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까불면 죽는다
[사설]까불면 죽는다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9.12.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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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흔히 선배들에게 듣던 말 가운데 기억에 남은 말이 있다. ‘까불면 죽는다’는 말이다. 건방지게 선배에게 주제넘게 대들다가 듣는 경고성 말이다. 그야말로 새까만 후배가 자기 힘이나 자기 분수를 모르고 힘자랑하거나 얄팍한 지식으로 이기려고 덤벼들 때 선배가 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선배가 자비를 베풀어주며 참아주다가 어떤 선을 넘을 때 선배가 경고로 말을 하거나 혹은 한 방 먹이고 봐주는 의미에서 더 이상 선을 넘으면 그때는 아주 뭉개 버리겠다는 뜻에서 마지막으로 주의를 줄 때 ‘까불면 죽는다’고 말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까불다’는 ‘가볍고 방정맞게 행동하다’, ‘건방지거나 주제넘게 굴다’는 뜻이다.    

 사람이 까불 때가 있다. 아시아 복싱 금메달을 딴 선배가 있다. 금메달을 따고 도(道) 차원에서 귀국 환영식을 하는데 시범 경기를 공설운동장에서 열게 됐다. 시범경기 상대는 장래가 촉망된다는 전국 고등학교 챔피언이었다. 그는 덩치, 몸집, 기술이나 빠르기나 조금도 아시아 금메달리스트와 뒤지지 않는다고 장내 사회자가 소개를 했다. 1회전 공이 울렸다. 정말 고등학교 챔피언은 뒤로 도망치지 않고 잽을 날리며 금메달리스트 형에게 덤벼들었다. 1회전은 고등학교 챔피언이 우세했다. 2회전 공이 울렸다. 계속 공격하는 자는 고등학교 챔피언이었다. 그러나 아시아 금메달리스트 형은 이리저리 피하며 가끔 주먹을 날렸다. 몇 번 잽과 훅을 맞았지만 그래도 끄덕하지 않고 고등학교 챔피언은 뒤로 물러서지 않고 달려들었다. “아니, 뭐야. 아시아 금메달리스트가 고등학교 동생에게 지네. 시시하다”고 했더니 동네 선배가 “저렇게 까불다 KO 당한다”고 말했다. 3회전 공이 울리자마자 고등학교 챔피언은 지치지 않고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달려들며 주먹을 휘들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시아금메달리스트 형이 잽을 얼굴에 날리더니 이번에는 어퍼컷을 날렸는데 고등학교 챔피언이 그대로 다운됐다. 그렇게 세 번이나 다운되어 결국 KO로 고등학교 챔피언이 지고 만 것이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순식간에 링 위에서 일어났다. 동네 형 말대로 까불다 KO 됐다. 아무리 패기 넘치는 젊음이나 기술이나 힘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까불면 결국 망한다는 사실을 이 복싱 경기를 통해 쉽게 우리는 알 수 있다. 자기 분수를 모르고 함부로 아무데서나 힘자랑하거나 건방지게 행동하면 죽는다. 까부는 것은 결국 교만과 오만이다.    

 광화문과 청와대 앞에서 이런 까부는 자칭 목사가 나타났다. 전광훈이다. 그는 이미 소속 교단에서 면직된 목사이기에 목사는 사실 아니다. 그는 집회에서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빚어왔는데 이번에는 신성모독으로 판단될 수 있는 발언을 청와대 앞 집회에 했다. “앞으로 10년 동안의 대한민국은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니까요”라고 공언하면서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이런 말을 서슴지 않고 했다. 이는 분명 신성모독이며 십계명 중 3계명인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죄이다. 하나님께 정면으로 도전한 이단사이비를 넘어서 사탄적 표현이다고 교계에서는 비판한다. 분명 기본 상식적 기독교 신앙은 아니다. 어떻게 자신이 믿는 신에게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할 수 있는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이건 과대망상이나 또는 만용의 극치”라고 교계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기총 회장 퇴진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이 한층 거세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를 ‘한국의 차세대 지도자’, ‘대한민국을 구원할 목사’라고 추종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에 충격과 경악, 비애와 절망감이 한꺼번에 엄습해 온다.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까부는 이 자들을 심판하소서. 진짜 하나님께 까불면 죽는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기(잠16:18-1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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