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와인
한국의 와인
  • 최정욱 소장
  • 승인 2019.11.18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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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와인이 생산되는가?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네, 한국전역에서 품질좋은 와인이 많이 생산됩니다. 다만 이 대답은 두 가지 정도의 전제를 가지고 시작해야 합니다.

우선 보편적으로 얘기하는 와인이란? 용어에 대해, 한국은 독특한 기후, 역사적 환경으로 인해 따로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성서에서 언급되는, 또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와인이란 ‘포도로 만든’ 와인을 이야기합니다. 유럽연합에서는 ‘포도 혹은 포도즙, 건포도를 발효시킨 것’ 이라고 와인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성서의 무대가 되는 근동지방 및 오랜시간 와인을 만들어온 유럽은 기후와 토질, 깨끗한 물의 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찍부터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식수의 용도로도 사용해 왔습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포도는, 다른 과실에 비해 많은 강수를 요하지도 않고, 충분한 일조량으로 알콜발효가 충분할 만큼의 당분이 확보되었기 때문입니다. 과일 속에 저장된 당분이 발효를 통해 알콜로 변화되기 때문에, 충분한 당분 함유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과일의 첫 번째 조건입니다.

다른 과일로는 와인을 만들 수 없을까요? 위에 언급한대로 충분한 당도가 있는 과일은 발효시켜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당도와 산도 및 수분이 병행해서 과실안에 있어야 합니다만 전문적인 설명은 생략합니다) 근동지방과 유럽에는 포도외 다른 과실이 잘 자라기는 어려운 기후입니다. 강수가 적고, 일조량이 많은 곳에서는 당도는 높지만 산도가 약하거나 수분이 너무 적어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과일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식수 확보가 어려운 근동과 유럽에서는 다른 과실을 고려할 수 없이 ‘포도로만’ 상하지 않는 음료인 와인을 만들어 식수의 역할을 확보해 왔습니다.

출처 수도산와이너리
출처 수도산와이너리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깨끗한 물이 풍부하고, 전국 전역에서 맛좋고 향기좋은 과일이 생산되어 왔습니다. 포도(머루)를 위시해 사과, 배, 감, 다래, 오미자, 오디, 복숭아, 자두, 살구, 딸기, 귤 등 특정한 지역의 특정한 기후에서 뿐 아니라, 전국이 과일생산지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과즙이 풍부하며 달고 맛있는 (당도와 산도가 충분한) 과일이 많아, 거의 모든 과일로 와인을 만들 수 있을 만큼 한국은 좋은 과일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과일로 과실주(담금주가 아닌 발효를 거친 와인)를 만들어 왔습니다. 한국에서의 와인이란, 반드시 포도로만 만든 발효음료를 얘기하지 않습니다. 근동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국에는 생과를 으깨서 발효를 할 수 있는 과일이 매우 많아 ‘한국와인’이라는 독특한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와인은 ‘한국 땅에서 생산된 과일(열매)를 발효해 만든 알콜음료’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용어는 제가 (사)한국와인생산협회의 동의를 받아 한국와인의 정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전제는, 흔히 인식하고 있는 담금주로서 포도주와 발효음료로서의 와인의 구분입니다. 한국에서 포도주와 와인이라는 용어는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이 두 음료는 엄밀히 구분되는 용어입니다. 소주 등의 주정(알콜)에 포도를 담구어 침출시킨 ‘포도주’는 예로부터 가정에서 담금주로 많이 만들어 먹고 있지만 포도를 파쇄, 발효하여 만드는 ‘와인’과는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도는 몸이 찢기어 죽은 후에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 와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나는 포도나무, 아버지는 농부, 너희는 가지’(요한 15)라고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고려하여, 담금주로 포도를 침출해 만든 그냥 ‘포도주’ 대신 발효되어 완전히 새롭게 된 ‘와인’을 성찬에 사용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출처 수도산와이너리
출처 수도산와이너리

근래 여러 교회에서는 수확기의 포도를 수매해 성도들이 와인을 담그시고, 적절히 숙성된 와인을 성찬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포도를 수확하면서 자신을 포도나무에 비유한 예수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몸을 찢어 부활하신 예수를 기억하고 기념하며 성도들이 함께 만든 와인을 성찬주로 사용하는 것은 커뮤니티로서 교회에도 좋은 교육과 체험이 될 것입니다.

금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낙과가 많아 많은 과수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 선물용 생과로 판매하고자 과일을 재배하는 과수농가의 어려움을 한국의 와인생산자들이 조금이나마 도우며,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낙과되거나 모양이 못난 과일이라도 와인으로 만드는데는 지장이 없어, 생과로 판매되지 못하는 과일들을 수매해 좋은 와인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포도, 한국의 과일을 사용해 만든 와인을 교회에서 사용하는 것은,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같이 하는 것에 더해, 더 폭넓은 의미가 될 것입니다. 천천히 숙성되어 향기가 진해지는 와인처럼, 성도의 삶에도 숙성된 향이 가득하기를 이 저무는 늦가을에 바래봅니다.

 

최정욱 소장광명시청 주무관, 광명동굴 와인연구소장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교회사 전공
최정욱 소장광명시청 주무관, 광명동굴 와인연구소장연세대학교,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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