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목회자 절반은 극빈층에 속해
한국교회 목회자 절반은 극빈층에 속해
  • 정성경 기자
  • 승인 2020.01.03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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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사닷컴 연말특집 생방송에서
‘목회자의 경제현실 진단과 대책’
특별좌담회 통해 현실 고발
이 시대에 목회자의 청빈은
자발적인가 강요되었는가

지난 해 11월 출판된 실천신학대학교대학원 정재영 교수의 ‘강요된 청빈’에서 목회자의 경제적 형편을 설명하며 “대략 5만 개에 이르는 소형 교회 목회자들은 당장의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에 처해있어 사실상 빈곤층에 해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래서 생계유지를 위해 부업을 하거나 이중직을 하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12월 30일 전도사닷컴에서 연말특집 생방송으로 ‘목회자의 경제현실 진단과 대책’에 대해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전도사닷컴 편집장 박종현 목사의 사회로 패널로 정재영 교수, 쥬빌리목회지원센터 현창환 목사, 하늘누리교회 김대진 목사, 박준용 한겨레 기자가 참여했다.

목회자는 정말 가난한가

현 목사는 “가난하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9월 정부에서 자녀장려금과 근로장려금을 지급했는데 기준이 부부 합산 소득 4000만원이었다. 그런데 한국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 월 평균 사례비는 176만원에 불과하다. 현 목사는 “실제로 월 소득이 300만원 정도 되는 걸로,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이 이에 해당한다. 목회자가 월 300만원 이상 받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했다.

김 목사도 “목회자만 가난한 것은 아니다. 월급 받는 근로자들 45.8%가 월 200만원 이하”라며 “우리만 어렵다고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겨레에서 부교역자 열정페이에 대한 탐사보도를 쓴 박 기자는 “언론에 등장하는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사례비나 퇴직금 등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가나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며 “실제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일반 직장인 소득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담임 목회자의 경제 상황은

정 교수가 한 교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 대도시의 30여개 교회 중 4개 교회가 사례비를 받지 못하고 평균이 150만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교회가 7만개 정도로 볼 때 절 반 가량을 극빈층으로 봤다.

쥬빌리목회지원센터에서 2천 여명의 목회자들을 상담한 현 목사는 “소득증명이 되지 않아 사회 안전망 밖에 있는 목회자들이 많다”며 “문체부가 조사한 교회 5만 5천개 중에 100명 미만의 교회가 80%로 이들에게 176만원의 사례비는 꿈의 숫자”라고 했다. 그는 “사례를 받더라도 교회에 헌금하지 않으면 교회 유지가 힘든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일하는 목회자가 늘어나는데

정 교수는 “‘목회와 신학’의 발표에 따르면 목회자들이 안해 본 일이 없다. 전에는 성도들 눈에 띄지 않는 물류센터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최저시급에 맞춰주는 것과 사람들한테 시달리지 않아서라고 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너무 힘들어지다보니 교인들 눈에 띄는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는 현실이 됐다”고 했다.

박 기자도 취재하면서 만난 일하는 목회자들 중에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면서도 성도들의 눈을 피해 ‘몰래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목사는 일하는 목회자를 생계를 위한 부류와 목적을 가진 부류로 구분했다. 그도 마찬가지로 일하는 목회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내부의 시선’을 꼽았다. 그는 “사람들이 목회자가 일을 하면 자질의 문제로 보거나 돈을 밝히는 목회자로 보는 경우가 있다”고 고충을 전했다.

왜 목회자는 가난한가

정 교수는 목회자 빈곤 문제 원인으로 목회자 수급의 뷸균형, 한국 개신교회의 쇠퇴, 이기주의로 번진 개교회주의, 비현실적인 목회자 사례비를 지적했다.

현 목사도 인구구조의 변화가 목회자 수급의 문제의 원인이 된 것과 목회자 스스로에게 사명과 소명이 있는지 질문해봐야 할 때라고 했다. 또 한 가지, 목회자가 40대가 되면 교회에서 물러나야되는 분위기를 설명하며 “한국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청빈은 자발적인가, 강요된 것인가

정 교수는 “한국에서 목회자들은 당연히 청빈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기본적으로 신앙 훈련의 차원으로 보면 자발적으로 할 수 있지만 개인의 자발성 보다 한국교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봤다. 그는 “멀리가면 조선시대의 선비하고 중첩되고, 청빈과 청렴을 전제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목사도 “성도들은 목회자가 어려움을 겪으면 은혜를 받는다”며 “그런데 그것이 자발적이고 소명에 근거한 목회자의 의도적이고 의지적인 헌신이면 굉장히 아름다운 섬김이 되지만, 성도들이 요구한다면 아름답지 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이유로 ‘평신도 신학’을 설명했다. 그는 “평신도 신학들이 만들어져 가면서 제왕적인 리더십, 책임져야 되는 목회자가 아니라 같이 이야기하고 함께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직능상의 차이를 보이는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생겨났다. 교회가 성숙되는 과정 가운데서 약간 어색한, 기존의 생각과 새로운 생각이 맞부딪히면서 생기게 되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라고 정리했다.

목회자 빈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참석자들이 한 목소리로 ‘교단의 적극적 참여’를 강조했다. 현 목사는 “목회자 빈곤 해결책으로 사회보장제도라는 틀 안에서 교단이 나서야 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정책적으로 교회를 세워 나가는 것”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 공교회성으로의 인식 전환”을 강조하며 “교단차원이나 다양한 해법과 더불어 목회자 사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하고, 일하는 목회자들을 위한 선교적 차원의 의미이는 개발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부교역자들의 과도한 업무와 헌신페이에 대한 비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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