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과 평화, 미학과 윤리⓶
영광과 평화, 미학과 윤리⓶
  • 심광섭 목사
  • 승인 2020.01.0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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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로 보티첼리, <신비한 탄생>, c.1500, 캔버스에 템페라, 109 x 75 cm, 런던국립박물관.

그림의 꼭대기에는 천사들이 윤무(輪舞)를 춘다. “하늘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 높은 곳에서 주님을 찬양하여라”(시 148:1). 12명의 천사가 평화의 엠블럼인 올리브 나뭇가지를 들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12명은 12제자를 의미하고, 하루의 12시간을 의미하기도하고, 1년의 12개월을 의미한다고 하니 암튼 예수님의 제자가 된 자들의 살아가는 시간 전체를 포괄한다. 원은 완전을 의미하는데, 차가운 기하학적 원이 아니라 역동적이며 천사들 사이로 틈이 벌어진 춤추는 원이다. 평화의 올리브 나무가 도처에 그려져 있다. 지붕 위의 세 천사처럼 맨 밑의 천사들도 세 가지 신학적 덕을 상징하는 색을 입고 있다. 흰색은 믿음을, 초록색은 희망을, 붉은 색은 사랑을 상징한다.

천사들 위로 황금빛 하늘, 영광의 하늘이 열린다. 아래 땅에서는 세 천사가 세 사람을 붙잡고 그들을 일으켜 세우는 듯, 그들과 한국판 씨름을 하는 듯, ‘영광’과 ‘평화’를 노래하는 찬양과 더불어 기쁨의 격렬한 춤판이 벌어진다. 구세주의 탄생은 인간을 춤추게 한다. 천사와 인간이 가까이 끌어안을수록 마귀는 그들에게서 멀어진다.

왼쪽 천사 위로 두루마리가 날리고 그 안에는 라틴어로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pax in hominibus bonae voluntatis), 평화가 산들바람을 타고 땅을 뒤덮을 것이다. 올리브 나뭇가지는 아래의 씨름하는 천사의 손에도, 그리고 아기 예수 주변의 오른쪽과 왼쪽의 목자와 동방박사의 손에도 들려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께 바쳐진다. 차양이 있는 동굴과 같은 마구간에서 두 마리 소가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다른 이들과 함께 경배한다.

그들 뒤에는 일곱 마귀가 지하세계로 달아나고, 그들 중에는 자신의 창에 찔린 마귀들도 있다. 그리스도의 탄생(첫 번째 오심)은 그리스도의 재림(두 번째 오심)과 연결되며 그때 피 말리는 최후의 심판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에서 보티첼리는 피렌체의 개혁가 사보나롤라(Savonarola) 설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맨 위의 그리스어 문자로 1500년에 이 작품을 그렸다고 적었으며, 사보나롤라와 그의 묵시록적 신학 이론에 따라 종교적 정치적 격동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였다.

찬양(노래)은 호흡으로 느끼고 사라지지 않고 춤을 통해 습윤(濕潤)한 우리 몸에 또록또록 새겨지고 영혼에 번지고 스며든다. “춤을 배워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의 천사들이 너와 함께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아우구스티누스). 천사들의 찬양대가 하늘에서 노래한 찬양의 노랫말은 이렇다.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Δόξα)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εἰρήνη)로다 (눅 2:14)

<영광>(榮光, Δόξα)은 하나님에게 속한 고유한 권능이고 멋이며 숭고하고 장엄한 아름다움(美)에 대한 성경적 이름이다(특히 시편 96편, 시 29:9; 사 6:3). 영광이란 하나님의 광채, 하나님의 찬란한 빛, 하나님의 본질을 뜻한다. 영광은 하나님의 내재적 본질을 말하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본질을 볼 수 있게 밖으로 드러나는 당신의 아름다운 광채와 찬란한 광휘를 의미한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참 선한 아름다움(美) 자체다. 하나님의 영광은 그리스도의 얼굴에 나타났으며(고후 4:6),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의 영광의 나타남이며(요 17:1), 그리스도는 영광의 통치자(regnum gloriae)로 다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여 완전히 구원하고 하나님은 만유의 주님이 되신다(고전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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