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겔칼럼] 가데스 바네아의 기독언론
[데겔칼럼] 가데스 바네아의 기독언론
  • 옥성삼 박사
  • 승인 2020.01.08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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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 광야 브엘세바 남쪽에 위치한 가데스 바네아는 출애굽의 역사가 40년 광야 길로 전환되고 마무리되는 공간이다. 야웨의 밤에 유월절을 체험한 이스라엘 백성은 430년 만에 허겁지겁 출애굽에 나선다. 광야에 들어서자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앞서 행하며 광야 대행진을 인도한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은 사막의 열기와 추위로부터 그늘과 온기를 제공하고 방향을 분간하기 어려운 사막의 이정표가 된다. 상상도 못 한 하나님의 기적으로 홍해를 건너 시내 산에 이른다. 극한의 생존 환경으로 인한 원망과 불평에 하나님은 물과 일용할 양식을 제공한다. 기적과 은혜의 하루하루가 일상화된 광야 길에서 이스라엘이라는 신앙정체성이 형성된다. 모세를 통해 십계명, 안식일, 회막 등이 신적 언약으로 주어진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은 시내 산 야영지에서 1여 년을 보내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의 인도 속에 11일 만에 가나안 접경지인 가데스 바네아에 도착한다. 모세는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에 보내고 다수의 절망적인 리포터와 두 명의 비전 리포터를 전달받는다. 결국 가나안 출입국 심사에서 낙방한 이스라엘은 38년간 광야 길로 나가게 된다. 흔히 이스라엘의 출애굽 사건 및 광야 길을 신앙인의 훈련과정으로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광야 길의 변곡점이 된 가데스 바네아 역시 현실과 신앙의 갈등과 결단의 요청으로 자주 조명된다. 질문이 생긴다. 유월절 사건과 홍해사건 같은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고, 밤낮으로 앞서 인도하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바라보면서 왜 모세는 가나안을 정탐해야 했을까? 광야생활이 끝나갈 무렵 두 번째로 도착한 가데스 바네아에서 모세는 왜 반복되는 백성들의 원망에 과도한 분을 내어 하나님으로부터 징계를 받게 되는가? 일상적 삶의 고난보다는 내적 두려움과 욕망이 기적과 은혜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넘어섬을 알 수 있다. 자기 의로 의에 이르지 못하듯이 훈련을 통한 성화의 과정에도 언제든 위험과 위기가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출애굽과 광야 길에서 발견하는 묵상이라면 신앙 정체성 형성이 영적 체험과 훈련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애굽기의 핵심은 은혜의 체험과 광야의 훈련 이외에도 한 세대의 희생 속에 주어진 십계명과 안식일과 성막이라는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 장치이다. 가나안에 입성한 광야세대도 사사시대와 왕국시대의 이스라엘도 ‘은혜의 체험, 하나님의 징계, 회계와 돌이킴, 회복시킴’이라는 신앙생활의 패턴은 거듭하여 반복되었다. 그래서 신앙은 하나님의 완결구조이지 내 삶의 기승전결도 아니고 한 세대의 완결구조도 아닌지 모른다. 세대를 이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정체성 회복을 위해 다가서려는 추구이고 소망이다. 그래서 말씀과 안식과 교회 공동체가 더욱 필요하다.

오늘 한국교회와 기독언론은 다시 광야 길에서 가데스 바네아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언론과 교계언론 모두가 주목한 공통된 핵심 이슈는 3년간 진행되고 있는 ‘명성교회 사태’이다. 한국교회와 기독언론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여호수아와 갈렙의 비전 리포터 이전에, 우리의 일상에 주어진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교회의 부조리와 일탈적 상황에 대한 침묵이나 분냄이 아닌 하나님의 메시지를 그대로 전하는 메신저 의식이다. 역량과 체험과 훈련에 더하여 자기를 비우는 케노시스의 은혜가 더욱 절실하다.

옥성삼 교수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옥성삼 교수
연대연합신학대학원
책임교수크로스미디어랩 원장
가스펠투데이 기획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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