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한국교회 2세대, 다음 세대를 위한 내려놓음의 리더십 上
[기획특집] 한국교회 2세대, 다음 세대를 위한 내려놓음의 리더십 上
  • 김유수 기자
  • 승인 2019.12.26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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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철학으로
‘내려놓는 리더십’을 실천한 정성진 목사
“양극화 해결 위해 교단 역할이 증대돼야
많은 청년들이 교회의 비도덕적이고 부정적 모습 때문에 교회를 떠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br>
많은 청년들이 교회의 비도덕적이고 부정적 모습 때문에 교회를 떠났다고 보고하고 있다.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한국 교회 2세대 목회 리더십, 어디로 갈 것인가?

한국 교회는 인구 절벽과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심각한 저성장 국면을 맞이했다. 교회의 재정과 성도 수, 특히 청년 성도들이 매년 줄고 있다. 저성장보다 더 심각한 한국 교회의 문제는 윤리·도덕적 측면에서 교회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교계 전문가들은 교회의 성장과 부흥에만 집중하며 교회의 담을 크고 높게 쌓았던 한국교회 1세대 목회 리더십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이 위기상황에서 이제 한국교회에는 교회가 담을 허물고 사회와 소통하며 그 선한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교회 밖 사회에까지 미쳐야 한다는 자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교회 운동과 목회 모델들이 등장했지만, 야구의 승패는 투수가 좌우하듯 가장 중요한 요소도 교회 리더인 목회자와 그의 리더십이다. 교회의 목회, 선교, 봉사, 교육 등 모든 분야가 목회자의 리더십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1세대 목회자들의 리더십은 다음세대에게 모델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세대 목회자들은 대형교회 비리와 세습 이슈로 다음세대 목회자들에게 무력감과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가스펠투데이는 기획특집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목회 리더십을 제시하기 위해 다음세대에게 희망과 소망을 주는 살아있는 복음의 메시지를 찾고자 탐방한다. 특히 목회 현장에서 나온 경험과 비전을 들어보고 한국교회 목회 2세대가 가져야 할 목회 리더십의 덕목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에 가스펠투데이는 지난 특집에 이어 ‘내려놓음’의 리더십을 몸소 실천하며 은퇴 후 다음세대 목회자를 위한 사역과 선교적 삶에 앞장서고 있는 정성진 목사(거룩한빛 광성교회 은퇴)를 찾아가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목회 리더십에 대해 들어봤다.

 

은퇴 후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은퇴하며 원로목사 자리도, 은퇴 목사실도 모두 마다하고 퇴직금도 모두 교회에 헌금했다. 그리고 법인인 크로스로드를 만들면서 '다윗의 물맷돌', ‘통일을 위한 기도’, ‘비빌 언덕’ 세 가지 사역을 하고 있다.

‘다윗의 물맷돌’은 젊은 목회자들에게 광야의 영성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 사역이다. 지금은 골리앗의 시대지만 젊은 목사들이 다윗처럼 나서지 못한다. 자신의 무기가 없기 때문이다. 다윗은 사울의 칼이 아니라 자신의 물맷돌을 들었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했다. 신학교에서 젊은 목회자들에게 주는 무기는 사울의 무기지 자기의 무기가 아니다. '다윗의 물맷돌'은 젊은 목회자들을 자신만의 무기로 재무장시켜 세상에 보내기 위해 여러 주제로 포럼, 아카데미, 북클럽, 컨퍼런스를 열고 목회 컨설팅과 지원을 해주는 사역이다.

두 번째 사역인 ‘통일을 위한 기도’를 위해 민통선 안에 조그마한 기도원을 만들었다. 18평 예배당과 기도실을 DMZ 안에 만들었고 예배와 기도를 위해 금, 토, 일요일엔 그곳으로 퇴근한다. 그곳에서 통일을 위해서 평생 기도할 생각이다.

세 번째 ‘비빌 언덕’ 사역은 고아들을 위한 사역이다. 속담에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일어선다고 한다. 이 시대에 비빌 언덕 없는 암하아레츠(땅의 백성, 빈민)는 고아들이다. 나이가 돼 고아원을 떠나게 된 고아들은 자기 생활을 할 줄 모른다. 그래서 고아들의 사회 정착률이 굉장히 낮다. 그 아이들의 어려움을 알게 되면서 고아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큰 교회와 연계해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는 청년들과 언니, 형 관계를 만들어주고 있다. 아이들에게 제일 어려운 일이 밥 챙겨 먹는 일이라고 한다. 그 아이들은 혼자 밥을 해 먹어본 적도 없고, 사 먹을 돈도 없으니 생활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아이들에게 반찬 챙겨주는 일에 힘쓰고 있다. 고아들의 2/3는 부모들에게 버림받는 고아다. 그 아이들은 상처가 엄청나게 많지만 사회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역에 돈이 필요한데 돈으로만 할 수 없는 일이니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학과의 부이사장을 하면서 지금 6명의 아이들을 맡으며 돌보고 있다.

 

부흥과 내려놓음을 실천하기까지 어떤 연단의 시간이 있었나?

 

나는 광야를 많이 돌아다니며 목사가 됐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은 실패와 나쁜 것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다. 개척하기 전 모셨던 목사님에게 설교, 열정, 의리 등을 정면교사를 많이 배웠다. 그리고 그분의 독재, 혈기를 보고 반면교사로 혈기를 내려놓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민중 신학을 하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배운 선배들의 민중 신학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난을 버텨내는 신학이었다. 그런데, 다들 말만 민중 신학이고 사실은 작은 자리만 나면 싸웠다. 가난과 벗하며 죽림칠현으로 살 수 있는 자세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우리는 불꽃 같은 정신을 이어가지 못하고 변질된 것이다. 우리의 영성은 오직 예수를 닮는 것이다. 시대에 맞춰 변하는 상황 윤리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 민중운동을 했던 젊은 친구들이 다 나이 들고 현실에 오니 다 변질됐다.

입대했던 군대에서도 좋은 분들을 만났다. 군대에서 군목으로 섬겼던 감리교 목사님은 독신으로 평생을 청렴하게 사셨다. 이분이 가장 많은 장교들을 전도했고 지금도 유명한 그리스도인 장군들을 그분이 전도했다.

그렇게 스쳐가는 인연마다 다 스승이 됐다. 누구에게나 반면교사, 정면교사 할 것이 있다. 심지어 나는 김일성한테도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래서 개척할 때부터 유치원을 지었다. 그 유치원이 고양시 명문 유치원이 됐다. 우리교회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를 지었고 오늘 고등학교까지 허가가 났다. 이는 다 김일성에게 배운 것이다.

한국교회 1세대는 청빈과 긍휼의 정신에서 시작했지만, 지금 한국교회는 대현교회를 중심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대형교회에서 ‘내려놓음’을 실천한 은퇴목회자로서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요즘 대형교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만 정의에 앞서는 것이 교회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인데, 성경적 목회관과 교회관이 없기 때문에 많은 신앙인들이 자기 정의를 위해서 교회를 죽이고 있다.

명성교회가 잘했다고 누가 얘기하나? 하지만 명성을 욕하며 이득 보는 것은 사탄뿐이다. 교회를 비판하는 뉴스가 그렇게 난리인데 나중에 교회가 회복된다고 누가 교회에 올까?
시대와 상관없이 리더십의 패러다임은 예수의 리더십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예수 정신의 회복이지, 특정 리더십이 아니다. 교회가 다 내려놓는 것이 예수의 리더십이다. 왜 아직도 한경직을 말하는가? 그분은 목회를 독재로 이끈 적 없고 권위를 붙들고 휘두른 적 없다. 그분은 어린아이에게도 존댓말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세습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 그것은 예수를 따르는 내려놓음이 아니라 죄다.

 

목회자들에겐 어떠한 리더십이 필요한가?

 

많은 비판에 목사 없는 형태의 교회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목사 없이 교회를 하겠다는 것은 투수 없이 야구 하겠다는 것이다. 야구 승패의 70%를 투수가 좌우하듯이 교회의 승패는 목사가 좌우한다. 여기서 개척자의 리더십과 청빙 받은 이의 리더십은 달라야 한다. 서로 다른 공성과 수성의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척자의 리더십은 공성 리더십이기 때문에 공격적이어야 하고 강해도 된다. 따를 사람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빙 받은 사람의 리더십은 화합의 리더십이어야 한다. 여기선 기존 성도들과 어떻게 화합하느냐가 중요하다. 화합을 위해 부드러운 성격이 돼야 한다. 분명히 공성과 수성의 리더십은 다르다.

내 경우 공성을 하면서 양파껍질 벗기기를 일절 안 했다. 우리는 상한 양파의 겉 부분을 쉽게 벗겨내지만, 마땅치 않다고 몇 번 벗기면 먹을 것이 없다. 양파껍질 벗기기를 안 한다는 것은 사람을 벗겨내지 않고 철저하게 모든 사람을 품는 것이다. 목사는 상처받고 참으며 모든 것을 품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버틴 비결이다. 참다 보면 참는 게 수지맞으니 더 참게 되고 내성이 생긴다.

또한 나는 목회하면서 약자를 안 만들었다. 교인, 부목사를 약자로 만들고 자르는 순간 반대세력이 생긴다. 힘이 있으면 모르지만, 목사의 힘이 약해지면 그것이 폭발한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약자를 안 만들었다. 부목사를 내쫓지 않았고, 사고치고 도망가는 사람도 다른 곳에 잘 갔다고 둘러댔다. 안 좋은 일들은 모두 교회가 모르게 처리했다. 사고 친 부목사들도 분립 개척시켰고 유학을 보내주기도 했다. 은혜를 안 입은 부목사가 없으니 나가서 씹는 부목사가 없었고, 나를 씹는 부목사는 지지를 못 받았다. 물론 그래도 갈등이 있었고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났다. 그래도 모두 참았다. 좋은 교회를 위한 리더십은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리더십 하면 떠오르는 장군의 리더십, 회장의 리더십으로는 교회가 나빠질 뿐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엄청난 규모의 대형교회와 열악한 환경의 작은 교회들의 양극화가 심각한 현실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한국교회를 위해 교회 주체들이 실행해야 할 결단은 무엇인가?

 

양극화 해결을 위해선 앞으로 교단의 역할이 증대돼야 한다. 지금 교단은 너무나도 무능하다. 쉽지 않겠지만 교단이 큰 교회에만 있었던 사람을 지방으로도 보내고, 작은 곳에서만 사역했어도 메시지가 되는 사람을 선별해서 중앙으로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목회자는 운이 좋아 대형교회로 청빙 가고 어떤 목회자는 생짜로 개척해서 평생 고생한다.

또한 교단은 정치에 힘쓸 것이 아니라 고생한 은퇴자들의 노후를 위해 시설을 만들어 그들을 돌봐야 한다. 지역 곳곳에서 노회별로 얼마든지 은퇴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 수 있다. 목회자들이 고생해도 광야에서 나와서 광야에 가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 양극화는 해소된다. 그런데 1년 한자리 지나가는 총회장은 힘없이 아무 꿈도 못 꾸고, 사무총장도 매년 변심의 귀재가 되지 못하면 안 되는 구조다.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총회가 힘을 가져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은 총회 자리에 엘리트들이 있다. 우리도 엘리트가 아닌 건 아니지만 너무 힘이 없다.

무엇보다 교단은 큰 교회를 제한해야 한다. 가능하면 오백석 이상은 못 짓게 해야 하고, 천명 이상의 교회는 분립하게 하며, 2천 명 이상의 교회는 절대로 못 하게 해야 한다. 내가 해보니 큰 교회는 탐욕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없다. 대형교회는 자본주의의 교회지 하나님 교회가 아니다. 오직 영성만이 이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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