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치료와 목회⓵ 행복과 예술의 유전자, 네오테니
독서치료와 목회⓵ 행복과 예술의 유전자, 네오테니
  • 이영식 목사
  • 승인 2020.01.0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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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 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어 이르시되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 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 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 그 어린 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막10:13-16)'

이 말씀은 어린이 주일이면 어김없이 설교 본문으로 등장하는 구절 가운데서 하나일 것이다. 나는 평생 동안 설교자로 살아오면서 이 말씀이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무척 사랑 하시며 어른들도 동심(童心)을 잃지 말고 하나님을 섬기라’는 정도로 이해했었다. 네오테니(neoteny)라는 개념을 만나기 전까지 말이다. 언어는 생각을 퍼 올리는 두레박과 같아서 훌륭한 개념으로 보다 깊은 의미를 성경말씀에서 퍼 올릴 수 있다.

‘네오테니’란 한자로 유형성숙(幼形成熟)이라고 번역하는데 동물이 어렸을 때의 모습으로 성체가 되는 것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유아적 속성을 말한다. 이러한 속성은 다른 동물보다 특별히 인간에게서 강하게 드러나며 진정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유전자라는 것이다. 예컨대 아이들은 유연성이 뛰어나다. 얼굴이 둥굴 둥글하고 매끄러운 피부에다 머리가 몸에 비해 큰 편이다. 털이 적은 매끈한 피부를 지니고 있는데 1930년대 미국에서 대 유행했던 만화의 주인공 베티 붑(Betty Boop)이 전형적인 네오테니 충만한 캐릭터다(인터넷에서 베티 붑을 한 번 찾아보기 바란다). 필자에게 우리나라 유명인 중에서 네오테니로 충만한 인물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강남 스타일’로 세계를 제패한 싸이를 지명하겠다. 매끈한 피부에 보름달 같은 얼굴, 우스꽝스러운 몸동작과 유머러스한 노래가사 등 그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털이 수북한 서양인들 보다는 동양인들이 훨씬 더 네오테니적이다.

네오테니로서 유아적 속성은 외모보다 그 내적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유아들은 잘 울고 잘 웃는다. 돈이 되지 않아도 재미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몰입한다. 갈등보다 평화를 사랑하고 충만한 호기심으로 사물을 탐구한다. 어리광을 잘 부리고 타인을 무조건 신뢰한다. 세상을 낙천적이고 경이롭게 보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끊임없이 학습하며 사랑받기를 좋아하고 만화도 좋아한다. 어른들에게 의존하는 것을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작은 일에도 신바람을 내고 이야기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젊음의 유전자 네오테니/도솔>의 저자 론다 비먼은 ‘네오네니’를 행복의 유전자라고 명명 했을 것이다. 가만 살펴보면 네오테니 속에 인류의 창의성과 행복, 젊음, 감동, 놀이, 즐거움이 다 들어 있지 않은가!

어린 손녀를 우리 부부가 맡아서 기르게 되면서 하나님과 내가 맺은 관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 손녀는 유독 할아버지와 애착이 형성되어 잠시도 떨어지기를 싫어했다. 하루는 할머니가 출타하고 내가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내 품에서 떨어지기를 극구 거부해서 품에 안고 설교를 한 적도 있다. 자신이 마음을 준 어른에게 100퍼센트 신뢰를 주고 어리광을 부리고 예쁜 짓으로 웃음 짓게 하는 아이처럼.... 하나님 아버지를 신뢰하고 그분에게 풍부한 몸짓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기독교 신앙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요즈음 아이들은 사람을 신뢰하라고 배우는 대신 의심하라고 가르침을 받는다. 낮선 사람의 말을 일단 의심하고 따라가지도 말고 이름조차 가르쳐 주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피험자 아이들을 낮선 사람의 말을 절대 듣지 말라고 단단히 타이르고 실험자가 나타나서 ‘네 엄마가 저기서 기다리신다. 나랑 같이 가보자.’라는 유혹에 열 명 중 아홉 명이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엄마들이 굵은 눈물을 흘렸다. 사람들은 아이들이 빨리 어른 되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이 들어서도 어린아이의 속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적인 행복을 위해서도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네오테니의 개념을 알고 위의 성경 말씀을 보니 예수께서 왜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18:3)고 말씀하시는지 십분 이해가 된다.

<젊음의 유전자 네오테니>의 저자 론다 비먼은 “아이같은 어른의 모임”부회장이라고 하는데 네오테니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지침을 소개한다. 빛속을 걷고, 진흙탕을 튀기고, 꽃향기를 맡고, 모래성을 쌓고, 낮잠을 자고.... 100여러가지 항목 가운데 큰 돈이 드는 것은 없다. 결심만 하면 누구든지 금방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네오테니는 하나님께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유전자 속에 새겨주신 선물이다. 평생 어린이처럼 충만한 호기심으로, 평화롭게,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기로 선택한다.

이영식 목사 한국독서치료학회 영남지회 대표비전교회 담임목사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이영식 목사
(대표비전교회 담임목사
한국독서치료학회 영남지회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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