, 북한·해외 7대 나눔 영역으로 구별해 돕는다. 이는 기초생계, 역량강화, 환경개선, 건강증진, 사회 안전 5가지 원칙과 방향성 안에서 이뤄진다.

특별히 지난 해 처음으로 스마트 모금을 시작했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이들을 위해서 다. 후불카드를 자선냄비에 대면 1회에 천 원 씩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자선냄비를 통해 모은 성금 중 가장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은 톨게이트에서 모은 모금이다. 전액을 심장병 아이들을 위해 사용한다. 한 아이가 심장수술 받는데 천 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23년째 해오고 있다. 톨게이트 모금으로 심장병 수술한 아이들이 860명나 된다. 자랑스럽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역이 있으시다면

구세군 사관으로 17년을 사관학교에 있으면서 가르친 제자들이 현장에 가서 구세군 정신과 가치를 따라서 열심히 사역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하다. 현직 사관이 600명 되는데 17년 동안 430명 정도 가르쳤다. 내가 제일 많을 것 같다.(웃음) 그들이 봉사와 섬김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헌신하고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감동이다.

지난 2019년 11월 구세군자선냄비 시종식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김필수 사령관. 출처 자선냄비 홈페이지

사령관으로 하신 일들에 대한 소회는

사령관은 구세군을 대표하는 보직이자 단체장이다. 구세군 대표로 교계에서 지내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한국교회가 신뢰를 잃은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까지 신뢰를 잃을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옛날에는 교회가 구제사업을 도맡아 해왔고, 의료선교나 교육선교로 세상을 앞장서 섬겼다.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까지 교회가 앞장서서 하고, 훌륭한 인재를 키워내는 곳이 교회였는데 왜 신뢰를 잃었을까. 그것은 요즘 교회들이 하는 희생과 나눔, 섬김이 세상으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섬기고, 그들을 위해서 물질과 인력,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면, 그리고 그 섬김이 세상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전달된다면 세상도 더 건강해지고, 교회도 그 역할을 다 하는 게 아닐까.

우리 단체는 섬기고 나누는 것이 본업이다. 조건 없이 섬기는 일에 한국교회가 같이 동참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올해 은퇴 후 계획은

은퇴하고 나면 직분은 내려놓게 된다. 사관이라는 성직만 남는다. 구세군교회를 나가게 될 것 같다.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를 섬기게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가르치는 사역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이 소망이다.

새해가 밝았다. 2020년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은

한국교회에 위기가 왔다. 저출산으로 인해 교회학교가 교단마다 절반이 없다. 청소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을 흡수할 만큼 교회가 매력을 갖지 못했다.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에 한국교회가 힘썼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다음 세대에 은혜를 끼치고 그 다음 세대에 생명이 흘러가길 바란다. 건강한 한국교회를 지켜나가는 일에 함께 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만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교파를 초월해 연합할 수 있다. 지역사회를 잘 돕기만 해도 교회가 회복하지 않을까. 추락한 교회 이미지를 갱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세상에 희망을 줘야 한다.

후배 사관,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자선냄비를 하면서 겨울 한 달 내 거리에 있었다. 살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나 어린 아이들이 이웃을 돕는 일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아직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한국교회가 되면 좋겠다. 교회를 보고 사람들이 꿈을 키우고 더 좋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최근에 신명기 6장 6절~9절, 쉐마에 대한 말씀을 묵상했다. ‘이스라엘이여 들으라.’ 한국교회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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