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교회모델]목포에바다농아교회(정휘준 목사), 눈빛과 손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복음
[미래세대 교회모델]목포에바다농아교회(정휘준 목사), 눈빛과 손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복음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12.1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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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을 위한 통역사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성도들의 건강한 신앙과 생활을 위해 여행사와
복지센터 운영해나가는 정휘준 목사
지난 7월 목포 에바다농아교회에서 열린 ‘에바다여행사’ 설립감사예배 참석자들. 교회 제공

 

전남 신안군, 무안군, 영암군의

농아인 위한 교회로 자리매김

수화 설교로 사랑과 복음 전해

통역사 없어 행정적 어려움도

“모든 것은 주님의 은혜입니다”

지난 7월 21일, 목포에바다농아교회(정휘준 목사)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에바다여행사 오픈식 및 설립감사예배가 드려진 것이다. 제주도에서 사역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여행사를 세웠던 정휘준 목사가 목포로 사역지를 옮기며 다시 설립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여행을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정 목사의 진심과 헌신이 당시 참석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에바다여행사는 장애인 전문 여행사로는 국내 처음으로 한국교회의 헌금, 후원금 등으로 운영된다. 장애인들은 저렴한 경비로 여행할 수 있으며 판매 수익금은 장애인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 후원한다.

목포에바다농아교회를 담임한지 10년이 된 정 목사는 고등학생 때 불의의 사고로 2급 청각 장애인이 됐다. 그리고 1986년 순복음신학대학교(현 한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바다농아교회 부교역자 사역을 시작해 김제에바다농아교회, 제주에바다농아교회, 그리고 목포에서 사역 중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순복음총회) 소속 38여개의 교회(교역자50명)로 조직된 농아지방회에서 2009, 2010년 2년 동안 지방회장을 역임하고, 올해도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한국기독교농아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또 전남농아인협회 목포시 지부 수화통역센터 운영위원직을 맡고 있다.

정 목사는 선천적인 장애가 아닌 후천적인 신경성 난청 장애를 입어 청소년기에 방황을 거듭하고 자살까지 생각하는 등 비관적인 태도로 살기도 했다. 그러다 장애인들을 처음 접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상황에 감사하며 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특수교사가 되려던 그에게 나타난 소현미 사모는 그를 서울에바다농아교회로 이끌었고 새로운 목회자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목포에바다농아교회 예배당 앞에 선 정휘준 목사와 소현미 사모. 정성경 기자

그때부터 시작된 정 목사의 특별한 신앙은 1987년도에 결혼하면서 더 깊어졌다. 신혼여행을 오산리금식기도원에 가서 금식하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신혼생활에 하나님이 나의 가정을 주관하셔서 주님의 뜻을 따라 삶을 영위하도록 기도했던 것이 사역의 시발점이 됐다. 매순간마다 목회의 길이 평탄치 않고 힘들지만 그때마다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순종하면서 지금까지 지내왔다”고 고백했다.

특히 정 목사는 성전 건축한 목사로도 유명하다. 김제에서, 제주도에서 성전을 건축하고 목포에서는 교회를 리모델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어떤 능력과 재무를 겸비해서가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건축하게 됐다”며 “제주교회가 건축을 시도할 때 아무 것도 없었지만 나의 힘이 되시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부르시는 하나님,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빌4:13)는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간절한 심정으로 기도할 때 주님은 저희들의 소망을 꺾지 않으시고 건축할 토지를 매입하게 하는 기적을 체험하게 하셨다”고 간증했다.

제주에서 당시 교회를 건축하면서 매주 들어오는 헌금과 7개월 동안의 자신의 사례비도 건축헌금으로 충당했지만 건물이 세워질 무렵 시공자가 잠적하여 공사를 중단하게 됐다. 게다가 공사하면서 밀린 공사대금으로 관계자들의 독촉을 받으면서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다. 정 목사는 “하나님 앞에 간절한 마음을 아뢰면서 그 시공자의 마음이 돌아설 수 있길 눈물로 기도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저희들의 서글픈 마음을 위로해주셨다. 제주기독신문 발행인이자 이사장인 제주순복음교회 표순호 목사님(기하성 여의도총회 증경총회장)께서 교회의 어려움을 알려 제주지역 교회와 독지가들이 십시일반 헌금을 모아 주셨다. 또 매미태풍으로 인해 제주농아교회가 건축 중단된 기사를 보고 사랑의 교회 고 옥한흠 목사님께서 3천만 원의 후원을 기탁해주실 뿐만 아니라 전국 최초로 제주도 우근민 도지사님이 도울 수 있도록 5천만 원이라는 건축금을 지원해주셔서 건축을 재개하고 완공했다”며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회상했다.

벌써 목회한지 33년이 된 정 목사는 사역 비결로 ‘사명감’을 꼽았다. 그는 “일반 목회가 아닌 특수성인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목회를 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사명이 없으면 못한다. 농아교회는 어떠한 정부 지원이 없고 오로지 농아인들의 헌금으로만 교회가 운영되어지다 보니 재정적인 문제로 적잖은 난관이 있다. 담임교역자 사례비가 적고 교회 자체적인 원만한 행사를 실행하기가 어렵다. 슬하에 자녀까지 둔 교역자들은 교회에서 제공하는 최저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하기에 정부가 주는 기초수급자로 전락하여 수급권 생활로 생계유지하는 분들이 수두룩하다”고 했다. ​

목포에바다농아교회 출석 성도들은 80여명으로 전남 신안군, 무안군, 영암군에서도 예배를 드리고자 목포를 찾는다. 이 세 지역에는 농아교회가 없기 때문이다. 전남의 장애인 수는 14만2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7.44%다. 이 가운데 청각‧언어장애인은 1만8000여 명으로 등록 장애인의 12.9%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교회가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통역사가 없어 애로사항이 많다.

정 목사는 김제와 제주에서 사역하면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목포에서는 여러 번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등 농아인을 배려하지 못한 행정절차로 인해 좌절됐다. 정 목사는 “듣지 못하는 농아인이나 장애를 가진 이들을 위해 팩스나 메시지를 통해 필담으로 연락을 해도 될 텐데 그러한 행정적인 서비스가 없는 것이 아쉽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목포에바다농아교회에서는 (사)목포장애인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약자인 농아인들을 돌보고 도움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선교 단체와 복지기관과의 유대 강화 및 정보교환을 제공하고 지역교회와의 장애인 인식을 고취시키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정 목사는 “목포장애인복지센터가 세워진 꽤 되었으나 내가 청각장애인이다 보니 업무 전화를 받을 수 없다. 수화통역인 간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간사 채용을 위해 매달 지급해야 할 월급이 본 교회 재정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재정이 채워져서 복지 기반이 구축되어 원활한 서비스를 시청각장애인과 농아인들이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역 교회가 함께 후원으로 협력하여 일조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정휘준 목사. 정성경 기자

청각장애인인 소현미 사모와 1남2녀를 둔 정 목사는 “내 가정보다 교회를 우선으로 살아왔기에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 앞에는 빵점짜리 남편이자 아버지이지만 자녀들이 성장해 이제는 나를 이해하고 존경하는 남편이자 아버지로 바라봐 줘서 더없이 기쁘고 보상받는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사람들이 교회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다. 교회 건물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교회 성도들 대부분이 50~60대이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바라기는 여행사나 복지센터를 통해 이들에게 영의 양식뿐만 아니라 육의 양식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목포에바다농아교회는 계단식이지만 일반 예배당과 다르게 강대상이 높다. 목청으로, 수화로 설교를 하면서 성도들과 눈을 맞출 수 있기 위함이다. 정 목사는 “일반 목회자들과 달리 온 몸을 사용해 설교를 해야 하기에 2배로 힘들다. 말에 강약이 있듯이 수화도 높낮이가 있다. 그럼에도 수화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사랑을 깨닫고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성도들을 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며 “앞으로 남은 사역도 주님이 부르실 그 날까지 선한 목자로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할 뿐”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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