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 가더라도 위기 청소년과 함께 가겠습니다”
“더디 가더라도 위기 청소년과 함께 가겠습니다”
  • 김성해 기자
  • 승인 2020.01.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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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청소년대안센터 캠핑카 이동 상담소 ‘유레카’
매주 4회 이상 위기 청소년들 위한 공간 마련해
어두컴컴한 저녁, 갈 곳 잃은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캠핑카 이동 상담소 '유레카'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해주는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제공
어두컴컴한 저녁, 갈 곳 잃은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캠핑카 이동 상담소 '유레카'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사역에 앞장서고 있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제공

청소년복지 지원법 제2조제4호는 ‘위기 청소년’을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과 생활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청소년’이라고 정의한다.

지난 2019년 5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이러한 위기 청소년의 수가 약 78만 명에 이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대한민국 내 78만 여 명의 청소년이 가정이나 학교 등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사회 구석으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냉혹한 사회 속에서 기댈 곳 찾지 못하고 헤매는 위기 청소년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따스한 도움의 손길을 나누는 캠핑카가 있다.

새해에도 위기 청소년을 위해 사역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인 이 캠핑카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빛청소년대안센터(센터장 최연수, 이하 센터)에서 마련한 이동식 상담소 ‘유레카’다.

사랑이 필요한 아이와 그들의 꿈을 찾는 유레카
발견한다는 뜻의 ‘유레카’는 캠핑카에 붙여진 이름이다. 사랑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발견했고, 이 아이들의 꿈을 발견해나간다는 의미와 함께, ‘Your Dream Rasing Car'(너의 꿈을 길러줄게)란 문장의 줄임말이 캠핑카의 이름으로, 유레카가 된 것이다.

캠핑카를 찾는 아이들 중 대다수는 꿈과 비전을 찾기 보다는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학교와 부모 밑에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고민은 당장 내일을 살아가야 하는 생계와 직결되어 있다.

유레카사업팀 김민혁 팀장은 “위기 청소년, 학교 밖 청소년 대부분은 한부모 가정이나 조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며 “그들의 고민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처럼 대학과 진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위기 청소년을 만나면 그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의지가 된다.

김민혁 팀장은 “아이들과 유대관계가 형성되면 그들은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자신이 옳지 않은 길로 가고 있음에도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부모나 교사가 주변에 없기 때문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도 없다”며 “그렇기에 아이들을 만나면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들에게 대안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의 유레카는 최연수 센터장이 위기 청소년을 찾기 위해 자전거로 고군분투하던 사역에서 시작됐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제공
한빛청소년대안센터의 유레카는 최연수 센터장이 위기 청소년을 찾기 위해 자전거로 고군분투하던 사역에서 시작됐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제공

아이들을 찾아다닌 자전거, 캠핑카로 이어지다
지난 2014년부터 5년째 이어져오고 있는 유레카 상담소는 센터의 최연수 센터장이 길거리 상담소를 운영하던 시절에서 비롯된 경험으로부터 나온 아이디어의 결과물이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사역을 시작하기 전 그는 교사직을 잠시 내려놓고 청소년 길거리 상담소를 운영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길거리 상담소를 열어두고 아이들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의 두 발로 직접 자전거를 끌고,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최연수 센터장은 위기 청소년들끼리 모여서 지내는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직접 두 발로 뛴 그의 사역이 오늘날 캠핑카 상담소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최연수 센터장은 “처음 청소년들에게 다가갔을 때 아이들은 '뭐하는 사람인가'하는 표정과 사나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럴 때 가방에 있는 김밥이나 주먹밥, 토스트 등 먹을 음식을 주면서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해주자, 아이들은 '이 사람은 최소한 나의 적이 아니구나'하면서 경계를 풀고,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며 “그때서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힘든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리고 아이들의 문제를 위해 그들의 손을 잡고 함께 기도했다. 그때의 사역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 '유레카'는 아이들과 더욱 친교를 쌓기 위해 주1회 자연친화적인 공간에서 캠핑을 마련한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제공
청소년을 위한 공간 '유레카'는 아이들과 더욱 친교를 쌓기 위해, 주 1회 자연친화적인 공간에서 캠핑을 마련한다. 한빛청소년대안센터 제공

건축자가 버린 돌, 집 모퉁이 머릿돌이 되길
위기 청소년들에게 유레카는 의지할 수 있는 곳이다.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차와 음식을 주며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해주는 안식처다. 또 자신들의 이야기나 고민을 들어주며, 해결책과 올바른 길을 제시해주는 학교이기도 하다.

유레카를 찾아온 위기 청소년 김민수(가명) 학생은 “저녁이 되면 갈 곳이 없었는데, 유레카로 오니 따뜻한 곳에서 친구들과 선생님과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다”며 “유레카로 나오기 전에는 고민이 있어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혼자 꾹꾹 참고 말았는데, 이곳에서는 속마음을 다 꺼낼 수 있다”고 털어놨다.

김민혁 팀장은 청소년들이 유레카를 통해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감사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들이 먼저 연락을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거부감 없이 털어놓고, 또 예수님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기도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그중에는 제가 다니는 교회로 나와서 예배를 드리며 설교를 듣거나, 본인의 문제를 두고 기도하러 오는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유레카를 찾는 아이들이 참 사랑을 깨닫고, 예수님을 직접 만나며, 예수님을 믿고 성장해서 그들이 받은 사랑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것이 센터의 기도제목이자 비전임을 밝혔다. 그는 “시편 118편 22절, 23절에서 ‘건축자가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니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라고 말한다. 정말 위기 청소년들이 세상 속에서는 버린 돌일지도 모르지만, 하나님 사역 안에서는 머릿돌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연수 센터장도 ‘더디 가도 함께 가는 세상’이라는 센터의 슬로건을 실천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제공하고, 하나님을 전하며, 그들이 자립해서 세상으로 나아가는 순간까지 함께 갈 수 있길 바란다.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을 때까지 옆에서 함께 걸어가며 도와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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