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거리와 미투운동
권력거리와 미투운동
  • 이선이 교수
  • 승인 2018.03.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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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N. 로렌츠는 나비의 단순한 날갯짓이 날씨를 변화시킨다는 나비효과 이론을 발표하였다. 즉 작고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온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각계에서 번지고 있는 미투운동(#Me Too)이 나비효과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극계, 문학계, 교육계, 정치계, 종교계, 예술계 등 각 방면에서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들의 성추행 및 성폭력의 사례가 고발되고 있다. 아직도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사례들을 감안한다면 피해자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묻혀만 있던 이런 일들이 지지자들로 인해 피해자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남존여비와 위계질서를 중요시 하는 유교 문화는 약자인 여성의 신음과 고통의 소리에 주목하지 않았다. 길트 홉스테데의 문화차원이론 가운데 ‘권력거리지수’(power distance index; PDI)라는 용어가 있다. 권력거리 지수란 한 나라의 제도와 조직의 힘없는 구성원들이 권력의 불평등한 분포를 예측하고 수용하는 정도를 말한다. 그러므로 권력거리가 높은 문화에서는 지도자와 추종자들 모두 더 많은 권위와 존경 및 지위와 상징들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도자의 일방적인 결정이 저항 없이 복종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피지배자는 정치인에게 도전을 하지 않고, 학생들은 교사에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며, 자녀들은 부모를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권력거리 지수가 높은 문화에서 지도자들은 그들만의 특권을 누린다. 지도자들이 특권의식을 갖게 되면 추종자들을 동등한 인간으로서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그 중의 한 현상으로서 지도자를 둘러싼 암묵적인 동의하에 성폭력 또는 성추행이 일어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폭로된 사건들 이면에는 권력거리 지수가 높은 집단 또는 사회 속에서 벌어진 것들이다. 그들은 그 세계의 왕이었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권력거리지수가 높은 사회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법적인 힘이 주어지는 권력자는 타락하기 쉽다.

권력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남용하는 사례들은 성경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성경에는 다윗이 권력의 정점에 있을 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불러들여 그녀를 범하였다. 심지어 그의 부하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다. 세겜 땅에서 권력자 히위 족속 하몰의 아들 세겜 추장은 야곱의 딸 디나를 성폭행하였다. 그리고 다윗가의 왕자 암논이 이복 누이 다말을 속여 그녀를 자기 방에 오게 하여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그들은 그 세계에서 높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이들의 악한 행위는 또 다른 악한 행위를 낳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에 권력거리가 낮은 문화에서는 권력은 팀 구성원이나 소위원회에 이양된다. 이러한 문화에서는 고용인은 피고용인에게 제안하도록 격려하며 교사들은 학생들의 도전적인 질문을 받아들이길 좋아한다. 그러므로 낮은 권력 거리 문화의 리더들은 특권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낮은 권력거리의 문화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며 아랫사람에게 예의와 인격적 존중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권력거리가 높은 나라였으나 이제는 약간의 변화가 오는 듯하다.

하나님과 인간과의 권력거리는 어떠한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권력거리 너무나 멀고도 먼 거리였다. 그러나 그 간격을 없애신 분은 바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다. 미투운동의 긍정적인 부분을 수용하여 약자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 사회로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해자 또한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서로 섬기며 아름다운 사회가 되어가는 변화를 원하신다.

 

이선이 교수

필리핀 아태장신대 선교학

서울대 졸

장신대 M. Div

미국 FCTS D.Min

장신대 선교신학 Th.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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