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슈]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1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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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모자 아사 추정 사건,
북 주민 강제북송 사건으로
불거진 현 정권의 탈북민 정책
국제사회도 사안 심각성 우려

한국으로 탈출한 탈북민들의 인권 문제로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월 31일 서울 관악구 한 임대아파트에서는 바짝 마른 상태의 탈북민 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텅 빈 냉장고엔 고춧가루만 남아있었고 장기연체로 수도도 끊긴 상황이었다. 이들이 남긴 마지막 기록은 5월 13일 은행에서 출금한 3853원이 전부다. 경찰은 현금을 인출한 지 보름 후 모자(母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 맞은편에 故 한성옥, 김동진 모자 추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탈북민 단체는 △모자의 사인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정부와 탈북민 참여 협의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권은주 기자
광화문 세월호 천막 맞은편에 故 한성옥, 김동진 모자 추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탈북민 단체는 △모자의 사인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정부와 탈북민 참여 협의기구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권은주 기자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현 정부의 미온적인 탈북민 정책을 비판하고 관련자 처벌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탈북민과 북한 인권을 대한민국의 민폐로 취급하는 문재인 정부의 인식이 초래한 비극”이라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 인권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국민인 탈북민들을 남북 관계의 짐으로 생각한다. 이미 북한인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돼가지만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은 출범조차 않고 있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도 일반직원으로 채워 형해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통일부 장관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운운하며 북한정권의 눈치나 보며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동안, 먼저 온 통일로 우리에게 찾아 온 탈북민에게 제대로 된 복지 지원은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탈북민 관련 업무를 움켜 쥔 결과”라며 “통일부가 탈북민 업무를 소관부서로 갖고 있는 건 위선이고, 이번 참사를 계기로 통일부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더불어 현 정부가 관련 부처와 상의 없이 귀순의사를 밝힌 북 선원 두 명을 강제 북송한 사실이 밝혀지며 국내외로 논란이 뜨겁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 발언에서 “북 주민들이 죽더라도 돌아가겠다고 했다”고 증언했지만 통일부 당국자가 “북 주민들이 자필로 귀순의향서를 작성했다”고 밝혔고 군 당국도 “북 주민들이 해군의 퇴거 작전에 저항하며 일관되게 남쪽으로 향했다”고 보고하면서 김 장관 발언에 대해 거짓 논란이 일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탈북 대학생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강제 북송당한 두 명의 청년들의 신변을 확보해 달라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지금 무죄추정의 원칙과 영토조항을 비롯한 헌정질서의 붕괴 현장을 목격하고 있다”며 또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 원수가 적국 수장의 비위를 맞추느라 자국민을 총포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은 비극을 여기 있는 우리와 온 국민이 목격했다”고 비탄해 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북한은 범죄인 인도에 관한 어떤 조약도 체결된 바 없다. 이점 또한 국가가 악의적 판단으로 자국민을 죽음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은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제는 북한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탈북민의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죽어도 좋으니 강제 북송당한 두 명의 청년의 신변의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14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도 성명을 통해 탈북 선원의 비인도적 강제 북송을 강력 규탄했다. 한교연은 “그들이 흉악범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헌법상 엄연한 우리 국민이며, 제 발로 우리 영토에 들어온 북한주민을 경찰특공대가 포박해 눈을 가린 채 북한 군인에게 인계한 행위가 정당했다고 어느 누가 인정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중대한 위법 행위일 뿐 아니라 스스로 사법주권을 포기한 비인도적 행위로 지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국제사회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좌관은 이달 말 방한해 강제북송한 정부의 조치를 조사할 예정이다. 유엔의 인권 업무를 총괄하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두 사람이 송환 뒤 고문과 처형을 당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을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성명에서 “이번 사건을 국제 인권 규범 위반으로 규정한다”며 “한국 당국은 국제법상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탈북민 사역을 하고 있는 조요셉 목사(선교통일한국협의회 상임대표)는 “이번 북 주민 강제북송 사건을 두고 탈북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앞으로 탈북해도 북한에서 범죄자라고 하면 다 돌려보낼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며 “돌려보내면 북한 정권은 좋아하겠지만 탈북민들에게는 나쁜 선례가 되는 것이다. 이는 명백한 인권 유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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