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연이어지는 계절이다. 겨울의 한기가 절로 사람들의 몸을 웅크리게 만든다. 이런 추위가 더욱 잔인하게 느껴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차가운 길바닥에 몸을 누이고 맨몸으로 추위를 견디는 노숙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으로 국내 노숙인 수는 10,82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는 노숙인들에게 추운 겨울은 매일이 시련의 연속이다.
이런 노숙인들에게 주8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해 온 단체가 있다. 바로 인천 계양구에 자리한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이사장 이선구 목사, 이하 본부)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역과 인천 지역의 노숙인들에게 온기가 식지 않은 식사를 제공하면서 ‘노숙인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선구 목사는 “노숙인들 대부분은 경제활동을 할 수 없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고령의 노인들”이라며 “그들은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지만 남모를 질병을 품고 있다. 때문에 그들을 돕기 위해 관심을 품고 밥차 사역을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 목사가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최초의 이유는 3주 동안 노숙인의 삶을 살았던 그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화재 사건에 연루되어 어머니를 유치장에 보낸 뒤, 3주 동안 노숙인 생활을 했다”며 “그때의 경험으로 인해 노숙인들에게 식사 한 끼는 제대로 챙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고말했다.
그의 사역은 지역 내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결식 우려가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식사를 제공한다. 이 목사는 “대한민국이 노인 자살 공화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인들의 자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외로움과 배고픔이라고 판단했고,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것은 제가 해결해드리고 싶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따뜻한 식사로 사역을 이어온 이선구 목사의 이야기는 ‘사랑의 빨간밥차’란 책으로도 출간했다. 이 목사는 책을 통해 자신의 지난 성장과정과 고난의 모든 순간들, 그리고 사역의 초창기와 현황 이야기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 “1년 반 동안 이야기들을 조금씩 적어왔고, 출간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책에는 사역 이야기뿐만 아니라 제 자신의 치부들도 담겨있다. 가족이 알면 출판을 반대할 게 분명했기에 가족과 상담도 하지 않고 책을 발행했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이 목사는 “가족들이 반대할 것을 알면서도 책을 출간한 이유는, 이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를 여러 가지 고난과 죽음 앞에서도 살리셨고, 목사 직분으로 세우셨으며, 본부를 통해 전국에 5,500명의 식구들에게 한 끼를 제공하도록 사용하심을 알리고 싶었다”며 책을 쓴 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