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도대체 우리와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요?”
“그것이 도대체 우리와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요?”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11.20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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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가을포럼
Post-시대 속 한국 기독교의 방향
‘연관성 위기’에 대한 기독교적 고찰
김용찬 교수는 연관성의 위기를 겪는 시대에 한국교회가 "디지털 미디어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정성경 기자

미디어, 도시, 교회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연관성 위기’에 대한 기독교적으로 고찰하는 포럼이 열렸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14일 이제홀에서 ‘Post-시대 속 한국 기독교의 방향’에 대한 가을포럼을 개최했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용찬 교수는 ‘연관성의 위기(relevance crisis):미디어, 도시, 교회’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시대와 사회 문제에 있어 교회의 연관성에 대해 고찰했다.

연관성의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지역화 된 정보통신기술(localized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을 연구한 김 교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것이 도대체 우리와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이요?”라는 질문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연관성과 중요성(significance)을 같은 것으로 보지만 이 둘이 종종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김 교수는 그것을 ’연관성의 위기‘라고 부르며 “정체성, 여기, 지금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주제, 이슈, 사람, 사물들은 소홀히 여기면서 오히려 밀접하게 관련되지 않은 것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사회가 갖는 문제의 본질 중 하나가 ‘연관성의 위기’로 볼 때 ‘그것이 도대체 우리와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요?’는 현대 사회의 문제 본질을 꿰뚫는 질문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연관성의 위기는 특히 산업화, 도시화, 근대화와 더불어 가속화되었는데, 전통적 공동체에서 근대적 사회로 이주하면서 경험한 것 중 하나”라며 “예를 들면 20세기 초 전제주의 사회는 무엇이 나와 연관된 것이고, 무엇이 내게 중요한지 위에서 결정해서 아래로 강요했다. 자본주의 사회 역시 기업과 대중매체가 나에게 중요한 것을 결정하는 사회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했다.

19세기 말에 대중신문에서 출발해 20세기 라디오, 영화, TV를 통해 무엇이 개인에게 연관된 것인지, 무엇이 중요한지 대신 결정해주는 역할을 했다. ‘나를 위해’ 결정해준 것을 따라야 하는 상황을 ‘개인 일상의 식민지화’라고도 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는 대중매체 시대에 이미 어긋난 연관성과 중요성의 간극을 더 확장시킬 가능성과 그 둘 사이의 관계를 창조적 방식으로 다시 엮을 가능성을 모든 갖는다”고 봤다.

‘연관성의 위기’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나의 정체성, 지금, 여기와 관련된다. 20세기 초 전화가 등장했을 때 학자들과 언론매체는 연관성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사회관계의 합리화’가 가능해졌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로 2000년 이후, 인터넷 이용자들이 더 활발히 오프라인 지역 참여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그러면 앞으로 상황은 어떨까? 비관적 전망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의 기술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관계적 합리성’으로 엮인 도시는 공동체의 존속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기술들이 현대 사회의 ‘땅 끝’이라 할 수 있는 옆집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김 교수는 “결국 문제는 우리가 디지털 미디어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며 연관성의 위기 속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포항맘놀이터’를 예를 들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발생 이후 정부나 중앙미디어들의 무관심 속에서 지진 원인을 둘러싼 문제, 이재민에 대한 처우문제, 보상 문제, 계속되는 여진 등의 이슈들을 스스로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지진 당시 6만 명의 회원수가 2019년 현재 8만 명이 되었으며, 현재 포항시 인구수가 50만 명이다. ‘포항맘놀이터’는 현재 포항 지진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가장 빨리, 가장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되었다.

김 교수는 “우리는 ‘교회는 이 시대와 이 사회의 문제에 대해 얼마만큼의 연관성을 유지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필요하다”며 “연관성을 너무 강조하면 세속화라는 이름으로,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은 이원론의 이름으로 경계해왔지만 이제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연관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창의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고 △왜곡된 연관성의 위기나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갖고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박진규 교수가 논찬했다. 박 교수는 “연관성 위기의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성서의 이야기를 여기,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번역’해야 하며, 교회가 연관성 미디어로 기능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할 능력을 갖출 것, 연관성 위기에 대한 저항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한다”며 이를 ‘크리스천 리터러시(Christian Media Literacy)’라고 정리했다. 그는 "기독교의 가치와 이념을 통해 기독교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이를 '지금', '여기'의 문제에 적용하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신학적 재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결대학교에서 대중문화를 강의하는 이민형 박사는 논찬에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의 저자인 제임스 스미스의 급진정통주의(Radical Orthodoxy)를 소개했다. 인간을 ‘욕망하는 주체’로 정의한 스미스는 기독교 세계관은 인간이 하나님을 욕망하는데서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이를 드러내는 것이 ‘예배’라고 봤다. 이 박사는 “무엇이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시점과 장소를 규정 하는가 봤을 때 그것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기독교인의 기준이 하나님을 향한 욕망이 아닌 개인의 이기심이나 분노일 때 그것이 곧 ‘연관성의 위기’다. 기독교인으로서 연관성을 관리하는 실천적 습관으로 ‘예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예배를 통해 자신의 욕망의 대상을 경배함으로 그 안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며 "예배야말로 기독교들의 연관성을 확립하게 하는 미디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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