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자유를 위한 행사 이어져
통일 염원하는 재독한인 행사도 열려
지난 9일은 독일의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이날 독일 및 세계 시민들은 분단과 이념 갈등의 현실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이뤄낸 독일의 업적을 기억하며 다양한 기념식과 평화행사를 진행했다.
동, 서독이 공식적인 단일국가로 통일한 날은 1990년 10월 3일이지만 많은 이들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한다. 이처럼 베를린 장벽 붕괴는 세계 시민들에게 냉전 종식과 평화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에 지난 9일 베를린에선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평화를 기념하는 200개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진행됐다.
외신에 따르면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9일 베를린 장벽 기념관 내 교회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가해 "베를린 장벽 붕괴는 자유를 제한하는 벽이 아무리 높고 두껍더라도 결국 돌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날 독일 나치당원들이 전국의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기억하며 "우리는 1938년 11월 9~10일 밤 독일이 유대인에게 저지른 범죄를 기억해야 한다. 우린 어떤 변명도 하지 말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반성했다.
한편 1982년 평화기도회를 시작해 1989년 7만 명이 넘는 동독 성도들의 비폭력 평화기도를 이끌어 냈던 독일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는 매년 이 시기에 80년대 평화기도회를 기억하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 니콜라이 교회 올해도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맞아 3일 교회 앞 광장에서 열린 평화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수백여 명의 성도들이 촛불을 들고 참여해 평화를 위한 기독교 정신을 되새겼다. 특히 참여자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되새기며 난민, 실업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존엄을 위한 기도를 이어나갔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재독한인들의 행사들도 진행됐다.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정선경 대표)는 지난달 30일 저녁 베를린 카이저빌헬름기념교회에서 '한반도 평화 음악회'를 개최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인 유학생과 음악인 60여 명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음악회에서 연주했다. 독일 라이프치히 한인회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베를린지회도 9일 저녁 한국과 독일 등 8개국 출신 90여 명의 음악가들과 함께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에서 독일 통일 성지인 한반도 통일기원 음악회 ‘제7회 통일희망 음악회’를 열었다. 이들 음악회에는 한인뿐 아니라 다양한 외국인들도 참여해 함께 한국의 평화와 통일 염원했다.