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란 무엇인가?”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1.0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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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목회모델] 김상인 목사(움직이는교회)上
“교회로 살면 교회는 개척된다”
자신이 개척한 교회들을 발표하고 있는 성도들. 출처 움직이는교회 페이스북

 

그리스도인은 ‘증인된 삶을 사는 것’

성전미문에 앉은 앉은뱅이처럼

교회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다음세대

그들에게 찾아가는 교회를 꿈꾸다

한창 대학생들이 등교하는 아침 시간, 비가 내려도 홍대 거리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근처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아침부터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 보였다. 합정역에서 얼마 되지 않은 거리에 있는 한 건물의 지하에서 김상인 목사(움직이는교회)를 만났다. 쉬는 공간, 영화 볼 수 있는 공간, 예배와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분된 건물 내부 곳곳에서 김 목사와 청년들의 고민과 솜씨가 보였다.

이마가 훤히 드러나게 앞머리를 쓸어 올린 슬릭백 헤어스타일에 며칠 동안 기른 것 같은 수염,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은 김 목사의 첫 인상은 흔히 볼 수 있는 목사의 모습이 아니었다. 젊음의 거리인 홍대랑 어울리는 분위기의 김 목사는 모태 신앙인이라고 했다. 그는 “탈선할 수 있는 성향과 기질임에도 부모님의 사랑 덕분에 그러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꿈은 없었다

“꿈이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김 목사는 “꿈은 없었다”고 말했다. 신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재수하면서 기도를 하던 중 중학생 때 하나님께 ‘목사가 되겠다’고 기도했던 장면이 떠올랐다고 한다. 수능을 한 달 앞둔 때였다. 당시 그의 부모도 담임 목사도 반대했다. “내가 나를 봐도 아닌 것 같았다. 정리되어야 할 영역들도 많고,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반대하시는 게 이해가 됐다.”

그렇게 시작된 신학생으로서의 여정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진행됐다.

20살부터 시작된 사역

김 목사는 “주님 제가 드릴게 몸 밖에 없습니다”라는 기도와 함께 무슨 일이든 무조건 열심히 했다. 학교 다니면서 친구들과 자비량 사역을 10년 정도 했다. 팀을 구성해서 농어촌이나 군부대를 찾아갔다. 일을 해서 산 장비들을 차도 없이 버스에 싣고 다니면서도 즐겁게 했다.

분당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에서 사역을 하기 전까지 그는 사역지가 없었다. 어렸을 적 다니던 교회가 재정문제와 분쟁으로 갈라서는 것을 보며 교회에 대한 회의와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보다는 단체를 세우고자 노력했다.

“5년 동안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겠습니다”라고 기도한 김 목사는 사역을 내려놓고 학원도 하고, 스튜디오도 운영했다. 일찍이 코스타 사역을 시작해 한국과 벤쿠버를 오가며 청년들과 동역했다. NANOOM이라고 워킹으로 온 청년들과 도시에 있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도시 연합사역인 기도운동을 했다. 기도운동은 1.5세와 2세까지 퍼져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 김 목사가 믿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려고 보니 만날 곳도, 만날 도구도 없었다. ‘그들과 소통할 준비가 안됐구나’라고 느낀 김 목사는 커피를 배웠다. 신대원 동기들이 김 목사에게 “뭐해?”라고 물을 때 그는 커피숍에 있었다. 당시 학원에서 김 목사는 커피를 준비하고 한 청년은 노래를 녹음하며 처음으로 하우스콘서트도 시작했다. 함께 했던 이들은 김 목사가 그저 바리스타인줄 알고 있었다. 그때 기도하며 함께 했던 그 청년은 나중에 ‘커피소년’으로 유명해졌다.

또, 명동에서 공연 부스 관리를 맡아 거리공연도 했다. 공연을 기획해 팀들이 공연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다. CCM 사역자들도, 예배팀도 와서 정식으로 무대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김 목사는 “결혼했기 때문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재밌게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김상인 목사는 성전 미문에 앉은 앉은뱅이처럼 기존교회에 들어오지 못하는 다음세대를 위해 찾아가는 교회, ‘움직이는교회’를 꿈꾼다. 정성경 기자

‘증인 된 삶을 사는 것’

김 목사는 주일에 운영하지 않는 커피숍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비전이 뭘까’ 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리한 것이 ‘증인된 삶을 사는 것’이었다. ‘주님의 종이라면 교회 안에만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을 하든 그곳에서 증인으로 있으면 주님 뜻을 이루는 게 아닐까.’

김 목사는 당시의 경험을 통해 “미래적인 측면에서 무엇이 되느냐가 아니라 현재적 측면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요즘 청년들은 직장을 잡기도 힘든데 직업이 비전이라면, 그래서 목사가 비전이라면 허무하지 않을까. 결국은 무슨 일을 하든 ‘우리가 증인으로 살고 있는가’가 중요하지 않을까.”

‘성전 미문 앞에 앉은 앉은뱅이’는 누구인가

김 목사에게 큰 전환점은 김승욱 목사를 만난 것이었다. 스무 살부터 사역을 했던 그는 유학을 위해 떠난 미국에서 평신도로 살기로 결심하고 김소연 사모와 함께 남가주사랑의교회에 새신자로 등록했다. 지치고 고단한 사역에서 벗어나 새신자로 환영받고 사랑받으며 회복의 시간을 보내면서 교회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당시 그 교회 담임목사가 김승욱 목사였고, 한국에서 다시 만나 할렐루야교회 청년부 사역을 4년 넘게 했다. 그는 “김 목사님께서 지지해주셔서 청년부에서 디렉터로 하고 싶은 사역들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사도행전 강해를 하다 3장 6~8절에 마음을 뺏겼다.

“베드로가 이르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하고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니 발과 발목이 곧 힘을 얻고 뛰어 서서 걸으며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송하니”

성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 목사는 고린도전서 3장 16절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는 말씀에서 ‘성전은 성령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으로 곧 우리가 성전’이라는 정리에 이어 ‘성전 미문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구걸하는 이는 누구인가’ 생각하다보니 ‘다음세대’가 떠올랐다. 김 목사가 본 다음세대는 기존교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앞에서 늘 구걸해야 되는 사람이었다.

‘움직이는교회’를 꿈꾸다

김 목사는 사역 대상을 ‘성전미문 앞에 앉은 앉은뱅이는 곧 다음세대’로 보고, “들어가지 않는 기존교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들이 과연 건물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움직이는 교회가 되어 그들에게 가야된다. 금과 은이 아닌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으켜 세워줘야 된다”는 답을 내렸다. 하지만 이어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됐다. “내게 무엇이 있나? 내안에 그리스도가 있나?”라는 질문이다.

김 목사의 계획은 이랬다. 거점을 신촌으로 잡고 1차로 대학생 사역을 통해 선교적 요충지로 발판을 삼아 인근 고등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면서 사역 방향을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강도 맞은 청년세대의 필요를 먼저 채워주고, 성전 미문 앞 앉은뱅이와 같은 청년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그가 좋아하는 사진 중 땅이 쩍쩍 갈라진 풍경이 있다. “하나님 나라가 어려울 수 있나? 갈라졌기 때문에 그 틈으로 들어갈 수 있게 아닌가. 심하게 갈라질수록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있다.” 그리고 “교회는 다니는게 아니라 교회로 살아가는 것”이라며 “교회로 살면 교회는 개척된다”고 했다.

움직이는교회 성도들이 개척한 교회들. 출처 움직이는교회 페이스북

걷고, 또 걷다 만난 ‘교회들’

신촌이 아닌 홍대 근처에 ‘움직이는교회’를 개척한 김 목사는 6개월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홍대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애초에 다음세대를 찾아가는 교회를 꿈꿨기에 예배를 드릴 공간도 없이 그의 가정집에서 모임을 가졌다. 홍대 근처가 그에겐 마치 도심 속 시골처럼 낯설었다. 자신보다 열심인 이단들을 보면서 위축되고 무기력한 시간들이 지나갔다.

그러다 마침내 ‘교회’를 만났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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