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용산구 후암로에 있는 문화 까페 길에서, 길가는 밴드가 주최한 쌀의 노래 평화콘서트가 열렸다. 길가는 밴드가 ‘걱정 말아요 그대’로 콘서트 문을 열었고, 그 이후 초대가수로 김이슬기가 무대에 올랐다. 가수들의 노래가 끝난 후 본격적으로 북한이탈주민 강룡이 무대에 올라 평창 올림픽 이슈와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해 공개강연을 시작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스무 명 남짓의 참석자들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함께 노래했다.
남한에 온 지 10년째인 북한이탈주민 강룡은 북한에서 김형직 사범대학을 중퇴하고 남한으로 왔다. 그가 북한에서 대학을 다닐 때 부모님과 여동생은 아사했다. 그는 처음 남한에 와서 교수의 꿈을 꾸고 학업을 이어가다가, 법조인의 사명을 발견하여 로스쿨 졸업 후 현재 변호사 시험을 준비 중이다.
강룡은 북한이탈주민의 사명이 북한을 다녀올 수 없는 남한국민에게 북한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한이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데, 북한이탈주민은 남한국민보다 자살을 3배 더 많이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학부시절 ‘뉴코리아 네트워크’라는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연합단체를 조직했다. 그가 학부에 다닐 때에는 활발하게 ‘뉴코리아 네트워크’가 활동했으나, 현재는 설과 추석 그리고 성탄절과 같은 명절에 주로 모인다고 했다. 명절에 북향민이 일부러 모이는 이유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들이 혼자 있으면 명절에 자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강룡은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사회에 잘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남한에서 그들이 잘 연합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북한이탈주민의 대다수는 북에서 돈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면, 거의 자신의 전재산을 북에 송금해주고 있는 형국이다. 모아둔 돈이 많지 않은 북한이탈주민이 북의 가족까지 부양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감당하기 버겁다.
그리고 그는 남한 정부가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며 북한이탈주민을 사분오열 찢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수가 몸을 던져서 무너진 담을 허물었는데, 왜 우리는 몸을 던져서 담을 세우느냐”고 반문했다. 그의 강의를 들으며 참석자들은 북한이탈주민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할 수 있었다.
쌀의 노래 콘서트는 ‘모든 사람의 입에 곡식을 공평하게 넣어주는 것이 평화’라는 주제로 한 달에 한번 문화 까페 길에서 열린다. 길가는 밴드의 리더 장현호는 “평화를 함께 노래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라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남북평화에 대한 소망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올해에 쌀의 노래 콘서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앞으로의 모임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