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원의 '금(金)연탄', 한국교회 후원의 손길 절실해
800원의 '금(金)연탄', 한국교회 후원의 손길 절실해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9.12.26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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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 장의 가격, 지속적으로 급등…정부 연탄쿠폰·보일러 교체 사업 펼쳐
허 목사 “혜택 받는 이 여전히 적어”, 에너지 빈곤층 향한 교계 관심 필요
연탄 한 장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연탄은행 허기복 목사는 연탄 수급자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체계적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 연탄 배달 봉사 현장. 김성해 기자
연탄 한 장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연탄은행 허기복 목사는 연탄 수급자들을 향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체계적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경기 광명시 광명동 연탄 배달 봉사 현장. 김성해 기자

지난 2010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 에너지의 정부 보조금이 5,5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이후 개최된 G20 서울 정상회담에서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를 결정했다.

보조금 폐지가 결정되고 나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기초생활 수급자와 독거노인 등의 저소득층이다. 2016년까지 연탄 한 장의 가격은 600원이었지만, 2018년 연탄 한 장은 소비자 가격으로 800원이 됐다. 1년에 100원씩 오른 셈이다.

2019년 연탄은행 조사 자료 기준으로 전국 약 10만 가구가 혹독한 추위를 연탄으로 버티고 있다. 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연탄을 수급 받는 이들의 한 달 생계비는 아예 없거나 많이 받아봤자 50만원 미만인데, 연탄의 가격은 점차 오르고 있다”며 “점차 가격이 오르는 연탄을 향해 한 노인 분은 ‘금(金)연탄’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고 호소했다.
 

광명동에서 연탄을 떼는 가정의 모습. 저소득층에게 연탄은 '금(金)연탄'이다. 그만큼 생계와 직결되어 있는 난방 도구지만, 계속 값이 오르고 있어 비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성해 기자
광명동에서 연탄을 떼는 가정의 모습. 저소득층에게 연탄은 '금(金)연탄'이다. 그만큼 생계와 직결되어 있는 난방 도구지만, 계속 값이 오르고 있어 비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성해 기자

연탄 가격 인상, 난황 겪는 저소득층
800원.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허 목사가 언급했듯이 누군가에게는 생계와 직결되는 금액이기도 하다.

허 목사는 2018년 연탄 금액이 800원으로 급등한 이후 전국의 연탄 봉사 단체들과 서명운동 및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19년의 연탄 가격은 전년도 금액으로 동결됐지만, 언제 또 오를지 알 수 없기에 우려스럽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연탄은행에서 연탄을 수급 받는 가구 중 가장 많은 생계비를 받는 가구의 비용을 기준으로 한 달 생활비를 예시삼아 설명했다. 허 목사는 “한 달 식비와 전기세 등의 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금액이 약 5만원인데, 5만원이면 한 달 중 12일치의 연탄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생계비가 없거나 이보다 낮은 가정은 더 열악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연탄 한 장이 지속되는 시간은 약 6시간. 한 가구에서 하루 종일 온기를 유지하며 생활하기 위해서는 약 4~5장의 연탄을 사용해야 한다. 즉, 한 달에 150장, 소비자 가격으로 12만원 가량의 연탄이 있어야 한 가구가 춥지 않은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연탄의 비용이 오르면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들은 생활비를 줄이거나 추운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정부에서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는 대신 연탄보일러를 등유·가스 보일러로 교체해주는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허 목사는 연탄이 등유 비용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정부의 교체 지원 사업에도 일부 가구만 교체를 신청하는 상황임을 밝혔다.

허 목사는 “등유 한 통의 비용은 약 20만원이다. 그런데 혹한기 겨울을 보내려면 등유 한 통으로는 부족하다”며 “등유 한 통 반을 사용하면 한 달의 난방비용이 20~30만원 가량 되는데, 연탄을 사용하는 비용보다 2배 이상 비싼 편이기 때문에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언급했다.

 

CBS라디오 프로그램 '그대아침' 애청자들이 모인 'CBS음악FM '그대아침'을 사랑하는 모임' 카페는 매 년 연탄 수급자를 위해 기부한 모금액을 연말에 연탄은행으로 전달한다. 지난 21일 광명동 연탄 배달 현장에서도 카페 운영자 박근상 씨는 한 해 동안 모인 모금을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에게 전달했다. 김성해 기자
CBS라디오 프로그램 '그대아침' 애청자들이 모인 'CBS음악FM '그대아침'을 사랑하는 모임' 카페는 매 년 연탄 수급자를 위해 기부한 모금액을 연말에 연탄은행으로 전달한다. 지난 21일 광명동 연탄 배달 현장에서도 카페 운영자 박근상 씨는 한 해 동안 모인 모금을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에게 전달했다. 김성해 기자

연탄 수급 위한 후원의 손길 필요
연탄 한 장의 가격이 동결됐지만, 일각에서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연탄 가격은 다시 인상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 연탄 쿠폰을 지급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늦게 나오는 경우도 허다한 상황.

결국 연탄을 제때 수급하기 위해서는 후원의 손길이 절실하다. 허기복 목사는 지난해에 비해 지원금 등 후원 현황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임을 언급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후원의 손길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그나마 지난해보다는 연탄은행을 향한 후원 현황이 조금 나아졌기 때문에 올해 더 많은 이들에게 연탄으로 도움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에서도 연탄은행을 향한 후원의 손길은 이어졌다. 이날은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와 광명동에서 600장의 연탄 배달 봉사를 진행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연탄은행의 연탄 배달 사역이 시작되기 전, CBS 라디오 프로그램 ‘그대아침’ 애청자들이 만들어서 운영하는 ‘CBS 음악FM ‘그대아침’을 사랑하는 모임’ 카페 회원들이 한 해 동안 연탄 수급자를 위해 기부한 모금액 약 370만원을 연탄은행으로 전달했다.

이날 성금을 전달한 카페의 박근상 운영자는 “각박함을 넘어 온기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모금 활동이 12년째 지속됐다”며 “앞으로도 따뜻함이 절실한 곳에 온기 한 줌을 전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경기 광명동 연탄 배달 자원 봉사로 나선 KSPO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와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이날 단체에서는 연탄 봉사에 앞서 1천만 원의 후원금을 연탄은행으로 전달했다. 김성해 기자
지난 21일 경기 광명동 연탄 배달 자원 봉사로 나선 KSPO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와 연탄은행 허기복 대표. 이날 단체에서는 연탄 봉사에 앞서 1천만 원의 후원금을 연탄은행으로 전달했다. 김성해 기자

연탄 배달 사역 자원 봉사로 나선 KSPO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 역시 1천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기복 목사는 한국교회, 특히 영향력이 강한 대형교회들이 자체적으로 연탄 봉사 활동에 인프라를 구축해 이웃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운 겨울 연탄을 떼는 이웃들을 돕는 일에 한국교회가 체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에너지 빈곤으로 허덕이는 이웃들은 연탄 100장만 있어도 따뜻한 한 달을 보낼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러한 이웃들에게 시선을 돌려 체계적인 도움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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