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 비슷한 두 신문, 다른 두 시선
[뉴스비평] 비슷한 두 신문, 다른 두 시선
  • 안기석 장로
  • 승인 2019.11.2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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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비슷한 신문이라고 하면 두 신문은 펄쩍 뛸 것이다. 한국 언론사에서 두 신문의 창간 시기는 비슷하지만 족적은 뚜렷이 대비될만큼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이하랴. 세상에서는 두 신문에 중앙일보까지 포함해서 ‘조중동’이라는 비슷한 논조의 보수지 프레임 속에서 바라보는 것을. 지난 주(11월12일~15일) 두 신문의 1면 톱기사 제목을 비교해보면 제호를 가릴 경우 어느 신문인지 일반 독자들은 분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11월11일 두 신문의 시선은 달랐다.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이 조문 답례 차원에서 여야 5당 대표들을 청와대 관저 만찬에 초청한 기사였다. 기사 배치와 제목이 달라서 흥미로웠다.

조선일보는 1면 톱기사로 배치하면서 청와대 만찬 모습과 함께 <‘선거법 고성’ 오간 청와대 회동>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얼핏 제목만 보면 청와대에서 정치적인 주제의 회동이 있었는데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심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치적 의제를 가지고 대통령과 야당 대표 사이에 갈등과 충돌이 있었다면 1면 톱기사의 제목감으로 적절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성이 오간 당사자는 두 야당 대표였다. 조문 답례 만찬을 베푼 주인 앞에서 손님들이 싸운 것이었다. 뉴스의 가치로 볼 때 ‘신기성’을 지닌 돌발적인 사건이 발생할만큼 보도할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1면 톱기사의 제목으로 달만한 사안은 아니었다. 일반 독자들의 시선을 끌려는 동기 외에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없다. 이런 제목에서는 주인은 간 데없고 객들만 요란할 뿐이다.

동아일보는 1면 사이드톱기사로 배치하면서 <文대통령, “개헌, 총선공약 내걸어 민의 따르자”>라는 제목을 달았다. 만찬에 초청한 주인이 전면에 등장하고 이를 보도한 동아일보의 의도는 분명하다. 두 야당 대표들간에 고성이 오간 사건은 기사 속에서 실명도 거론하지 않고 잠깐 언급했을 뿐이다. 그야말로 에피소드도 아닌 만찬 분위기를 전달하는 정도였다. 고성이 오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실명을 거론한 조선일보와 차이를 보였다.

두 신문이 ‘청와대 만찬 회동’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어떻게 지면에 배치하는지는 두 신문 제작자들이 판단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이 취임 후 관저에 여야 대표들을 처음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고성’이나 ‘독백’이 아닌 ‘소통’의 모습도 담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안기석
(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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