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받은 사랑, 지역 사회에 그대로 전해요”
“하나님께 받은 사랑, 지역 사회에 그대로 전해요”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1.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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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주교회, 8년째 지역 섬김 사역 이어와
성도가 의기투합하여 실천하는 디아코니아
복음 전파, 지역 섬김 사역에서부터 이뤄져
성도가 주축이 되어 섬김 사역을 펼치는 서청주교회. 사역을 감당하는 성도는 "주님이 오시는 날까지 교회의 지역 사회 섬김 사역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서청주교회 제공
성도가 주축이 되어 섬김 사역을 펼치는 서청주교회. 사역을 감당하는 성도는 "주님이 오시는 날까지 교회의 지역 사회 섬김 사역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서청주교회 제공

충북 청주시에 자리한 서청주교회는 매월 셋째 주 화요일이 되면 유독 분주하다. 오전 9시가 되면 교회 1층 주방에는 여자 성도들이 모여 요리를 시작한다. 전날 사다 둔 재료를 다듬고 손질하며 약 80인분의 식사를 준비한다.

오전 11시. 주방에서 갓 지어진 밥의 구수한 내음이 새어나올 때쯤, 인근 지역 어르신들이 교회 입구를 서성거리며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30분도 채 되지 않아 교회 1층 큰 방은 어르신들과 방금 나온 요리들의 온기로 가득 채워진다.

교회에 온 어르신들 대다수는 식사를 마치고 설교를 듣기 위해 2층 예배실로 이동한다. 그 누구도 자리에 모인 어르신들에게 예배를 강요하지 않기에 식사 후 귀가하는 이들도 보인다. 그러나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익숙한 걸음으로 예배실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어르신들이 예배실로 모이면 담임 방기만 목사가 성경 속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중심적 설교가 진행된다. 예배가 끝나고 어르신들이 돌아가면 교회의 화요일 사역 일정이 마무리된다.

성도 중심으로 시작된 섬김 사역
서청주교회가 지역 어르신들에게 월 1회씩 점심 식사 제공 사역을 시작한 지 올해로 8년째. 교회는 지난 2012년 9월 첫 섬김 사역을 시작한 이후, ‘메르스 사태’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지역 어르신들 섬기는 일을 이어왔다.

독특한 점은 노인 섬김 사역의 시작이 목사나 장로의 권유가 아닌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제시한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담임 방기만 목사는 “교회 자매님들이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하는 기도회에서 의견을 모은 뒤 ‘하나님의 사랑을 지역 사회에 전하고 싶다’며 지역 어르신을 섬기는 사역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며 “만만치 않은 사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작하자고 말씀하신 성도님들 덕분에 이렇게 지역을 섬기는 교회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역이 시작될 수 있도록 뜻을 모은 사람 중 한 명이자 지금까지 꾸준히 어르신 섬기는 일에 힘을 보탠 나경자 집사는 교회가 자리한 곳에 유독 어르신들이 많아 사역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 집사는 “서청주교회가 세워진 교회 주변에는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이다. 때문에 매월 어르신을 위한 사역을 진행하기 전, 매년 대회를 열고 의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의 성도와 함께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며 음식을 대접하는 사역을 해왔다”며 “그 때마다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의 표정을 보고, 연중행사가 아닌 매월마다 섬김 사역을 펼치고 싶어서 뜻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매월 셋째주 화요일 사역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청주교회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섬김 사역을 매년 진행해왔다. 서청주교회 제공

서청주교회 사역 봉사자들. 매월 셋째주 화요일 사역이 시작되기 전부터 서청주교회는 지역 어르신을 위한 섬김 사역을 매년 진행해왔다. 서청주교회 제공

마음을 움직이시는 분은 하나님
헬라어 ‘디아코니아’를 번역하면 ‘봉사, 자선, 구제’ 등의 섬김 사역을 의미한다. 서청주교회가 진행하는 지역 어르신 섬김 사역은 순수한 디아코니아였다. 방기만 목사는 어르신 섬김 사역을 펼친 뒤 처음 5년 동안은 별다른 설교나 예배를 권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 목사는 “저희 교회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섬기는 사역이 소문이 나면서 일부에서는 ‘아무런 행위 없이 퍼주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 교회로 출석하게 해야 하지 않겠냐’는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며 “그러나 교회 성도 수를 늘리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순수한 디아코니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교회 성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하나님의 사랑을 그들에게 실천하는 일이 먼저라고 판단했고, 교회의 사역으로 예배의 자리로 나아오는 이가 생기는 역사는 하나님의 주관하심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어르신 섬김 사역이 진행된 지 5년이 되어갔던 2017년 4월 19일, 방기만 목사는 처음으로 어르신에게 설교를 듣고 가지 않겠냐고 권면했다. 어르신들이 교회로 나아오진 않더라도 복음을 듣고 깨닫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한 마디였다.

그 날 방 목사의 첫 설교 사역 자리에 참여한 인원은 5명이었다. 본당에서 설교를 진행하기엔 적은 인원이었기에 방 목사는 상담실에서 어르신 5명에게 말씀을 전했다.

하지만 방 목사의 설교를 듣기 위해 남는 어르신의 수는 점차 증가했다. 다음 달인 5월에는 14명이 말씀을 듣고자 식사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으며, 6월에는 40명으로 수가 늘었다. 설교 말씀을 듣는 어르신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 둘 씩 전도사역을 펼친 것이다.

방 목사는 “요즘은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식사 후 말씀을 듣고 가신다”며 “이들 중 20~30명의 어르신들은 교회에서 진행하는 부흥회 자리에도 나아오는 모습을 보게 됐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나님 사랑을 지역 사회에 나누어주었기 때문에 일어난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교를 듣기 위해 식사 후에도 교회를 떠나지 않는 어르신들. 처음 시작은 5명이었으나 현재는 방문자 대다수가 설교까지 듣고 귀가한다. 서청주교회 제공
설교를 듣기 위해 식사 후에도 교회를 떠나지 않는 어르신들. 처음 시작은 5명이었으나 현재는 방문자 대다수가 설교까지 듣고 귀가한다. 서청주교회 제공

하나님 사랑으로 지역 사회 섬기는 교회
‘하나님을 기쁘시게, 사람을 행복하게’ 서청주교회가 내걸고 있는 비전 문구다. 방기만 목사는 이 문구처럼 교회가 하나님을 높이고 기쁘시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앞장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청주교회 성도들은 교회의 비전 문구를 실천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지역 사회를 섬기는 사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근 병원에서 주말마다 성경공부를 진행하거나 환자들과 함께 주일 오후 예배를 함께 드리는 등 청주와 인근 지역을 위한 섬김 사역에 열과 성을 다한다.

나경자 집사는 “우리는 하나님께 받은 사랑과 은혜를 지역 사회에 나눠줘야 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복된 소식을 전하는 사역이 주님이 오시기까지 끊이지 않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성도들이 먼저 사역을 시작하는 모습이 감사하지만 그들이 지칠까봐 걱정되는 방기만 목사는 교회 내 섬김 사역을 펼치는 성도들이 지치지 않길 바라는 것이 기도제목이다. 방 목사는 “일부 교회에서는 섬겨야 하는 대상을 우선시하지만, 목회자가 먼저 돌보아야 하는 이들은 섬김 사역에 동참하는 분들”이라며 “성도들이 지치면 사역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때문에 저는 목회자로서 섬김 사역에 동참하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 목사의 또 다른 기도제목은 교회가 지금처럼 앞으로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역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는 “서청주교회 모든 성도들이 교회 비전 문구를 마음에 새기고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이루는 방향을 함께 지향하길 바란다”며 “모두가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가족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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